드레스 코드(dress code)는 모임의 목적이나 만나는 사람에 따라 사회생활에 갖춰야할 옷차림새를 말한다. 무더운 여름이 다가오면 골프장을 찾는 골퍼들의 복장은 천차만별이다. 최근 여주의 한 골프장에서 등록을 하려고 카운터로 가는 길목에서 청바지에 맨발에 샌들을 신고 나타난 골퍼를 보고 놀랐다. 골프는 신사의 운동이자 매너의 스포츠인데 이런 공공장소에 샌들을 끌고 다니는 골퍼는 분명 조폭 수준이 아닌가 싶다. 덥다고 골프 셔츠를 겉으로 빼놓고 페어웨이를 활보하는 골퍼, 양복 바지를 걷어 올리고 털이 숭숭 난 다리를 내보이면서 라운드를 하는 골퍼, 노동자처럼 수건을 허리에 차고 퍼트를 하는 골퍼, 낚시 모자 뒤에 면으로 만든 수건을 쓰고 오는 골퍼, 트레이닝복을 입고 라운드하는 골퍼, 얼굴이 탄다고 오징어 마스크를 하고 라운드 하는 여성 골퍼, 땀을 식힌다고 카트가 달릴 때 셔츠를 위로 올려 배꼽을 내놓는 골퍼 등 꼴불견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특히 젊은 여성 골퍼들의 복장을 보면 민망할 정도의 초미니 스커트나 핫팬츠에 민소매 셔츠도 있다. 골프를 마치고 목욕탕에 들어가면 덥다고 찬물에 풍덩 하고 들어가는 바람에 찬물이 옆 사람에까지 튀는 경우를 종종 본다. 또한 수영장에서처럼 찬물에서 발장구를 치는 골퍼들도 있다. 골프장은 이런 매너 없는 행위를 사전에 공지해 없애야 함에도 불구하고 수수방관하고 있다. 그러니 일부 명문 골프장에서도 매너 없는 골퍼와 관리자 사이에 마찰이 일어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일본 고베의 히로노 골프장은 세계 100대 골프장에 들어가는 명문 프라이빗 골프장이다. 필자는 10년 전 이 골프장에서 한 여름인 7월에 라운드를 한 적이 있다. 이 골프장을 출입할 때는 아무리 더운 여름이라도 재킷은 반드시 입어야 한다. 골퍼로서의 복장을 갖추지 않으면 라운드를 허용하지 않는다. 반바지를 입으면 반드시 무릎까지 오는 스타킹을 신어야 한다. 에티켓 위원이 골퍼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고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이나 매너 없는 복장을 적발하면 경고장을 보낸다고 한다. 이런 연유인지 어느 골퍼를 보아도 복장의 흐트러짐이 없었다. 더운 여름에 서로 짜증나는 일들이 많기 때문에 상호 매너와 에티켓을 지키는 것은 골퍼의 기본 의무이자 소양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골프는 신사 스포츠이므로 아무리 무더운 여름이라고 할지라도 신사 또는 숙녀다운 복장을 하고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은 자제하는 것이 필요하다. - 김맹녕 골프전문기자 겸 골프라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