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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 등에 대한 강제귀국연기…아직 ‘국내 늙은이 위한 올림픽’ 하는 나라?

런던 시장의 “올림픽 인기는 올림픽 때뿐”이라는 인식을 우리는 왜 못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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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85-286호 최영태⁄ 2012.08.11 17:09:29

지난 1년간 해외에서 훈련만 하며 지내 한시라도 빨리 귀국하고 싶다는 박태환 선수를, 그가 8월7일자 비행기 표까지 끊어놨다는데도 불구하고, ‘집단적 올림픽 개선’을 위해 대한체육회가 만류하고 있다는 보도들이 6일 나왔다. 이런 보도들을 보면서 “정녕 한국 지도층의 뇌는 70년대를 벗어나지 못하는구나”라는 생각이 절실했다. 인터넷 포털 다음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귀국은 선수들의 자유, 어불성설’이란 항목에 응답자의 62%가 동의해, 체육회의 ‘낡은 사고방식’을 질타하고 있다. “올림픽 인기는 올림픽 때뿐”이라는 런던 시장의 말도 못 들었나 올림픽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리고 있는 만큼 박태환 등 주요 선수들을 모두 한날한시에 인천공항에 입국시키면서 멋진 장면을 연출시키고 싶어하는 심리는 알만하다. 이런 멋진 장면은 '잠시' 집권 여당에 대한 지지율을 높이고, 각 선수단체를 책임지고 있는 재벌총수들의 인기를 높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그런 약발이 도대체 얼마나 오래 갈까. 어차피 일회성 행사인 올림픽의 성과를 그렇게 자랑한다고 해서, 한국 사회에 팽배한 경제민주화-재벌개혁 요구에서 푹 바람이 빠져나갈 것도 아니요, 최저 수준을 달린다는 현 정권에 대한 지지율이 계속 오른 상태를 쭉 유지하지도 못 하리라는 게 더 정확한 판단 아닐까. ‘국위선양 또는 독재자를 위한 올림픽’을 한국은 아직도 하고 있나 올림픽과 정치처럼 밀접한 연관을 가진 행사도 드물다.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면 해당 시점에서의 집권당 인기가 올라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현상은 그저 반짝 인기일 따름이다. 8월12일 런던 올림픽 폐막 이후에도, 그리고 그 뒤 바로 이어질 서울 시내에서의 개선 행진의 열기가 앞으로도 넉 달 이상 지속되리라고 기대한다면 그건 참 허망한 기대가 아닐 수 없다. 올림픽과 정치의 관계에 대해서는 현직 런던 시장인 보리스 존슨(보수당 소속)의 발언에 귀를 기울일만하다. 영국 팀의 선전으로 존슨 시장에 대한 지지율이 치솟자 존슨은 “올림픽에서의 선전에 따른 내 인기는 게임이 끝나면 곧 잊힐 것”이라고 말했다고 영국의 가디언 지가 보도했다. 이 신문의 재키 애쉴리 기자는 8월 5일자 칼럼에서 ‘올림픽의 정치적 교훈’을 논하면서, “국내의 늙은이들(독재자들)을 보기 좋게 장식하기 위해 올림픽에서 메달 따기에 혈안이 된 나라가 있는가 하면, 참가자 개인과 코칭스태프의 집단적 노력을 칭찬하는 민주국가들(서구 선진국들)이 있다”고 구분했다. 도대체 한국은 어느 쪽에 속한 나라인가. 우리는 아직도 국내의 늙은이들을 위해 메달 따기에 혈안이 된 나라인가, 아니면 선수 개개인의 협동적 노력을 더 칭찬하는 민주 국가인가? 집단 카퍼레이드 한다고 경제민주화 요구 사그라질까 세계적 경제위기 상황에서 런던 올림픽이 재정적으로도 좋은 성적을 올린다면 존슨 시장의 정치적 행로에 큰 도움이 될 만하다. 그러나 메달 숫자와 그의 정치적 인기는 그의 말 그대로 아무런 연관도 없다는 게 상식이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선수단이 최고의 성적을 올린다고 해도 그게 바로 재벌 회장님들 또는 집권여당에 확고한 플러스 요인으로 계속 작용하지는 않을 것 같다. 현재 한국의 경제 상황은 심히 우려스러운 측면이 많다. 각 체육회를 맡고 있는 재벌 회장님들이 아무리 금메달을 묶음으로 가져온다 한들, 12월 대선 국면에서 경제가 여전히 어려우면 재벌개혁-경제민주화에 대한 요구는 여전히 사그라지지 않을 것이며, 이명박 정권의 비리가 계속 드러나는 한 ‘올림픽의 환희’는 아득히 머나먼 추억으로 12월 19일 투표장에서 기억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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