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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힐스의 100대 코스 진입비결을 찾아

이정윤 본부장 “좋은 뼈대·설계에 쉼없는 개선의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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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93호 김맹녕⁄ 2012.09.25 17:23:43

미국의 ‘골프 다이제스트’는 지난 4월 미국을 제외한 세계 100대 코스(100 Best Courses outside the United States)를 발표하면서 충남 천안의 ‘우정힐스’ 골프장을 세계 203개국 1만 1426개 코스 중 81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한국에서는 이밖에 제주 나인 브릿지가 33위, 안양 베네스트가 99위에 각각 올랐다. 미국을 제외한 세계 100대 코스를 가진 20개 국가를 숫자별로 보면 영국이 33개, 호주 13, 캐나다 12, 일본 6, 아일랜드 6, 프랑스 4, 멕시코 4, 뉴질랜드 4 , 한국 3 등이다. 한국의 순위는 9위, 아시아 7개국 중에선 2위다. 이어 중국이 2개, 인도네시아, 괌, 태국, 아랍에미레이트가 각각 1개씩이다. 아시아 최고 골프장은 일본 고베의 히로노 골프 클럽이 차지했다. 우정힐스 CC가 미국 외 100대 코스에 진입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어 골프업계는 물론 학계, 일반인까지 그 비결을 궁금해 하고 있다. 한국 골프장의 오너나 경영자는 한국에서 발표되는 국내 10대 코스에 진입하는 것을 대개 목표로 하는데, 세계적인 골프장 반열에 오른다는 것은 꿈이자 영광일 수밖에 없다. 멋진 자연에 어떻게 투자했느냐가 심사기준 14개 평가요소를 기본으로 평가자 609명이 엄격한 잣대로 선정하는 미국 외 100대 코스의 발표 당일에는 희비가 엇갈린다. 순위가 바뀌고, 탈락되거나 새롭게 진입하기 때문이다. 100대 코스 안에 들어가는 비결을 보면 ‘멋진 자연을 배경으로 얼마나 자본 투자를 해 계속적으로 잘 개선 관리해 나가느냐’가 관건임을 알 수 있다. 한국의 골프장은 435곳으로 세계 여러 나라에 비해 열세임에도 불구하고 3개 코스가 100위 안에 들어간 것은 믿기지 않는 일이기도 하다.

그 비결을 이정윤 본부장 겸 전무에게 물어봤다. 이 본부장은 1985년 코오롱에 입사해 1995년부터 우정 힐스에서 18년째 일해온 한국의 토너먼트 코스 세팅 1인자 겸 코스 관리 전문가다. 그뿐 아니라 다재다능형 멀티 리더이기도 하다. 생활체육지도자 2급 자격증에 코스관리전문가(그린키퍼)이고 1종 대형 면허소지자로서 IMF시절에는 버스를 직접 운전해 인건비를 절약하기도 하였다. 현재 대한골프협회 선수강화위원을 11년째 맡고 있다. 출근시간은 있어도 정해진 퇴근시간이 없고 부지런하기로 유명하다. 태풍이나 장마 때 같은 비상 시기에는 직원들과 밤샘을 함께 한다는 귀띔이다. 직원들을 가족처럼 여기며 언제나 겸손하고 사교적인 데다 아이디어 창출자이며 글로벌 마케팅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다음은 이 본부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우정 힐스 골프장을 소개해 주시지요. “우정힐스는 코오롱 이동찬 명예회장의 ‘웨스턴 스타일의 명문 코스를 만들겠다’는 집념에 의해 1993년 5월 오픈한 코스로서, 세계적인 골프설계가 페리 오 다이(Perry O. Dye)가 설계했다. 나지막한 구릉지대에 위치한 클럽하우스와 주위 조경은 동양의 미를, 코스는 서양의 터프한 면을 조화시켜 심미성을 갖췄다. 2003년부터 내셔널 타이틀인 한국오픈을 개최하고 있는 국가대표 토너먼트 홈 코스이기도 하다. 18홀 파72 코스로서 총면적 32만 평에 총거리는 7225야드여서 국내 최초의 웨스턴 스타일의 골프장이라고 할 수 있다. 단 한국오픈 때는 비교적 수월한 11번 파5홀을 파4로 운영해 파71 코스가 된다. 코스 내 페어웨이의 마운드와 능선의 지평선을 조화시켜 한국적인 중첩 조경미를 강조하고, 12개의 연못이 16개의 홀에 접해 있어 수려함을 자랑한다. 또한 각 홀의 마운드, 해저드, 시야 모두가 다르도록 설계돼 있어 난이도가 있지만 지루하지 않은 웨스턴 스타일의 코스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2003년 제25회 퀸시리카트컵 아시아 여자골프팀 선수권을 개최하였고 매년 골프다이제스트와 서울경제 골프매거진이 선정한 10대 코스에 언제나 그 이름을 올리는 명문 멤버 골프장이다. 많은 골프장 관계자가 우정힐스를 찾아와 코스세팅과 대회 운영 노하우를 벤치마킹하고 있다.”

- 미국 외 세계 100대 코스에 최초로 진입한 배경은 무엇이지요? “이동찬 명예회장님의 ‘골프장은 뼈대가 좋아야 한다’는 골프지론이 이번 영광을 가져왔다고 본다. 좋은 뼈대를 갖게 해준 명예회장님, 좋은 설계를 해준 페리 오 다이, 그리고 좋은 뼈대를 기본으로 새 골프 환경으로 변화를 주도해온 이웅열 회장님의 지도력 덕분이라고 본다. 국내 최초로 아일랜드 그린 도입, 스코틀랜드 스타일의 벙커 시도, 꽃잔디 및 억새풀 시식 등으로 한국적이면서도 웨스턴 스타일의 골프장으로 도약과 시도를 주도해왔다. 또한 ‘명문은 만들어 가는 것이지,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라는 골프 명언을 가슴에 새기고 전 임직원들이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라고 본다. 여기에 더해 우정힐스가 100대 코스로 진입한 데는 미국 LPGA, PGA를 비롯한 일본, 유럽 지역에서 활동하는 우리나라 선수들의 뛰어난 성적으로 한국 골프의 위상이 올라 간 것도 있다고 본다.”

-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난이도로 코스가 업그레이드됐다고 하는데? “매년 한국오픈이 끝나고 나면 그 해 나온 선수들의 스코어를 근거로 어느 홀이 약점이고 핸디캡이 높은지를 분석해 기존에 갖고 있던 골프 설계 콘셉트를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편의와 도전정신을 살린 모습으로 코스를 바꾸어 나갔다. 세계적인 토너먼트 대회로 변신한 한국오픈을 위해 매해 4월부터 대회가 열리는 10월까지 6개월 동안 한국오픈을 위해 코스를 관리하고 변신시킨다. 골프클럽 기술의 발달과 선수들의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스윙으로 인해 선수들의 기량이 향상되어 비거리가 매년 늘어나는 것을 감안하지 않으면 쉽게 좋은 스코어를 내준다. 이런 점을 감안해 난이도를 가중시킨다. 잘 친 샷에 대해서는 보상을, 미스 힛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징벌을 가해야 한다는 스코틀랜드의 골프 변별력 정신을 지키기 위해 페어웨이 폭을 좁히고, 러프는 점점 무성하게 하고, 그린 주위의 벙커는 턱을 높이는 작업을 꾸준히 해왔다. 그린의 스피드도 대회 때 10~12피트 정도로 유지하는데 14피트까지 끌어 올릴 예정이다. 또한 금년부터 20년 된 잔디를 팬크로스에서 사와이 2로 바꾸고 있다. 수많은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면서 명성과 신뢰성을 얻었다. 마스터즈의 무대인 오거스타 내셔널도 위와 같은 방식으로 매년 난이도를 가미해 세계적인 대회로서 그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 우정힐스의 관리 목표와 철학은 무엇인지요. “우정힐스는 회원제 골프장인 만큼 철저하게 멤버 위주로 운영한다. 골프장은 멤버를 존경하고 멤버는 골프장에 애정을 가져야만 동반 성장을 기할 수 있다. 클럽 운영에 대한 전반적인 의사결정을 위해 매월 운영위원회를 개최한다. 국내 최초로 캐디 선택제, 경로자 요금우대, 장애인 및 경로자 내장 시 전통카 페어웨이 진입을 허용하고 있다. 동계 기간 중 휴장기간을 이용해 직원들에게 철저한 교육을 시킨다. 특히 요리사들을 일본, 싱가포르, 태국 등으로 요리 연수를 보내 다음해 음식 트렌드와 메뉴를 결정한다.” “골프코스이자 미술관” 우정힐스 클럽하우스와 페어웨이

클럽하우스 건물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두 마리의 붉은 개 조각 작품이 골퍼들을 환영한다. 클럽하우스로 발을 들여놓으면 이곳을 처음 방문하는 골퍼들은 눈이 휘둥그레진다. 클럽하우스 실내 벽은 물론 라커룸 입구, 식당에 이르기까지 온통 미술 작품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스타터로 가는 길목에는 대형 흰 강아지가 집속에 전시돼 있고 6번 홀을 비롯해 18번 홀에 이르기까지 조각품이 전시돼 있어 골퍼들의 눈을 즐겁게 해준다. 실내 미술작품은 회원이 지루하지 않도록 정기적으로 교체된다. 고 백남준의 작품을 비롯해 일본의 세지마 가즈오, 리처드 로저스 등 세계적인 화가와 조각가들의 작품들이 즐비하게 진열되어 있다. 이는 멤버와 방문자가 시각적 아름다움을 느끼도록 한 코오롱 이웅열 회장이 예술적 혜안이 발휘된 결과다. - 김맹녕 골프칼럼니스트 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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