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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자동차 칼럼]하이브리드차 판매와 함께 쌓이는 불만들

한국적 특성 감안한 한국형 모델 개발과 올바른 홍보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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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94-295호 박현준⁄ 2012.10.04 13:24:35

최근 국내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차의 판매가 3% 대에 이르고 있다. 작년 국산 중형 하이브리드 차 두 가지가 출시되어 초기에는 큰 신차 효과를 나타냈으나 한 동안 주춤하다가 다시 최근 판매가 늘고 있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다. 분명 하이브리드 차는 기존 내연기관 차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연비가 높고 배출가스도 매우 적은 것이 장점이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구입비용이 높고 각종 상쇄효과 때문에 연비 효과가 낮다는 인식도 있다. 우리의 경우 4년 전 국내에서 처음으로 준중형 모델인 현대의 아반떼와 기아 포르테 LPi의 하이브리드 차가 첫선을 보였으나 기술적 한계를 가진 마일드 하이브리드 기술을 적용하였고 아직은 무르익지 못하여 연비가 그다지 높지 못하다는 인식이 있었다. 실질적으로 수면 위로 올라온 모델이 바로 작년 서울모터쇼를 통하여 소개된 현대 쏘나타 가솔린 하이브리드와 기아 K5 가솔린 하이브리드차라고 할 수 있다. 이 모델은 대부분의 특허를 가진 일본 도요타의 원천기술을 피하여 국내 기술을 확보해 만든 수준 높은 모델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따라서 우리의 경우 하이브리드차가 본격적으로 개발된 기간이 채 10년이 안된다고 할 수 있다. 본격적인 양산형 모델을 출시한 경험이 일천해 아직 국민들에게 크게 호소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반하여 일본은 지난 1989년 11월 세계 최초로 하이브리드차인 도요타 프리우스를 양산하기 시작했고 지난 30여 년간 이 분야를 호령해 왔다. 이에 따라 일본에선 다양한 하이브리드 차종이 판매되며 길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일본 국민들도 하이브리드 차는 연비가 좋고 기술 안전도도 높은 대표적인 친환경차라는 인식을 갖고 구입에 적극적이다. 일본 정부도 가능한 한 각종 혜택을 주어 친환경차 활성화에 노력하고 있다.

연비가 엄청 높을 것으로 과잉 기대했다가는… 이에 반하여 우리는 하이브리드 차는 독자적인 기술을 보유하기 시작하였으면서도 아직은 시장에서 홀대를 하고 있다. 물론 최근 판매가 늘고 있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으나 아직은 여러 측면에서 부족한 점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가장 부정적인 부분은 하이브리드차를 구입한 소비자의 불만이 많다는 것이다. 불만의 초점은 생각 이상으로 낮은 연비다. 물론 이러한 판단에는 여러 문제가 내재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우선 공인연비에 비하여 실연비가 매우 낮다는 불평이 있다. 40% 이상이나 낮다는 소비자들도 있다. 이러한 문제가 발생한 이유는 복합적이라 할 수 있다. 첫째, 상당수 소비자의 운전습관이 매우 급하고 거칠다 보니 상대적으로 연비가 낮아진다는 것이다. 하이브리드 차는 기존 내연기관에 전기에너지를 이용한 모터가 겸용으로 작용하면서 가장 효율적인 운영을 지향하는 시스템이다. 일반적으로 속도가 낮을 때는 모터로 움직이고 중속에선 엔진과 모터가 함께, 그리고 고속에서는 엔진만으로 가동되는 시스템이다. 따라서 급하고 거친 운전은 전기 모터가 개입할 여지를 주지 않아 연비 개선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한다. 또 다른 이유는 역시 우리의 공인연비 측정법이다. 물론 올해부터 주변 온도, 가감속 방법, 에어컨 가동 등 다양한 실제 특성을 가미해 측정하지만 아직은 미국, 유럽 등에 비하여 실제연비와 차이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좀 더 한국적 특성을 가미한 공인 연비가 필요하다. 같은 모델에 대한 공인 연비를 보면 일본이 가장 높고 그 다음이 우리나라, 유럽, 미국 순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미국의 연비 측정법이 실제 연비와 가장 가깝게 나온다는 것이다. 그래서 향후 연비 측정법을 더욱 개선시켜 실제연비와 비슷하게 하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셋째로 대국민 홍보라고 할 수 있다. 아직 국민들은 하이브리드차가 고속도로 등에서도 연비가 높을 것이라고 판단한다. 공인연비 기준으로 서울~부산 간을 몇 번이고 왕복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하이브리드차라도 고속 주행 시에는 엔진만 가동하므로 그렇게 연비가 높지 않은 게 당연하다. 고속도로에서는 연비 절감 효과가 떨어지는 하이브리드차를 다양한 측정법을 가미한 공인연비 기준을 적용해 선전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올바른 홍보와 캠페인 활동이 필요한 이유다. 정확한 정보 알려주는 게 대중화 위한 첫 걸음 분명히 하이브리드 차는 내연기관에 비하여 높은 연비를 구현하는 현존 최고의 기술임에 틀림이 없다. 특히 하이브리드 차 판매 누적대수가 100만대에 가까워지면서 부정적인 시각이 줄어들고 긍정적인 인식이 급증하는 시너지 효과도 기대가 된다. 더욱이 내년부터는 상당수의 특허를 독점하고 있는 도요타의 하이브리드 관련 특허가 만료됨에 따라 여러 업체들이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하이브리드 차의 생산 및 판매가 급증할 수도 있다. 그러나 기대치를 너무 높이면 공인연비와 다른 실제연비 탓에 전체적인 흐름에 악영향이 미칠 수도 있다. 제대로 된 홍보를 통하여 부정적인 인식을 낮춰야 한다. 특히 정부는 세제 혜택 등 다양한 인센티브 정책으로 구입자들의 부담을 줄이는 데 가일층 노력하여야 한다. 메이커도 더욱 앞선 기술을 개발하여 다양한 고연비 하이브리드 신차를 출시하여 소비자의 층을 두텁게 하는 데 노력할 만 하다. 올바른 홍보와 캠페인 활동으로 국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하이브리드 차 대중화를 위해 첫 번째 할 일이다. -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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