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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노크귀순’‘NLL포기’…국방안보에 침묵하는 대선후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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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97호 김경훈⁄ 2012.10.22 13:11:25

‘노크귀순’ 이란 신조어가 등장했다. 이른바 ‘듣보잡’이다. 지금까지 듣지도 보지도 못한 잡말이다. 지난 10월2일 오후 10시30분 북한군 병사가 휴전선 철책을 넘어 전방소초(GOP) 생활관(내무반) 문을 두드리고 귀순한 일이 벌어졌다. 그가 노크하며 귀순의사를 밝힐 때까지 전방 경계태세는 까막눈이었고 보고체계는 고장났다. 눈과 귀를 의심케 한다. 도저히 상상조차 어렵다. 교범에도 작전에 실패한 군대는 용서할 수 있다고 나온다. 하지만 경계에 실패하고 그것도 모자라 허위 보고한 군대… 한숨이 절로 나온다. 문제는 ‘노크귀순’ 그 다음이다. 일련의 오락가락 책임전가 소동이다. 급기야 작동 않고 멈춘 CCTV를 숨기고 허위 보고가 일주일 이상 판쳤다. CCTV로 녹화했다, 유도귀순 시켰다는 빈말이 이어졌다. 그것을 김관진 국방부장관도 몰랐다니 어처구니없다. 지난 2010년 천안함 폭침 때 허둥지둥했던 군 발표가 떠오른다. 결국 합참 작전본부장 등 장성과 영관장교 14명을 문책하는 선에서 봉합됐지만, 우리군의 신뢰가 깨졌다. 치명적인 금이 갔다. 국가·국민안위와 직결된 문제에 소홀하면 안 돼 ‘노크귀순’과 더불어 서해 북방한계선(NLL) 논란이 뜨겁다. 모두 국가·국민 안위와 직결된 문제라 소홀히 할 수 없다. 지난 10월8일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이 주장한 이후 불거진 ‘NLL 논란’이 결국 대선정국의 핫이슈로 등장했다. 지난 2007년 10월3일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NLL 포기발언을 했는지가 논란의 핵심이다. 정 의원은 당시 노 대통령이 “서해 북방한계선은 미국이 땅따먹기 하려고 제멋대로 그은 선이다. 앞으로 남측은 NLL을 주장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NLL 논란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고 있다. 정상회담 대화록 및 녹취록의 존폐 여부에 대한 논란이 첨예해졌고, 청와대와 국정원의 공개 여부가 핫이슈로 등장했다. 북한군 귀순, NLL 논란 등 국방안보 이슈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분단국가로 떨칠 수 없는 필연이다. 북한 김정은 체제변화에 이은 급변 가능성은 늘 상존한다. 북한발 메가톤급 뉴스가 언제 터질지 모른다. 문제는 이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다, 더욱이 이 시점에서 대선후보들은 국방안보에 침묵하고 있다. 이에 관한 공약은커녕 견해조차 애매하다. 경제민주화, 일자리, 복지 등 사탕발림 당의정(糖衣錠) 공약만 만발하다. 뜬구름 잡는 청사진이나 ‘조건 없는 남북대화’ 등 이미지 경쟁에만 몰두하고 있다. 국방안보에 대한 상황인식과 액션플랜 밝혀야 대선이 채 2개월도 남지 않았지만,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등 대선후보들은 국방안보 이슈에 별 고민이 없어 보인다. 과거 대선을 앞두고 벌어졌던 북풍공작과 지금은 차원이 다르다. 현직 대통령으론 처음 연평도를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도 “NLL은 목숨 걸고 지켜야 한다”고 했다. 아직도 대선후보들이 국방안보에 침묵하고 핵심을 비켜가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 국방안보에 대한 대선후보들의 한계가 드러난 예가 있다. NLL 논란과 관련, 박근혜 후보는 ‘북한이 NLL을 존중한다면, 서해협력평화지대를 고려해 볼 수 있다’고 했다. 북한의 존중이란 전제조건은 잘못됐다.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 문재인 후보는 ‘NLL을 지키겠다’면서 정상회담 당시 우리 김장수 국방부장관이 경직된 자세를 보였다고 했다. 책임전가의 극치다. 안철수 후보는 ‘NLL에선 확고하다’는 말뿐이다. 뜨뜻미지근한 얼버무리기가 생뚱맞다. 국가 중대사조차 복지공약 하듯 듣기 좋은 말만 나열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대선주자들은 국방안보에 대한 명확한 상황인식과 액션플랜을 밝히고 국민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 포퓰리즘적 공약만 남발하고 국가·국민안위를 소홀히 하면, 이는 눈앞 이익에 치중해 큰일을 이루지 못하는 것(見小利則大事不成)과 같다. - 김경훈 CNB뉴스 편집인 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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