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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기근, 치유의 미학

상처의 미학에서 치유의 미학으로 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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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00호 김대희⁄ 2012.11.12 10:44:00

오기근 교수의 작품은 상처의 상징으로서의 자작나무를 매개체로 하고 있다. 작가는 기존에 경험한 어떤 ‘기억의 파편’즉 소외되고 파편화된 경험의 조각들을 작품으로 끌어들여 그 경험의 파편들을 부활시켜 자작나무의 검은 상처 속에 재구성하여 그려 넣는다. 이것은 남편의 죽음으로 상처 입은 작가의 경험적 세계와 현재의 삶에 멜랑콜리의 시선을 던짐으로써 작가의 삶을 뒤덮고 있는 상처를 치유하고 상처 입은 자신의 경험들을 불안정한 상태로 재조립하여 현재를 조명하면서 감상자로 하여금 희망의 미래를 제시한다. 오기근 교수의 그리기 행위는 개인적으로 보면 과거 남편의 죽음에서 비롯된 그 자신의 상처 입은 세계에 대한 멜랑콜리의 표현이지만 그런 표현을 통한 자작나무의 알레고리는 상처 입은 작가자신과 감상자들을 일깨우는 치유제 역할을 한다. 작가의 이러한 의미부여는 개념과 형상이 일치하는 상징에 비해 단순히 자의적인 것이지만 자작나무의 자연적 성질, 즉 상처가 났을 때 스스로 치유하는 생태적 특성과 합일되어 치유의 미학으로 승화된다. 결국 그는 상처를 넘어서 자작나무가 그려진 작품을 통해서 자신을 드러낸다.

작가는 상처 입은 과거의 영역 속에 폐허의 잔해들이 사유를 통해 자작나무의 상처의 흔적에 각인되어 재조립되는 행위는 의사가 집도로 수술을 하듯 치유의 과정이라 볼 수 있다. 그는 과거의 죽음에 대한 추억, 삶의 무상함이라는 의미관계를 상처의 의미로 여기고 그것을 상처와 치유라는 양극단으로 해석함으로써 그 의미를 남편의 죽음에서 구원을 희구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하지만 작가는 단순히 개인적 경험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역사 철학적 의미에서 작가는 과거의 파편적 경험이 비합리적인 상처 입은 현존을 경험적 체계 속에서 배치하고 구성을 통해 치유하는 화가가 된 의사이다. 그는 의사 본연의 사적성격을 넘어 그림과 조응할 수 있는 치유의 방법론을 자작나무의 그림을 통해서 찾는다. 그렇다면 치유자로서 오기근 교수가 향하는 역사의 지점은 어디인가? 그 그리기 행위를 통해 깨어나는 것은 현재와 가까운 것으로서 과거 경험이다. 작가는 자신의 시대적 삶을 추상적으로 배치하는 것에 반대하여 가장 가까이 있는 것에 대해 구체적인 ‘치유의 미학’으로 접근한다. 그리고 그의 작품에서 치유를 현전시키는 진정한 방법은 자작나무의 상처 공간 속에서 재현하는 것이다.

자작나무의 상처에 새겨진 이미지는 이미 지나가버린 과거가 인식가능성의 현재 시간과 함께 놓이는 상처의 미학인 것이며 그것은 작품의 총체적 전망인 치유의 미학적 의식이 읽어 내야할 변증법적 이미지이다. 지나가 버린 그러나 현재와 가까운 것으로서의 과거에 현존했던 이미지들은 치유의 미학으로 승화되는 기초로 그려져 있다. 하지만 작가의 과거 경험 속에서 치유되지는 못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상처 입은 우리들에게 현재의 시간에 포착되어짐으로서 ‘치유의 미학’적 의미를 완성시키는 작품으로 재조명 되는 것이다. 이번 ‘치유의 미학’ 전시를 통해 과거와 변화된 소수의 작품이 보이는데, 그 작품 속에는 화려한 색상으로 채색된 꽃의 군집이 자작나무와 병렬되어 또 다른 진리를 구하고 있다. 이 작품들은 필자의 소견으로 평하기에 시기상조이며 감상자에게 그 감흥을 맡겼으면 한다. 오기근 초대전은 아주의료원 아주갤러리에서 11월 19일부터 30일까지 열린다. - 박대조 미술학 박사, 전업화가

자작나무에 표현한 아픔과 슬픔 그리고 위로 환자의 아픔 느끼고 치료하는 화가된 의사 오기근 외로움과 슬픔 그리고 아픔을 간직한 자작나무 주위로 행복한 축제가 열리듯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의사부부로서 남편을 잃은 큰 상처를 갖게 된 오기근은 자신의 심정을 자작나무에 담아 그려냈다. “암 전공자로서 남편을 암 때문에 잃은 슬픔과 아픔을 느끼며 의사로써 환자들에 대한 애증과 미안함이 더 커졌어요. 이런 내 마음을 그리다보니 그림은 과거의 아픔과 상처를 담으며 점점 발전해 갔어요. 많은 생각과 죄책감까지 생기면서 마음은 점점 그림에 빠졌고 그림으로 치유하기 시작했죠. 그러다 오래 사는 나무가 멀까 찾게 됐고 자작나무가 오래 살면서 자연적 치료 능력까지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자작나무에 내 마음을 표현하게 됐어요.” 그녀가 그리는 자작나무에는 검은색의 상처가 많다. 과거 자신의 아픔 경험이 기록된 상처인 것이다. 현재 그림에 전념하며 지금은 그녀의 마음이 치유되는 만큼 그림도 밝아지고 희망과 행복이 묻어난다. 그녀의 마음 속 축제가 그림 속 자작나무와 함께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 김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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