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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맹녕 골프 칼럼]봄의 페어웨이에 새싹 돋듯 마음에도 푸른 꿈이 솟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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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20호 박현준⁄ 2013.04.01 10:50:11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주말을 끝으로 골프장에도 드디어 봄이 왔다. 중학교 시절 배웠던 영어 ‘Spring has come before I knew it(어느새 봄이 왔다)’ 그대로다. 봄은 왔지만 골프코스에는 아직도 겨우내 바람에 시달렸던 참나무와 갈대가 앙상하게 남아있다. 그리고 코스에는 잔디가 아직 누렇게 깔려있고 나무 밑에는 낙엽이 뒹굴고 있어 을씨년스럽다. 무성한 잡초 사이에 민들레가 노란 꽃을 피우기 위해 얼굴을 다소곳이 내밀고 있다. 비록 페어웨이에서는 녹색의 잔디를 볼 수 없지만, 그린에는 파릇파릇 새싹이 올라오고 있다. 남풍을 타고 언덕 위에 아물거리는 아지랑이의 울렁임 속에서 봄의 속삭임을 들을 수 있다. 봄에 제일 먼저 피는 산수유는 벌써 노란 꽃망울을 터트렸다. 봄은 골프장에만 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 마음에도 오고 있다. 긴 겨우내 쌓였던 골프백의 먼지를 털고 골프채를 손질하다보면 마음은 벌써 봄의 들판 코스를 달리고 있다. 봄을 맞이하러 가는 골퍼의 마음은 소풍 전야의 초등학생처럼 밤잠을 설치기는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이다. 봄과 교감하면서 겨울 내내 연습장에서 칼을 갈았던 실력을 마음껏 과시하려는 골퍼에 눈에는 아직도 욕심이 가득하다.

봄은 여인의 옷과 더불어 온다. 골프코스에서 여성 골퍼들의 형형색색 복장은 남성 골퍼들에게 춘심을 일깨워준다. 봄의 페어웨이에서 새싹이 올라오듯 우리의 마음에는 푸른 꿈이 올라오고 있다. 계절마다 옷을 바꿔 입는 자연 속에서 우리는 삶의 지혜를 터득해 봄이 오면 새로운 마음으로 인생을 시작한다. 봄은 그늘 집에도 찾아와 겨울 내내 지쳤던 골퍼의 미각을 돋아나게 한다. 냉이와 달래를 넣고 부친 파전에 막걸리를 한잔 마시니 봄의 기운에 취해 잠이 저절로 온다. 봄은 골퍼들에게 시련을 주는 계절이다. 페어웨이에 잔디가 아직 자라지 않아 맨땅이나 마찬가지다. 뒷땅과 토핑이 교차해 골퍼의 마음을 상하게 하지만 그래도 골퍼의 마음은 희열로 가득하다. 겨울 내내 움츠렸던 몸과 마음을 푸른 창공을 향해 날릴 수 있기 때문이다. “수확으로 그날을 판단하지 말고 뿌린 씨앗으로 그날 하루를 판단하라”는 명언처럼 오늘 하루는 봄나들이로 생각하면 편하다. - 김맹녕 골프칼럼니스트 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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