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5월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 서비스를 주업으로 하는 동부일렉트로닉스를 흡수합병해 (주)동부하이텍으로 새롭게 출범했다. 시스템반도체란 메모리·프로세서·소프트웨어 등 개별 반도체를 하나로 통합해 전자기기 시스템을 제어·운용하는 반도체를 의미한다. 시스템반도체는 다양한 전자제어기술 등을 하나로 집약한 시스템으로 개발이 어려운 반면에, 업체의 요구 또는 상황에 맞게 기능이나 제어 방법을 구성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는 반도체 분야 중에서 ‘쌀 중의 쌀’ 혹은 정보를 저장하고 읽어내는 메모리반도체와 구별된다는 점에서 비메모리반도체라고도 불린다. 시스템반도체는 연산과 멀티미디어 기능 등 핵심 기능을 담당해 전자제품은 물론, 자동차, 중공업 등의 전자적 제어 기능에도 들어가 연 6~15%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인텔의 중앙처리장치(CPU), 시스템온칩(SoC) 등이 대표적인 시스템반도체다. 파운드리(foundry)란 다른 업체가 설계한 반도체를 위탁생산해서 공급해 주는 사업을 말한다. 특유의 뚝심으로 시스템반도체 사업에 도전 2008년 2월에는 금속재료 사업부가 분리되어 (주)동부메탈이 설립됐다. 반도체 부문과 농업부문의 사업을 병행하다가 2010년 6월 농업부문을 분리하여 (주)동부한농으로 분사했다. 주요 사업은 작물 보호제(농약), 비료·상토, 종묘, 동물약품과 친환경 영양자재 등의 개발 및 생산, 공급이다. 1995년에는 여신금융업체인 동부주택할부금융(2000년에 동부캐피탈로 변경)을 설립했으며, 1996년에는 동부정보시스템(2000년에 동부DIS로 변경)을 각각 설립했다. 1997년에 동부건설과 동부산업을 합병해서 동부건설로 재발족하고, 동부산업의 정보통신본부를 분리해서 동부정보기술을 설립했다. 또한 같은 해에 동부투자신탁운용(2006년 동부자산운용으로 변경)과 동부전자를 각각 설립했다. 동부고속은 1997년 광양항, 1998년 부산 감만항의 컨테이너 전용부두 운영권을 확보하여 물류사업의 성장기반을 구축했다. 동부그룹은 1990년대 20대 재벌로 성장했다. 뚝심경영의 결과였다. 1997년 외환위기로 대부분의 대기업들이 고전하던 기간에도 동부의 확장은 계속됐다. 1999년에 동부제철 아산만공장을 준공하고 2000년에는 동부한농이 채소와 과일의 종자 및 묘목, 상토를 생산 판매하는 ㈜동부한농종묘를 흡수 합병했다. 상토란 작물의 생육에 필요한 각종 양분과 수분을 공급할 수 있도록 인공적으로 배합하여 만든 흙을 일컫는데, 그 때문에 배양토 또는 인공 용토라 부르기도 한다. 한편 2000년에 동부건설이 동부고속을 흡수합병하고, 동부부산컨테이너터미널(주)를 설립했다. 2001년에는 동부FIS와 컨설팅 및 광고업체인 (주)동부를 설립했으며 동부전자가 비메모리반도체 생산을 개시했다. 2002년에는 아남반도체를 인수했는데 배경은 다음과 같다. 동부가 반도체사업에 첫발을 내디딘 것은 지난 1983년이다. 미국 몬산토와 합작해 국내 최초의 실리콘웨이퍼 생산업체인 코실(LG실트론)을 설립했던 것이다.(2007년 코실의 2대주주였던 동부제철이 신규 제철소 투자재원 마련을 위해 이 회사 지분을 매각했다.) 1997년에는 동부전자를 설립하고 메모리반도체 사업에 착수했다. 그러나 같은 해 말에 초래된 외환위기를 계기로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로 전환하고 2001년부터 상업생산을 시작했으나 미국 9·11 테러의 영향으로 반도체 역사상 최대 불황에 직면했다. 그럼에도 아남반도체(부천공장)를 인수한 것이다.
아남반도체는 1956년에 김향수가 설립, 국내 최초로 반도체(1968년)와 컬러텔레비전(1973년)을 생산한 이래 AV기기 및 가전, 전자부품, 광학기기, 시계사업, 정보통신, 환경산업 등으로 다각화했으나, 1999년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그룹이 해체됐다. 사업 확장 과정에서 외환위기 역풍을 맞아 맥없이 쓰러진 것이다. 2004년 동부전자와 아남반도체를 합병, 2005년에 사명을 동부일렉트로닉스로 변경했다. 그러나 2조4000억 원에 달하는 차입금 부담이 너무 커 2007년에 동부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해왔던 동부한농을 합병해서 동부하이텍으로 변경했다. 이외에도 2002년에는 레인보우CC(충북 음성 소재 27홀 골프장)와 부산 메리움, 서울 동대문주차타워 및 패션몰 운영업체인 동부월드를 발족해서 종합부동산 및 종합관광리조트 개발을 추진케 했다. 2003년에는 동부DIS, 동부정보기술, 동부FIS를 합병해서 동부정보기술을 출범시켰다. 금융위기 상황에서 사재 털어 구조조정에 앞장 서 또한 같은 해 11월에는 바이오·소재 업체인 동부한농화학의 자회사로 2차 전지 제조기업인 동부파인셀을 설립했다. 1998년 1월 17일 (주)파인셀로 설립되면서 차세대 고성능 소형기기에 적합한 전지 개발에 사업의 초점을 맞춘 결과, 차세대 2차 전지인 리튬폴리머전지(lithium polymer batteries: LIPB)의 독자개발에 성공했다. 이후 IMT-2000, 휴대폰 PDA(personal digital assistants)용 리튬폴리머전지의 기술에 대한 특허를 획득함으로써, 국내 최초로 해외로부터 전지에 관련하여 특허료를 받는 기록을 세웠으나 2003년 11월에 동부에 인수되었던 것이다.
2007년에는 동부정보기술과 (주)동부의 컨설팅부문을 통합해서 동부CNI로 재발족했는데, 모체는 1977년 3월 15일 (주)한농과 한국기술진흥이 공동출자하여 설립한 한정화학이다. 1993년 증권거래소에 주식을 상장하고 1994년에 전주공장을 준공했으나, 1995년에 동부그룹에 인수되어 1997년 동부정밀화학(주)으로 간판을 바꿔달았다. 1998년 (주)한농포리머를 흡수합병하고 1999년 기능재료사업부를 매입했으며, 2002년 중국 선전에 기능재료공장을 준공했다. 2010년 8월 작물보호 및 바이오 사업부문을 분할해서 동부케미칼을 설립하고, 같은 해 11월에는 동부CNI를 흡수합병 했다. 2008년에는 동부하이텍의 금속재료 사업부를 분리해서 합금철 국내 1위, 정련 합금철분야 세계 2위의 (주)동부메탈을 출범시키는 한편, 동부제강을 동부제철로 개명하고 동부인천다목적터미널을 개장했다. 그러나 같은 해 하반기에 도래한 글로벌 금융위기로 동부하이텍은 또다시 어려움에 직면했다. 2007년 안정적 수익기반을 갖춘 동부한농과의 합병으로 정상화를 모색했으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연간 4000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것이다. 신디케이티드론 형식으로 1조3000억 원을 투자했던 채권단은 “동부하이텍이 강력한 자구노력을 통해 회사의 차입금을 대폭 줄이지 않을 경우 여신 연장을 하지 않겠다”고 최후통첩을 했다. 그러나 김준기 회장은 “시스템반도체 사업은 국가를 위해, 나라의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이다. 어떠한 위험이 따르더라도 그것에 도전할 것이고, 만의 하나 실패하더라도 누군가가 이어받아 성공시킬 수 있다면 파이오니어로서의 나의 역할에 충분한 보람을 느낄 수 있다”며 특유의 뚝심으로 밀어붙였다. 동부하이텍이 보유하고 있던 유가증권과 부동산을 잇달아 매각하고 합금철부문과 농업부문을 분사해서 지분을 매각했다. 울산 석유화학공장도 매각했으며 임직원들도 자신들의 급여 일부를 반납했다. 또한 김준기 회장은 사재 3500억 원을 출연하여 동부하이텍의 자회사인 동부메탈의 지분 50%을 인수했다. 이 사재출연은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일대 위기상황에서 대주주가 책임을 지고 구조조정에 앞장선 사례로 손꼽힌다. 동부는 차세대 성장동력 산업에 대한 투자도 적극화했다. 2009년 7월에 다사로봇을 인수해서 동부로봇으로 개명했으며, 2011년 1월에는 일본 로봇전문업체인 에이텍을 인수, 4월에는 충남 천안에 로봇공장을 준공했다. 산업용 로봇과 지능형 서비스로봇을 아우르는 국내 최고의 로봇기업으로 발전시킨다는 각오에서였다.
2011년 4월 국내 최대의 LED조명회사인 화우테크(현 동부라이텍㈜)를 인수했다. 조명사업을 중심으로 LED칩, 모듈 등 관련 산업영역까지 사업 분야를 확대해 나간다는 복안이었다. 같은 해 7월 11일 LED 패키지와 응용제품을 생산하는 알티반도체(동부LED)를 인수, LED사업의 수직계열화도 완성했다.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LED, 로봇 사업에 과감한 투자 LED사업은 반도체사업 형태와 제조공정이나 기술면에서 흡사하다. 반도체사업과 LED사업은 소재가 실리콘이냐 사파이어냐 하는 차이만 있을 뿐이다. 동부는 1980년대 초에 미국 몬산토와 합작해 코실(LG실트론)을 설립하고 국내 최초로 실리콘웨이퍼를 생산했으며, 1993년에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실리콘웨이퍼의 소재인 고순도 다결정실리콘 제조공정 기술을 개발한 바 있다. 동부는 LED사업의 핵심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어 자신이 있었던 것이다. 또한 태양광용 웨이퍼에서 셀과 모듈을 만드는 공정 역시 반도체 칩 생산 공정과 매우 비슷해 태양광 사업에도 착수했다. 2011년 7월 태양광업체인 네오세미테크에 지분투자해 동부솔라로 상호를 변경했다. 네오세미테크는 한 때 태양전지와 LED 웨이퍼 생산으로 승승장구했으나, 분식회계 사실이 드러나 2010년 8월 상장폐지되면서 법정관리에 들어갔는데 동부가 네오세미테크의 사업부문을 인수, 자본금 221억 원의 동부솔라로 거듭난 것이다. 동부솔라는 태양광 잉곳, 웨이퍼, 셀과 모듈을 아우르는 태양광 전문기업이다.
2010년에는 동부CNI와 동부정밀화학을 합병해서 동부CNI로 간판을 바꿔달고 동부메탈은 2010년 총 2000억 원을 투자, 단일 규모로는 세계 최대인 50만 톤으로 생산규모를 증설해 2011년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했다. 또한 농장기업인 동부팜을 출범시키는 한편, 동부한농은 2010년 12월 농산물 유통회사인 동화청과를 인수해서 2011년에 대형 농산물 유통업체인 동부팜청과로 상호를 고쳐 달았다. 동화청과는 1977년 서울 용산 청과물시장에서 경매전문의 용산동화청과(주)로 설립되어 1985년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 개장과 함께 사업장을 그곳으로 이전하고 동화청과(주)로 상호를 변경했었다. 2010년 8월에는 동부CNI의 작물보호 및 바이오 사업부문을 분할해서 (주)동부케미칼을 설립했다. 2011년에는 동부제철의 선재사업부문을 분리해서 국내 최초로 냉간압조용 강선 생산 및 국내 최대규격의 마봉강 생산설비를 갖춘 동부특수강을 설립하고 동부익스프레스를 분사했으며, 천적곤충분야 세계 3대 회사인 세실을 인수해서 동부세레스로 상호를 변경했다. 생물학적 방제 사업은 동부가 최근 새롭게 전개하고 있는 친환경 농자재와 플랜테이션, 바이오 분야 신사업과의 연관성이 높고 친환경 농산물 유통사업과도 연계해 시너지효과가 높을 것으로 기대한 때문이었다. - 이한구 수원대학교 경제금융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