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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철 와인 칼럼]와인 라벨 읽기, 아는 만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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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23호 박현준⁄ 2013.04.22 10:22:04

수많은 와인 책자나 사이트를 보면, ① ② ③ ④ 번호를 붙여가며 라벨 읽는 법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지만, 참으로 도움이 안 되는 짓이다. 이런 설명서를 보면서 그 때는 고개를 끄떡이다가 라벨이 바뀌면 말 그대로 도루묵이 될 수밖에 없다. 왜냐면 전반적인 와인지식이 없는 상태에서는 아무리 설명을 들어도 해도 와인 라벨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포도의 원산지 표시 우선, 세계 와인산지의 명칭을 그것도 세밀한 지명까지 알아야 한다. 와인은 농산물이기 때문에 원산지를 표시한다. 와인이란 포도가 변한 것이라서, 품종이나 재배지역에 따라서 맛이 달라지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유럽의 고급 와인용 포도품종이 우리나라에서 잘 자라지 못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래서 와인 라벨에는 원산지가 꼭 표시되며, 와인을 잘 아는 사람들은 원산지만 봐도 그 와인이 어떤 것인지 금방 알게 된다. 빈티지(Vintage) 다음으로 ‘포도를 수확한 연도(Vintage)’가 표시된다. 해마다 날씨가 같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특히 포도는 기온과 강우량 그리고 일조시간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그 해의 일기조건이 포도의 품질을 좌우한다. 아무리 좋은 포도를 이름난 포도밭에서 재배하더라도 날씨가 나쁘면 좋은 와인을 만들 수 없다. 포도는 일조량이 풍부하고 강우량이 비교적 적어야 당도가 높고 신맛이 적어지며 색깔도 짙어진다. 그래서 미식가들은 유명산지의 와인이라면 수확연도를 따져서 이를 선택한다. 그렇지만 이런 와인은 아주 고급으로 비싼 와인에 해당되는 이론적인 것이고, 값싼 와인은 될 수 있으면 최근에 수확한 것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대부분의 와인은 가장 맛이 좋을 때 병에 넣기 때문이다.

메이커 최종적으로 좋은 포도가 생산되었으나 만드는 사람의 기술과 성의가 부족하면 좋은 와인이 나오지 않는다. 와인을 만드는 과정은 단순하지만 섬세한 기술이 요구되므로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 와인은 그 과정 처음부터 끝까지 사람이 판단해서 결정해야할 요소가 너무나 많기 때문에 컴퓨터가 발달한 오늘날에도 주요 판단은 사람이 해야 한다. 와인은 사람이나 기계의 힘보다는 자연의 힘을 이용하므로, 자연의 원리에 따라서 사람은 도와주는 역할만 할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와인을 잘 선택하려면 웬만한 메이커의 포도밭이 어디 있는지, 어떻게 만드는지 어떤 스타일인지 그 특성을 알아야 한다. 라벨 읽기는 와인 공부의 최종 단계 그래서 와인 라벨을 잘 이해하려면 우선 생산지명, 포도 품종, 유명한 메이커의 명칭 등을 알아야 한다. 영어도 아닌 다양한 유럽 언어로 써진 문구가 과연 사업자명칭을 표시하는지, 생산지를 표시하는지, 포도품종을 표시하는지 아니면 다른 어떤 것을 표시하는지 알기란 쉽지 않다. 그러니까 와인 라벨을 잘 이해하는 사람은 와인을 상당히 아는 사람이 될 수밖에 없으며, 초보자는 아무래도 와인 라벨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와인 라벨 읽는 법은 와인 공부의 최종 단계이며, 와인에 대한 지식을 쌓는 것이 와인 라벨을 이해하는 길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와인 라벨에는 모든 정보가 다 들어있다고 하지만, 지명도 품종도 메이커도 아무 것도 모르면 까막눈이 될 수밖에 없다. 외국 사람이 한국에서는 진로 소주가 가장 잘 팔린다는 소문을 듣고 와서 찾아보니 ‘참이슬’밖에 없다고 말하는 것과 똑같다. 결국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다. - 김준철 한국와인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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