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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차이나 쇼크’, “문제는 중산층 붕괴와 고용없는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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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24호 김경훈⁄ 2013.04.29 14:55:05

SK 최태원 회장이 올해는 중국 하이난다오(海南島)에서 열린 4월 보아보포럼에 참석하지 못했다. 매년 한 번도 거르지 않았지만 횡령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서울구치소에 수감됐기 때문이다. 아시아판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이 행사는 아시아 정재계 인사들의 사교와 정보모임이다. 삼성 이재용 부회장은 참석했다. 귀국 후 최 회장을 면회하는 자리에서 포럼에 대한 얘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포럼에서 이 부회장은 두 가지 충격을 받았다. 하나는 중국에서 ‘삼성 테스크포스(TF)팀’의 실체를 봤기 때문이다. 중국 기업연구소 중에는 오직 삼성만을 연구하는 팀이 있다. 삼성의 미래 투자계획까지 간파한다. 현대판 지피지기(知彼知己)다. 나머지는 중국의 IT기업 화웨이(華爲)의 눈부신 약진이다. 삼성그룹 매출의 대부분은 스마트폰에서 나온다. 스마트폰 세계1위 삼성으로서는 턱밑까지 추격한 3위 화웨이의 위협이 부담스럽다. 보아보포럼 참석 후 SK 최태원 회장 면회 공교롭게 삼성 이재용 부회장이 SK 최태원 회장을 면회한 날,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충격적인 ‘제2차 한국보고서’를 내놨다. 주요 내용은 중산층 붕괴와 고용 없는 성장의 문제점이다. 사교육비와 가계부채에 짓눌려 중산층이 붕괴되고, 대기업 공장의 해외이전과 글로벌 경쟁력 하락으로 인한 고용 없는 성장을 경계했다. 낮은 출산율과 고령화로 더 이상 ‘한강의 기적’이 어렵다는 얘기다. 심지어 북핵보다 경제성장이 멈춰버린 게 더 위기란다. 이어지는 맥킨지의 경고는 섬뜩하다. “지금 한국 경제는 뜨거워지는 냄비물 속 개구리와 같다” 뜨거운 물에 개구리를 넣으면 놀라 도망치지만, 물속에 넣고 서서히 데우면 죽어가는 지도 모른다는 말이다. 껄끄러운 지적이지만 막상 반박하기도 어렵다. 우리 사회 잠재적 현안들이 수두룩하게 쌓여있기 때문이다. 최근 일본 엔저의 역습에 가뜩이나 어려운 수출시장이 꽁꽁 얼어붙고 있다. 가격경쟁력으로 대일 파고를 넘어온 우리로서는 치명적이다. 1/4분기 미국 자동차시장에서 현대차 판매는 1만대 감소한 반면 일본 도요타는 4만대 늘었다. 이 같은 추세라면 판매량이 10% 줄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장비 중국 입찰에서도 일본 제품에 뒤지고 있다. 부품소재 중소기업까지 피해가 확산돼 신규 주문이 30%나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상공회의소 500대 기업 설문조사 결과 엔저로 해외시장 점유율이 우려된다는 응답은 62.1%로 나타났다. 아울러 올해 수출주력 품목인 철강은 16%, 석유화학은 14% 점유율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역강국 대한민국의 해외 경쟁력 하락은 치명적이다. 그러나 마땅한 전략과 대안 창출 없이 허둥대는 현실이 안타깝다. “더 큰 위기는 북핵보다 경제성장 멈춤” 얼마 전 근로자 정년 60세 연장 법안이 통과됐다. 임금피크제도 병행 실시하기로 했다. 국회에 계류중인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은 무려 69개다. 경제학 이론 중 ‘합성의 오류’가 있다. 개별적으로 다 합리적이고 올바를 것 같은 경제행위도 다 합쳐 놓고 보면 경제 전체에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총론 없이 각론만 난무하면 합성의 오류에 빠질 공산이 크다. 일감몰아주기 단속 등 대기업 옥죄기가 만연하다. 납품단가 후려치기를 방지한답시고 칼날을 들이대면 결과는 뻔하다. 단가가 싼 해외로 거래선을 돌리는 거다. 결국 그 피해는 누군지 자명하다.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무엇보다 국부창출이 우선이다. 그래야 복지가 나온다. 흙 닳고 물 마르면 더 갈 곳이 없어진다.(山盡海渴) 일본이 잠깨고, 중국이 좇아오고 있다. 안이하게 안주할 때가 아니다. 배부르기를 바라면서 밥 짓기를 게을리 해선 안 된다. 따뜻하기를 바라면서 옷 짓기를 무시해선 안 된다. 북핵보다 경제가 더 문제다. - 김경훈 편집인 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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