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누군가가 땅을 가지고 있다면 막연히 놀리면 안 된다. 토지의 종류가 논과 밭이라면 농사를 지어야 하겠고, 공장부지 내의 땅이라면 창고 등을 만들어 사용할 수도 있겠는데 일단, 노는 땅이 있다? 어떻게든 활용을 해야 하지 않던가. 없으니까 못하는 것이지 있다면 무조건 해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지론이다. 2005년 서울시 합정동에 거주하던 임보경(58세, 주부)씨는 아는 지인을 통해 경춘선 복선전철의 건설과 서울-춘천 고속도로의 개통이 멀지 않아서 2∼3년 단기간의 시세차익을 노릴 수 있다는 말에 단기간의 투자를 목적으로 경기도 가평에 위치한 2000평의 잡종지와 임야를 매입했다. 하지만 임씨는 몇 년이 지나도록 땅을 사러 오는 사람이 없고 땅만 가지고 있다고 해서 별다른 수익이 없고 대출이자와 재산세 등만 발생하자 다른 활용 방법을 궁리하고 있었다. 2008년부터는 임씨가 적극적으로 적합한 용도나 사업을 찾아보고 있던 중에 그동안 주변에 새로 생긴 펜션업체와 관련사업 등이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게 됐다. 춘천이나 남이섬으로의 여행객이나 피서객이 경기가 어려워진 탓으로 해마다 줄고 있었기 때문으로 분석되었다. 임씨는 특히 관광지주변의 관련 사업들은 집적이익효과가 매우 크기 때문에 주변 펜션이나 명소들이 문을 닫게 되는 것을 보고 매우 안타까워하면서 고심하던 중이었다. 남쪽으로는 북한강이 바라보이는 우수한 전망에 임씨의 소유는 아니지만 땅 뒤에 위치한 야산에는 소나무들이 매우 많고 차량진입 또한 매우 편리하여 펜션 입지조건으로 아주 안성맞춤인 땅을 소유하고 있었기에 그동안 주변 부동산에서 부지를 대여하여 사업을 해보겠다는 제의가 많이 들어왔다. 임씨가 직접 펜션을 사업을 벌일까 생각도 하였지만 임씨 남편이 벌려 놓은 사업도 변변치 않아 건축비를 엄두도 못 내고 있던 상황이었다. 이렇게 임씨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사이에 임씨의 남편이 폐암판정을 받아 요양을 위해 가평으로 내려와서 전원생활을 결심하고 조그만 전원주택을 조립식 주택으로 짓게 됐다. 평소에도 꽃을 좋아하던 임씨는 전에 살고 있던 주택에 거실과 베란다 그리고 옥상에 까지 꽃으로 가득했었다고 하는데 이를 지금의 땅에 옮겨 심어 놓고 나머지에는 비닐하우스를 3동을 설치하여 아는 지인들에게 주말농장으로 사용하게끔 해주었다. 게다가 2009년에는 서울춘천 고속도로가, 2010년 말에는 경춘선 복선전철이 완공되어 관광객들이 많이 증가되었고 서울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고 주변에 스키장과 캠핑장 그리고 수상레저시설 등이 있어 찾는 사람들도 부쩍 많아졌다고 한다. 금요일에 떠나 여가도 즐기고 주말농장에 들려 조그만 텃밭을 가꿔보는 가족단위 주말여행객이 많이 늘었다고 한다. 이에 임씨는 작년에는 아예 비닐하우스를 늘리는 등 가지고 있는 땅의 2분의 1을 거의 주말농장으로 임대하고 있는 중이다. 여기에 임씨는 남편의 건강이 매우 호전된 상태여서 내년에는 아직도 쉬고 있는 토지 중에 500평을 주말농장을 임대하는 사람들이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테마펜션과 도로변에 보리밥집과 카페를 운영할 상가도 지어볼 계획으로 필자와 함께 건축을 계획하고 준비하고 있는 중이다. 임씨는 처음 땅을 매입하기 전에 미리 활용방법을 대비하고 고민하여 준비했거나 매입하자마자 작은 별장이라도 만들어 자주 방문하여 관심을 가졌더라면 5년 동안 막연히 현재의 땅을 그냥 놀리거나 놔두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한다. 수려한 산세에 굵직한 강물이 내려 보이는 땅에 테마 펜션이나 수련원 등으로 활용하기 좋은 부지에도 토지의 용도와 주변지역의 환경에 맞지 않게 놀리고 있는 땅이 없는지 서랍 속을 찾아봐야 한다. 오늘도 여전히 보이지 않는 단기간의 시세차익을 위해 무거운 삽질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 한번 돌아봐야만 할 것이다.
필자 이호영(miho_aritown@naver.com) 제18회 공인중개사 (현) 미호주택건설 대표이사 (현) 우리부동산 컨설팅 대표 은평/일산 새롬행정고시학원 건축특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