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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 주목 작가]김상수, 은유하게 풀어낸 우리 시대의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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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29호 왕진오⁄ 2013.06.03 11:09:22

살아가는 동안 우리가 부딪히며 지금까지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는 소중한 기억들의 숫자는 삶의 다양함만큼이나 각양각색이다. 잠시나마 눈을 감고 과거의 기억을 떠올릴 때면 아련한 옛 사랑과의 흐뭇했던 소중한 시간이 몰려온다. 가족과의 즐겁고 소중했던 자신만의 아름답고 영원히 기억되고 싶어질 시간의 잔상들이 마음속 깊은 공간에 자리 잡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현대도시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이렇듯 과거의 기억에 오늘에 떠올리며 다시금 돌아가고 싶은 마음을 가지는 것은 현실의 세태가 그리 녹녹치 않은 반증일 것이다. 무언가를 기억하고 그리워하며 상상하고 있는 내면의 모습을 공간 안에 그려내고 있는 화가 김상수가 바라보는 이미지는 바로 우리들이 가졌던, 아니 현재는 잊히고 기억 속에만 머물고 있는 그러한 형상을 다시금 오늘의 시간으로 끄집어 내주고 있다. 그가 그려낸 도시의 이미지들은 회색빛으로 명명된 정형화된 도시의 이미지와는 사뭇 다르다. 모노톤의 회색빛이 화면 전체에 드리워져 마치 도심 초고층 빌딩이 햇빛을 받아 반짝일 때의 따뜻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주요한 매개체들인 강아지나 꽃들이 화려한 색채를 가지고 자리 잡고 있다. 모노톤의 화면은 김상수 작가가 작품을 통해서 이야기 하고 싶은 현대도시문명 속 인간의 삶의 현대적인 반영을 뜻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는 도시라는 공간 속에서 외로움과 고독 그리고 물질문명에 쌓여 인간성을 상실한 오늘의 도시를 그려내고자 한 것이 아니다. 작업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도시의 모습이 황량하고 미래가 없어 보일지라도, 희망의 한 줄기 빛이 미래를 위해 존재한다는 것을 강렬하게 느껴지는 색채의 꽃으로 강조를 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 도시문명 속 인간의 삶을 반영 '공존의 시간' 연작을 통해 시공간의 공간성을 꽃을 강조하여 선보였던 작가가 최신작 '공존의 시간-부장님, 안녕하세요?'에서는 사람이 가장 좋아하는 이미지들이 배치되어 현 세상의 세태에 대한 고민을 담아냈다. 오는 6월 12일부터 7월 4일까지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 필립강갤러리에서 펼쳐지는 개인전을 통해서다. 작품의 소주제로 명명한 '부장님'은 보통의 생활인들이 직장이라는 삶의 터전에 들어가 정상적으로 활동을 하면 얻게 되는 최고의 지위라 여겨진다. 하지만 부장님은 역설적으로 곧 정년을 앞두고 회사에서 나와 다시금 홀로 거친 세상으로 나와야하는 운명을 앞둔 우리네 삶의 현실을 은유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화면에 등장하고 있는 사물들은 우리에게 친숙한 강아지들의 다양한 얼굴 표정들을 하고 있어, 작가의 주장에 설득력을 더한다. 조직사회에서 아주 높은 위치에 올라있지만, 위태로운 위치에 놓여 있는 오늘의 부장님을 난간에 매달려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 같은 나이든 강아지로 그려낸 것이다. 이를 바라보는 주위의 강아지들의 표정은 그를 안타까워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결국은 자신들로 겪어야할 운명이기에 그렇게 밝은 모습의 눈망울을 자아내지 못하고 있다. 현대 회화로 그려낸 풍속화처럼 김상수의 작업은 직설적이기보다는 은유적인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편안하고 친숙한 이미지들로 인해 그저 편하고 아름다운 장면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현실의 고뇌와 비전을 그가 새롭게 만들어놓은 공간 안에 펼쳐내고 있는 것이다. - 왕진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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