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입차에 대한 흥미로운 조사결과가 나왔다. 동아일보가 전국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20대 청년층 5명 중 1명은 수입차를 구매하겠다고 밝혔다. 수입차 선호 이유는 성능 우수(57.3%), 안전(43.7%), 국산차에 실망(25.3%) 순이다. 이밖에 남에게 잘 보이려고(20.3%), 사회적 지위를 대변하려고(18.6%) 수입차를 선호한다는 응답자는 의외로 적었다. 수입자동차협회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수입차 비중은 올해 5월 기준 12.0%다. 2009년 4.9%, 지난 해 10.0%였는데 매년 증가추세다. 특히 4000만원 이상 프리미엄 승용차의 수입차 비중은 40%를 넘는다. 대림대 자동차학과 김필수 교수는 이러한 현상을 현대자동차(현대차)의 독점지위 하락으로 진단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내수시장 75%를 차지하고 있다. 수입차 약진은 곧 현대차 하락이다. 현대차는 삼성전자와 함께 우리나라 상장사를 대표하는 ‘전차군단’이다. 전차군단은 코스피 시장 영업이익의 39.2%, 전체 순익의 50.6%를 차지하고 있다. 수입차 매년 증가추세, 글로벌 톱5 현대차는 추락 중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 때 최초로 선보인 국산 방탄차 에쿠스는 현대차의 위상을 한껏 높였다. 통상임금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맞물려 있는 현대차의 해외 생산비중은 올해 5월 기준 71.8%다. 2002년 해외생산이 본격화 된 후 최고 수치다. 글로벌 톱5 자동차대국의 현실은 아직 안주하기에 이르다. 그러나 현대차 내부를 들여다보면 불편하기 짝이 없다. 우선 차 한 대 생산하는 데 드는 시간은 울산공장이 31.3시간인데 비해 미국 앨라배마공장 14.6시간, 중국 베이징공장 19.5시간이다. 중국, 브라질 등 해외 거점공장이 3교대, 24시간 풀가동중이지만 우리나라만 2교대에 머물고 있어 생산성에서 한참 뒤진다. 자동차산업의 경쟁력은 ‘오더 투 딜리버리’ (주문에서 출고까지의 시간)가 좌우한다. 그 시간을 어떻게 단축하느냐가 관건이다. 생산성 저하로 시장점유율이 떨어지면 글로벌 경쟁력 하락은 불 보듯 뻔하다. 최중혁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해외시장에서 운반하는 데 한 달 반이 걸린다면, 판매에 차질을 빚는 것은 당연하다” 고 경쟁력 하락을 경고했다. 현대차 노조 지부장 선출 D-2개월, 집단적 사치 경계를 현대차 하청노조는 전원 정규직화를 요구하고 있다. 노노간 갈등 양상도 빚고 있다. 현대차의 잇단 시장 잠식은 엔저에 힘입은 일본차 공세 탓도 있지만 강성노조 때문이란 지적이 많다. 집단이기주의로 무장한 ‘슈퍼 갑’ 귀족노조의 폐해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들은 회사 순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요구하기도 한다. 생산직과 관리직 연봉은 지난 해 평균 9600만원이다. 생산직을 별도로 계산하면 1억원을 넘는다. 두 달이 지나면 현대차 노조 지부장이 새로 선출된다. 노조는 정치세력 뺨치는 7개 파가 난립하고 있다. 이러한 강성노조 활동은 계파별 선명성 경쟁이란 분석도 있다. 노조는 시대적 산물이다. 민주화시대 투쟁중심 노조는 이제 변할 때가 됐다. 회사가 있어야 노조도 있는 법이다. 서로 손목을 잡고 가도 모자를 판에 발목을 붙들면 되는 일이 없다. 멀리 가려면 같이 가고, 빨리 가려면 혼자 가야 한다. 더불어 가야 가치가 있다. 세상에 독불장군은 없다. 글로벌 경기침체의 난관을 함께 뚫어야 옳다. 나 몰라라 혹, 나만 옳다는 식의 편견과 고집은 재앙을 부른다. 일방적 대립과 반목은 공동의 영혼을 짓밟는다. 노조의 집단적 이기주의는 집단적 사치(奢侈)를 낳는다. 집단적 사치는 결국 나라를 멍들게 한다. 남을 이롭게 하는 것이 결국 자기에게 좋다. (자리이타 自利利他) 탐욕과 어리석음을 내려놓고 마음과 믿음을 쌓는 (심신지려 心信之旅) 현대자동차 노사관계를 보고 싶다. - 김경훈 편집인 겸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