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대법원과 법원행정처의 사법행정의 디지털화는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민사소송의 경우 전자소송이 전면 실시돼, 이제 법정에서 변호사님들이 태블릿 피씨를 가지고 변론하는 모습은 낯설지 않습니다. 수년 전 부터 등기부를 열람, 발급하는 절차가 인터넷으로 가능하게 돼, 필요한 경우 어디서나 등기부를 발급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또한 대한민국 전자민원 사이트에서는 토지 등의 대장도 열람·발급이 가능합니다. 지난 번 등기에 관한 칼럼 이후에 많이 받았던 질문 중 하나가 등기부와 부동산 대장은 어떤 차이가 있는가 입니다. 특히 부동산 대장의 기재와 등기의 기재가 달라서 낭패를 보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문의가 많았습니다. 보통 토지·임야대장과 등기부가 일치하지 않은 경우에는 수년 째 거래되지 않았던 부동산인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상속을 받고, 상속등기를 하려다 부동산 대장과 등기의 불일치를 발견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건축물대장의 경우, 후발적인 사유로 인해 대장과 등기가 불일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불법증축, 건축, 무허가 건물들로 인해 등기부와 건축물의 대장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입니다. 등기는 등기관이 법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등기부라는 공적인 장부에 부동산에 관한 일정한 권리 관계를 기재한 것을 말하고, 대장이란 부동산에 관한 과세나 징세 등을 하기 위해 부동산의 상황을 명확하게 하기 위한 공적 장부입니다. 등기와 대장은 만들어진 목적이 다르지만, 그 내용은 일치해야 합니다. 대장은 토지와 관련해서는 토지대장과 임야대장이 있고, 건물에 대해서는 건축물 대장이 있습니다. 토지대장과 임야대장은 측량·수로조사 및 지적에 관한 법률에서, 건축물 대장은 건축법에서 규정하고 있습니다. 과거에 토지대장과 임야대장은 지적법에서 규정을 했었는데, 현재는 측량·수로조사 및 지적에 관한 법률에서 규율하고 있습니다. 건축물 대장에는 일반건축물 대장과 집합건물에 대해 적용되는 집합건축물 대장이 있습니다. 토지대장과 임야대장에는 토지의 소재, 지번, 지목, 면적 소유자의 인적사항 등이 기재됩니다. 이러한 대장은 시장·군수·구청장이 관할을 하는데, 등기가 당사자의 신청으로 이루어지는데 반해서 대장은 공무원이 직권으로 기재·변경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등기와 대장이 불일치한다면 부동산의 물적 상황이나 동일성은 대장을 기초로 등기부에 기재합니다. 그러나 권리의 변동, 권리자에 대해서는 등기부의 기재를 기초로 대장에 기재합니다. 쉽게 말하면 부동산과 관련한 사실적인 현황은 대장을 기초로, 권리관계는 등기부를 기초로 양자의 기재가 일치하도록 합니다. 등기부와 대장은 일치해야 합니다. 등기부의 내용과 대장이 불일치하는 경우에는 다른 등기를 신청할 수 없고, 변경등기나 경정등기(잘못된 것을 바로 잡는 등기) 신청 절차를 거쳐 이를 바탕으로 대장의 기재사항이 정정된 후에야 다른 등기가 가능합니다. 잘못된 등기·대장을 바로 잡는 법 부동산 등기가 권리관계와 일치하지 않을 경우 보통 경정등기, 말소등기, 변경등기 신청을 하게 되는데, 세 가지의 등기방법은 약간 차이가 있습니다. 등기절차에 문제가 있어 등기부 상의 기재내용과 실제 부동산의 상황이 처음부터 일치하지 않는 경우에는 경정등기를 신청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등기를 하는 과정에서 소유자의 주소가 잘못 기재된 경우에 경정등기를 합니다. 등기를 한 후 사정이 변경된 경우 이를 바로 잡기위해서는 변경등기를 신청해야 합니다. 그리고 기존의 등기의 전부를 말소해야 할 경우 말소등기를 신청해야 합니다. 예컨대 토지에 모르는 사람이 허위서류로 자신의 명의로 등기해, 그 사람의 등기가 무효인 경우(원인이 없는 등기) 말소등기를 신청하게 됩니다. 말소등기의 경우 등기부상의 이해관계인들끼리 서로 대립하는 경우가 많아, 대부분이 소송절차로 진행됩니다. 그리고 소송결과에 따라 판결문을 가지고 등기소에 말소등기를 신청하게 됩니다. 토지 등의 소유자는 대장의 등록사항에 잘못이 있음을 발견하면 지적소관청에 그 정정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측량·수로조사 및 지적에 관한 법률 제84조). 그리고 지적 소관청은 지적공부의 등록사항에 잘못이 있음을 발견하면 직권으로 조사·측량하여 정정할 수 있습니다.
부동산 거래 시 주의할 점 부동산, 특히 건물을 거래할 때, 예상치 않게 위법건축물을 거래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건축당시부터 무허가 건축물인 경우도 있겠지만, 소유자나 사용자가 수리하고 증축하여 위법건축물이 된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 등기부 등본과 건축물대장을 잘 살펴보면 위법건축물인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먼저 관할 지방자치단체에서 해당 건물이 위법건축물임을 확인한 경우, 이행강제금을 부과합니다. 그리고 건축물대장에 위법한 건축물임을 표시합니다. 이때 위법건축물의 소유자가 이행강제금을 내지 않았다면, 해당 지방자치단체는 건물을 압류하게 됩니다. 이는 등기부등본의 ‘을’구를 살펴보시면 알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소유자가 위법증축을 했는데 아직 위법건축물로 확인되지 않은 경우에는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등기부상의 층수·면적과 실제 건축물이 일치하는지를 꼭 살펴야 합니다. 특히 건물에 샌드위치 패널로 만든 구조물이 있다면, 특히 주의해서 살펴보아야 합니다. 이러한 위법건축물이 있는 건물을 매수한 경우, 증축허가를 받아 신고를 한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증축허가가 나지 않은 경우 결국 위법증축 부분을 철거거나 이행강제금을 내야 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러한 위법증축 건물의 문제는 신축 건물의 경우에 많이 발생합니다. 특히 건설업자가 다세대 주택, 원룸 등을 지어 분양하는 경우 잘 살펴보아야 합니다. 임의로 위법한 확장을 하고 건물을 매도한 후에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들 Q. 아버지로부터 임야를 상속받았습니다. 상속등기를 신청했는데, 등기부등본에는 아버지가 명의자로 기재돼 있어 임야대장에는 다른 사람이 명의자라는 이유로 등기가 완료되지 않았습니다. 등기신청을 할 수 없나요? A. 원칙적으로 등기부와 대장이 불일치하는 경우 다른 등기를 신청할 수 없습니다. Q. 부동산 등기부상의 소유자의 주소와 임야대장상의 소유자의 주소가 다른 경우에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먼저 진정한 소유자가 경정등기(잘못된 것을 바로 잡는 등기)를 신청합니다. 이에 따라 등기부가 변동이 이루어지면, 그 등기부에 기초해 임야대장의 등록사항을 정정하면 됩니다. Q. 모르는 사람이 토지대장에 소유자로 등록돼 있습니다. 어떻게 바로 잡나요. A. 토지의 소유권자는 토지대장에 명의자로 등록된 자를 상대로 소유권 확인청구를 해서 그 판결에 따라 토지대장의 명의자를 바로 잡을 수 있습니다. Q. 토지대장에 등록명의자가 없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토지소유자는 국가를 상대로 소유권확인을 청구해 그 판결에 따라 자신의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Q. 건축물 대장에 최초 소유자로 등록돼 있습니다. 소유권보존등기를 신청할 수 있을까요? A. 대장에 최초 소유자로 등록돼 있다면 소유권보존등기를 할 수 있습니다. - 고윤기 로펌고우 변호사 / 서울지방변호사회 사업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