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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상 골프 세상만사]“공직자들이여 맘껏 골프 치시오!”…대중 골프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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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35호 박현준⁄ 2013.07.15 11:46:09

대한민국은 확실한 골프 강국이다. 최경주 선수를 필두로 약 10명의 코리안 브라더스가 PGA에서 뛰고 있으며, LPGA 시합마다 태극 낭자들이 Top10에 최소한 서너 명씩은 이름을 올리곤 한다. 메이저대회 3연승을 달리고 있는 세계 랭킹 1위 박인비 선수와 올해의 신인상이 유력한 유소연 선수 등이 세계무대를 주름잡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골프 강국 인지도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골프 문화는 한마디로 형편없는 지경이다. 국위를 선양하는 골프 선수들이야 애국자로서 온 국민의 칭송을 받고 있지만, 일반 골퍼들의 경우에는 사회적인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소위 ‘나쁜 사람’으로 치부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골프장에 부과되는 세금은 거의 징벌적으로 매겨지고 있다. 골프의 대중화는 역행되고, 신사의 스포츠인 골프가 부적절한 접대와 비리의 온상처럼 변질됐으며, 특히 공직자들에게는 툭하면 골프 금지령이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세계 10대 경제 강국으로 성장한 우리나라가 유독 골프에서만은 21세기가 아닌 17세기의 모습처럼 크게 뒤떨어져 있고, 골프 산업 전체가 좌초 위기에 빠져있는 상황이다. 과거 프로골프선수의 집을 찾아갔다가 다리를 다쳤던 클린턴 전 대통령이나, 전쟁 와중에도 골프를 즐겼던 부시 전 대통령이 아마도 한국에 있었다면 세간의 비난은 물론 돌팔매질을 당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20년 전 나는 휴가철이면 어김없이 가족들과 함께 대중 골프장에서 자주 라운드를 했다. 골프카나 캐디도 대동하지 않은 채 우리가 직접 골프백을 메고 끌며 라운드를 했고,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아이들과의 라운드는 지금도 무척이나 소중하고 행복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그러나 그 후 약 20년 동안 나는 가족 스포츠로서의 골프를 국내에서 하는 것은 포기했고, 다만 몇 년에 한 번 정도씩 저렴한 동남아 리조트를 찾아 가족 라운드를 해왔다. 그러다가 얼마 전에 쓰레기 더미 위를 녹색의 정원으로 바꿔 놓은 친환경 대중 골프장인 에콜리안 제천 클럽에서 오랜만에 가족 라운드를 가졌다. 9홀 코스를 두 번 돌았는데, 1인당 주말 요금이 7만8000원에 불과했다. 고급 음식점에서의 식사 한 번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우리 가족은 모처럼 꿀맛 같은 5시간을 함께 했다. 골프장을 나서면서 나는 ‘만약 보건복지부 장관과 산업자원부 장관이 은퇴노인, 소상공인 등과 한 조를 이뤄 국민과의 대화를 나누며 이와 같은 대중 골프장에서 라운드를 한다면, 이것이야말로 참으로 아름다운 모습으로 국정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되지 않겠는가’라는 생각을 해 봤다. 나는 이렇게 외치고 싶다. “모든 공직자들은 골프를 치시오. 카트를 끌며 대중 골프장에서 국민들과 함께 라운드 하는 것을 흠잡을 사람은 없으니 안심하고 대중 골프장에서 라운드 하시지요. 그리고 정부는 캐디 없는 알뜰한 골프라면 세금을 완전히 없애주고, 불황으로 문 닫을 위기에 처한 골프장을 장기 임대해서 공직자들에게도 권장하며 저렴하고 행복한 골프를 즐길 수 있게 해 주시오” 만약 이것이 현실 속에서 정말로 이뤄진다면 국민들도 공직자들도 다 함께 행복해질 수 있고, 고사위기에 처한 골프 산업도 살리는 길이 될 것 아니겠는가. - 김덕상 골프칼럼니스트협회 명예이사장(OCR Inc.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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