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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두 골프 세상만사]안젤리나 졸리의 유방을 생각해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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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39호 박현준⁄ 2013.08.12 13:46:22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아마조네스’는 ‘여성무사족(女性武士族’)이다. 이 부족에는 남성이 없다. 오직 여성들로만 이뤄진 부족인지라 종족번식을 위해서는 일정한 계절을 정해 이웃나라의 남자를 만나, 아이를 낳게 되면 여아만 키우고 남아의 경우는 거세하거나 이웃나라로 보내고 아니면 죽였다고 한다. 또 강인한 여전사가 필요했기 때문에 활쏘기에 편하도록 어릴 때 오른쪽 유방을 도려냈다. 아마도 활을 쏘는데 유방은 거추장스런 존재였나 보다. 골프레슨 비디오를 보면, 유방이 큰 여자가 어떻게 스윙해야하는지를 가르쳐준다. 물론 팔이 지나치게 짧은 사람도 특별한 스윙법을 익혀야 한다고 일러준다. 필자는 초보 때나 구력이 20년 넘은 지금이나 골프 스윙에 관한 교습에 대해 어느 누가 설명하더라도 잘 알아듣지를 못한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골프 스윙에서 큰 유방은 상당히 거추장스럽고 불편하다는 내용은 알아들을 수 있겠다. 이를테면 키가 170cm인 사람보다는 180cm인 사람이, 몸이 비대하고 팔다리가 몽당한 사람보다는 몸이 가늘고 긴 팔다리를 가진 사람이 골프에 유리하다고 한다면, 큰 유방보다는 작은 유방이 골프 스윙에는 보다 적합하다는 설명인 듯싶다. 골프 스윙을 할 때, 가슴과 내려뜨린 양팔이 하나인 듯 묶인 두 손목이 꼭짓점으로 이룬 삼각형은 반듯하고 탄탄해야 한다. 곧은 방향과 긴 거리를 내는 빠른 스윙과 강한 임팩트 시에는, 큰 유방이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여성골퍼라면 누구라도 느낄 수 있다. 그렇다면 큰 유방보다는 작은 유방, 아니 아예 유방 없는 탄탄한 가슴 근육만 있다면 더 좋지 않을까. 만약 궁술이나 골프에 인생 전부를 걸기라도 한다면. 미국 영화배우 안젤리나 졸리의 유방제거 수술이 연일 화제다. 그녀는 자신이 BRCA1 유전자 돌연변이를 가졌다는 사실을 안 뒤에 예방적 차원에서 양측 유방절제술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이에 따라 주로 의학계에서 유전자 검사가 수반하는 여러 문제, 특히 윤리적인 문제를 두고 갑론을박이 심했다. 그런데 아무리 예방차원일지라도, 불날 것, 탈날 것, 병들지 모르는 것은 아예 다 없애버리자는 식은 참으로 필자 맘에도 안 든다. 암에 걸릴 확률이 95%인 유방은 제거해버리고, 암에 대한 공포에서 벗어나 맘 편히 살자는 식, 이런 것 말이다. 졸리가 여성이기도 하지만, 그녀는 죽어도 외모를 가꿔야 하는 여배우인 데다가 세계적인 섹시 아이콘의 대명사가 아닌가. 그런 섹시 아이콘의 유방제거 소식은 필자를 몹시도 경악하게 만들었다. 유방은 여성의 상징이다. 온 세상의 모든 여성은 풍만하고 아름답고 섹시한 유방을 갖기를 원하고 있다. 더구나 대부분의 여배우들은 섹시한 유방을 위해서라면 성형을 비롯해 무슨 짓이든 불사한다. 얼마 전 필자가 목욕탕에 갔을 때 유방 한 쪽을 도려낸 여자의 벗은 몸과 마주쳤다.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섬뜩한 느낌이 들었다. 그러다가 필자 역시 몇 개의 장기를 적출했다는 자각이 왔다. 유방 한 쪽으로 삶과 죽음이 갈린다면 당연히 유방 한 쪽을 버리는 게 당연하고, 담낭에 돌이 생겨 극심한 고통을 받는다면 아예 담낭을 떼어버려야 할 것이다. 팔 하나, 다리 하나 내어주고라도 건강과 생명을 지킬 수 있는 경우라고 한다면 당연히 팔다리 한 쪽씩도 내주어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졸리의 예방적 유방제거 수술에 대해서는 암세포가 발견되었을 때 해도 늦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은, 필자 자신의 인생관, 가치관, 윤리관 등을 돌아보게 만든다. 향후에 골프를 더욱 잘하기 위해 유방을 제거하는 여성 골퍼가 나타날지도 모를 일이다. - 김영두 골프칼럼니스트협회 이사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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