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캐디비가 지난 5월부터 인상돼 지금은 대부분 12만원이다. 하지만 캐디피가 인상됐다고 서비스가 좋아졌느냐….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요즘 경기도 지역을 중심으로 신설 골프장이 늘어 여성 캐디 구하기가 어려워졌다. 이에따라 각 골프장은 캐디에게 선심성 대우를 해주는 일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 이전에는 18홀 라운드를 끝내고나면 잡초 뽑기나 파진 구멍 모래 메우기, 담배꽁초 같은 쓰레기 줍기를 시켰으나 지금은 턱없는 이야기이다. 조그만 골프장에서 불공정 대우를 느끼면 신설 또는 주변 골프장으로 쉽게 옮겨 가버린다. 캐디 주가가 올라가자 그 피해는 고스란히 고객들 몫이 되는 경우도 있다. 골퍼의 나쁜 매너와 비례해 훈련이 안 된 초보캐디가 있는가 하면, 늙은 여우같이 골퍼를 봐 가면서 스코어에 선심 쓰고, 골프채나 갖다 주고, 핀까지 대략 거리를 말해주고, 야한 농담 받아치면서 적당히 18홀 마무리하는 캐디도 있다. 운이 나쁘면 골퍼가 캐디에게 놀림을 당하고, 당연히 받아야할 기본적인 서비스를 받지 못할 때도 있다. 한 번은 제주도 골프장에서 몸살이 난 캐디가 배정돼 18홀 내내 캐디를 돌봐야하는 주객전도의 경우를 경험한 적이 있다. 초보 여성골퍼의 배정에 불만을 표하는 화난 캐디를 달랜 적도 있다.
훌륭한 캐디는 골퍼의 특성을 첫 스타트 홀에서 파악하고 현명하고 요령 있게 대처하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노동력만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골퍼가 코스와 홀에 대해 알고 싶어 하는 것과 위험사항 등을 알려주고 전술적으로 홀 공략방법을 제공할 수 있는 전문지식을 갖춰야 한다. 요즘 골퍼들은 육체적 노동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는 것보다는 캐디의 전문지식과 코스 홀 노하우 그리고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서비스를 원하는 것이다. 필자가 지금까지 라운드 해 본 우수 캐디 중에서는 여주 트리니티 유미나 캐디와 안산 제일골프장(사장 김효일)의 황주연 캐디이다. 두 캐디 공히 골퍼들의 심중을 충분히 이해하고 상황에 따라 골퍼가 원하는 것을 사전에 감지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언제나 고객을 대하는 태도가 정중하고 웃음 띤 얼굴이 특징이다. 앞으로 이러한 친절하고 전문성을 갖춘 우수한 캐디가 많이 탄생돼 골퍼들의 하루나들이를 즐겁게 해줬으면 좋겠고, 캐디들의 우수 서비스에 본보기가 됐으면 한다. - 김맹녕 골프칼럼니스트 겸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