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이타현은 큐슈의 남쪽 연안에 위치한 항구로 온천타운으로 유명한 뱃부와 최고급 휴양지 유후인에 인접하고 있다. 위로는 후쿠오까현이, 아래로는 구마모토현과 미야자키현이 자리 잡고 있다. 비행기로 1시간 20분 만에 오이타 국제공항에 도착하니 시골풍의 공항이어서 입국수속도 20여 분만에 끝난다. 오이타 공항에서 자동차를 타고 30분 만에 퍼시픽블루 & 골프리조트에 도착했다. 항공과 육상교통을 이용하는 시간도 매우 가깝고 짧아 한국에서 매우 편리한 근접성을 자랑한다. 일본 쿠니사키 반도에 위치한 퍼시픽블루 & 골프리조트는 스페인의 자존심이자 브리티시 오픈 3회와 마스터스 2회 그리고 87번이나 우승컵을 차지해 유럽을 대표했던 세베 바예스테로스 투어프로가 디자인했다. 일본 버블 23년 전에 63만평 부지위에 18홀과 수영장, 테니스코트 및 코스를 따라 롯지(lodge)가 어우러진 말 그대로 다이내믹한 컨트리클럽이다. 이 골프장 당시 오너는 600만 불을 설계비로 지불했다고 한다.
세계 100대 골프장에 랭크되는 명품 골프장 전장 화이트 티에서 6544야드(챔피언티 7085야드)에 18홀 파 72인 이 코스는 천혜의 자연 속에서 늘 푸른 산과 18홀 중 16홀이 탁 트인 태평양의 에메랄드빛 바다를 조망할 수 있다. 역동적인 라운드를 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어 마치 배를 타고 섬을 도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아웃코스는 비교적 평탄해 스코어가 잘 나오지만 인코스는 다양한 업다운과 도그레그홀 등으로 변화무쌍한 샷을 경험할 수 있는 스릴만점의 홀이 연속적으로 나타나 골퍼를 괴롭힌다. 여기에다 수시로 방향을 바꾸어 불어오는 바닷바람으로 인해 거리계산도 어렵고 페어웨이의 다양한 경사가 골퍼들의 샷을 편안하게 해주지 않는다.
페어웨이 양쪽은 OB 아니면 산 경사여서 티샷이 휘게 되는 날이면 언덕 위로 올라가야만 하는 고통이 뒤따른다. 가끔 스코틀랜드의 그라스 벙커가 공을 잡아버려 탈출 조차 어렵게 만들어 골퍼들을 낙담시켜 버린다. 설계자 세베를 상징하는 17번 파3시그네쳐 홀 이 골프장의 17번 홀은 스페인 골프 영웅 세베 바예스테로스의 이름 첫 ‘S’자를 기념해 디자인된 홀로 워터해저드가 그린 주위를 역시 S자로 휘감아 돌고 있다. 아마추어 골퍼들은 짧거나 길거나 좌우로 공이 휘면 워터헤저드에 공을 빠트리기 쉬운 곳이다.
이 파3홀은 오이타현 26개 골프장은 물론이고 규수 및 일본전체에서 손꼽히는 최고의 명홀로 자리 매김을 하고 있다. 이 홀은 언덕 위에 있어 일본 10대 일출 포인트여서 해 뜨는 장면을 감상할 수 있다. 클럽하우스는 길이가 170m가 넘어 기네스북에 오를 정도로 사치스럽고 현란한데 설계비만 300만 달러를 주고 지은 세계적인 클럽하우스이다. 일식 레스토랑의 ‘백랑’은 일본 전통 가이세끼 요리를 전문으로 하며 최상의 신선한 재료를 이용해 일본의 전문요리장이 고객의 주문에 따라 일본식에서부터 서양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요리를 제공해준다.
기네스북 오른 세계에 최장 클럽하우스 골프를 치지 않는 관광객들이나 장기간 골프와 휴양을 위해 거주하는 골퍼들은 하루 정도 시간을 내어 인근 한 시간 내에 위치한 히메시마(섬)을 배를 타고 방문해 섬 일주를 하면 좋다. 등대와 대하(새우) 양식장, 화산 불출구, 물 위에 떠있는 섬, 단층 습곡지층 등을 관찰하고 돌아오는 길에 유명한 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 오고가는 길은 일본 옛 시골풍경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로맨틱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 메밀꽃과 해바라기꽃 그리고 봄에는 유채꽃과 가을에는 해바라기꽃이 만발해 방문자들의 눈을 즐겁게 해준다. - 김맹녕 골프칼럼니스트 겸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