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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미 골프 세상만사]청마의 해! 홀인원의 기상…“주저하던 날개 곧게 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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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62호 손영미 골프칼럼니스트협회 정회원⁄ 2014.01.20 13:46:35

어둠을 일깨우고 잠자던 의식을 깨우는 새해! 첫 1월, 지금 당신은 어떤 다짐을, 꿈을 준비 중인가? 상사의 눈치를 살피며 신년회 준비로, 또 깊은 밤을 새우며, 업무보다는 기라성 같은 임원들의 의전에 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지는 않은가.

모두가 덕담을 나누며 신년 인사를 나눌 때쯤 필자도 오랜 지인들과 함께 조촐한 대포집에서 저녁시간을 갖게 됐다. 지난 이십여 년을 함께한 대학 동기와 지인들로 가득 찬 식당에 들어서면서부터 소란스러운 인사와 포옹으로 열기가 뜨거웠다. 온 세상이 희망을 말하고 있지만, 중산층 서민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 줄 단 한명의 친구가 필요했는지도 모른다.

매년 호텔 레스토랑 뷔페에서 모임을 도맡던 친구가 이번에는 대학 때 추억이 담겨있는 대포집을 말하며 훈훈함을 일깨웠다. 식당 홀 안 TV에서는 아나운서와 프로들이 나와 LPGA 전인지 선수의 신인왕을 놓고, 지난해 부상으로 인한 후반 부진함에 대해 아쉬움이 뒤 섞인 인터뷰가 이어지고 있었다.

대기업에서 영업부장을 하던 한 친구는 바로 위 국장이 거래처와 커넥션으로 로비자금을 받아 퇴출 위기를 알고도 모른 척 눈감은 죄로 감봉을 당했다. 또 한 친구는 사학의 전당에서 학위를 두고 교수의 권위주의에 짓눌려 매번 말 한마디 제대로 반박 못하고 고배를 마셨다. 은행지점장이던 친구는 그동안 일궈온 지역구에서 부실한 실적을 올린 탓에 외곽 지역으로 밀려난 사례를 토로했다.

삶의 현장에서 배움에 대한 갈증을 채우려 그 바쁜 일과 중에도 새로운 미래를 위한 투자와 향학의 열정과 탐구심이 한 대학교수의 지나친 권위와 편견적인 훈계로 소통의 출구를 잃은 채 또 고배를 마시게 된 경우는 한편으로는 안타까운 일이다. 경기 침체와 불황으로 평소 자신이 신입사원 시절부터 애써 가꿔온 지역구가 한순간에 날아간 은행지점장의 사연은 곁에 앉아 듣기에도 너무 애석하다.

이러한 애석하고 소란스러운 술자리 도중에도 연신 TV로 눈을 돌리는 필자의 눈에 전인지의 강한 다짐이 가슴으로 와 닿았다. “프로는 핑계 댈 게 없는 것 같아요. 항상 대중에게 경기 결과로 보이고 판단받기 때문에 프로답게 그 과정을 준비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힘들 때면 항상 ‘투명한 버블 속에 갇혀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외부와 완전히 단절된 채 직면한 문제에만 집중하려고 해요” 이제 갓 골프계에 입문한 19살 어린 선수에게 저런 담력과 지혜가 있었다니 실로 놀라웠다.

지난해 신체 건강상 부진을 후회하지 않고 지나간 일을 쿨하게 잊어버리면서, 다시 새해 목표를 다짐하는 그녀는 ‘미스 컷’ 하지 않고 꾸준하게 성적을 내는 것이었다. 아울러 선수들이 남은 대회를 치르고 있을 때, 그녀는 치료와 재활운동을 시작했다. 필자도 전인지 선수의 그런 긍정적인 에너지로 이내 마음이 밝아졌다. 골프는 정직함과 명예를 중시하는 스포츠다. 스스로 심판이 되고, 스스로 게임 플레이어가 되는 유일한 스포츠다.

인생도 이와 맞닿아 있다는 점 또한 큰 매력이다. 때마침 불이 번쩍이며 휴대폰 문자가 왔다. 타이거 우즈, 로이 맥길로이의 홀인원 동영상이 배달됐다. 찐한 감동과 환희가 가슴 가득 차올랐다. 홀인원의 기상과 함성이 지난해 주저하던 이들의 기운을 되살려 힘찬 날개로 올 곧게 펼쳐지기를 간절히 기도해본다.

- 손영미 골프칼럼니스트협회 정회원 (극작가/서울아트스토리) (정리 = 이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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