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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철 와인 칼럼]영어 배우듯이 와인도 배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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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63-364호 김준철 한국와인협회장⁄ 2014.01.27 16:43:08

지난 1년 동안 제 글을 읽으면서 많은 도움이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어떤 이유든 와인을 배우거나 마시면서 즐거움이 없다면 와인이 아닙니다. “아는 것보다는 좋아하는 것이 낫고, 좋아하는 것보다는 즐기는 것이 낫다.”라는 옛말이 있습니다.

이렇게 와인 지식을 쌓다 보면,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과 같이 와인을 잘 알수록 그 즐거움이 더 커집니다. 아무런 지식도 없이 음악이나 미술을 감상한다고 해서 안 될 것은 없지만, 그 작품을 만든 사람과 그 배경에 대해서 잘 안다면 즐거움은 훨씬 더 커지기 마련이지요.

와인같이 경이로운 음료는 없습니다. 단순히 썩은 포도주스가 어떻게 수많은 문화권의 중심에서 이렇게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었을까요? 와인에 빠진 사람들은 그저 와인을 마시는 데 그치지 않고, 좋은 와인을 수집하고, 그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책과 자료를 구해서 읽고, 수입의 상당 부분을 와인을 구매하는데 소비합니다.

또, 예술적인 가치를 지닌 고급 와인을 만들고자 보수가 좋은 직업을 포기하고 포도밭에 들어가서 사는 사람도 많습니다. 우리나라와 같이 와인을 본격적으로 생산하지 않는 곳에서는 와인의 강한 엘리트적인 이미지를 부러워하면서 와인을 마시고 그것을 배우기도 합니다.

이제는 와인도 영어 배우듯이 배워야 합니다. 와인은 국제무대에서 말 없는 언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와인의 세계를 알면 음악이나 미술의 세계를 아는 것처럼 또 하나의 세계를 알게 되어 인생이 풍요롭게 변합니다. 와인의 종류는 하늘의 별만큼 그 숫자가 많습니다.

▲사진 = 연합뉴스


세계 각 국의 모든 와인을 다 배우려고 했다가는 시간만 낭비하니까, 와인이란 것이 어떤 것인지 그 기본 지식을 알아두고, 병을 보고 고급인지 아닌지 구분할 정도가 되면 충분합니다. 기본 원리를 알고 중요한 산지의 특징만 알면 그 다음에 혼자서도 자세한 공부를 할 수 있습니다.

와인을 배우는 목적은 다른 사람의 결정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입니다. 어떤 와인 전문가가 “생선에는 레드와인을 마시는 것이 아니다.”라고 하면, 이에 자신 있게 “나는 그렇지 않다.”라고 대응할 수 있어야 합니다. 즉, 남의 눈치 보지 않고 소신껏 행동해야 합니다. 이름난 전문가가 아무리 맛이 좋다고 추천해도 나에게는 맞지 않다고 과감하게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하며, 나에게 맞는 와인을 찾아내야 합니다.

그러면서 이것저것 많이 마셔보면, 어느 정도 와인에 대한 주관이 확립됩니다. 발효 식품은 처음에 친해지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한번 맛을 들이면 평생 없어서는 안 될 것으로 자리를 잡습니다.

이제는 친한 사람끼리 단란한 모임이나 품위 있는 사교 모임에서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고, 대화의 물꼬를 트는 술로서 와인을 한두 잔 가볍게 즐기는 습관이 형성될 것이며, 그렇게 되어야 우리의 음주문화도 안정 되고, 우리의 생활도 여유를 가지고 풍부해질 것입니다. 맛있는 음식과 좋은 와인을 준비해 놓고,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한다면 그 이상의 행복이 어디 있겠습니까? 와인은 무엇보다도 우리에게 행복과 즐거움을 주어야 합니다.

- 김준철 한국와인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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