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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원섭 대기자가 만난 사람 -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감회에 젖을 시간도 없었다”

“최우선 순위는 세월호 진상규명과 특별법제정…청와대 인사시스템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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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81-382호 심원섭 기자⁄ 2014.06.05 08:52:17

▲사진 = 이성호 기자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안대희 총리후보자의 자진사퇴를 보면서 마음이 참 무거웠다. 특히 청와대의 인사검증 시스템이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지 2년이 되도록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대한민국 미래에 많은 걱정을 낳게 하고 있다. 더구나 인사검증 시스템의 최종 책임자는 인사위원장인 청와대 김기춘 비서실장이라는 점을 생각할 때 당연히 죄책감을 느껴야 할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신임 원내대표는 CNB저널과 인터뷰에서 안대희 총리 후보자가 내정된 지 불과 6일 만에 인사청문회에 서지도 못한 채 전격 사퇴한 것과 관련해 이 같은 심정을 토로했다.

이어 박 원내대표는 ‘주요정당의 첫 여성 원내대표라는 상징성에 대한 소감을 말해 달라’는 기자의 질문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특히 세월호 참사로 온 국민이 마음으로 울고 계신 시점에 중책을 맡게 되어 더욱 그렇다. 첫 여성 원내대표에 당선된 감회에 젖을 시간도 없었다. 세월호 진상규명과 특별법제정이 원내대표가 되자마자 해야 할 최우선순위의 일이 되었다.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 그리고 슬퍼하시는 국민을 대신해서 제1야당 원내대표의 직분을 성실하게 수행하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와 CNB저널의 일문일답이다.


- 5월 29일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 계획서가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는가.

“국정조사계획서 협상이 가까스로 타결된 것은 사실상 ‘세월호 국회’가 시작됐다는 점을 의미한다. 물론 국회의원회관 대강당 찬 바닥에서 2박3일을 지새운 유가족들의 절규와 호소 속에 야당이 양보를 다한 끝에야 타결한 점 때문에 마음으로는 부족한 점이 많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는 세월호 국회의 사명인 성역 없는 조사를 해야 한다. 소속의원들께서도 유족의 마음, 부모의 마음, 국민의 마음으로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와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오른쪽)가 5월 2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논의하고 있다. 사진 = 이성호 기자


- 협상과정에서 새누리당을 거세게 몰아 부쳤는데.

“새누리당은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 계획서 작성을 위한 협상에서 청와대 김기춘 비서실장 이름 앞에서 계속 무릎을 꿇었다. 대한민국에 또 하나의 성역인 ‘김기춘 대원군’의 존재가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세월호 국회의 본령은 재발방지를 위한 성역없는 진상조사로서 29일 새벽 4시까지 국정조사 요구 계획서 협상을 지켜봤다. 유가족 분들도 뜬눈으로 새셨다. 그 이유는 새누리당이 김기춘 비서실장을 보호하려고 했기 때문이었다.”


- 안대희 총리 후보자가 내정된 지 불과 6일 만에 인사청문회에 앉지도 못한 채 전격 사퇴했다. 왜 이런 상황에 생겼다고 보는가.

“안대희 총리후보자의 자진사퇴를 보면서 마음이 참 무거웠다. 그러나 청와대의 인사검증 시스템이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지 2년이 되도록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은 대한민국 미래에 많은 걱정을 낳게 하고 있다. 더구나 인사검증 시스템의 최종 책임자는 인사위원장인 청와대 김기춘 비서실장이라는 점을 생각할 때 당연히 죄책감을 느껴야 할 것이다.”


- 박 원내대표가 추진하고 있는 이른바 ‘안대희 방지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안대희 방지법’의 주요내용은 공직의 청렴성과 공정성, 객관성을 위해 퇴직 후 다시 공직에 취임하는 경우 일정한 제한을 가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것이다. 미국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2009년에 행정명령을 발동해서 퇴직고위관료가 로비스트로 취업하거나 할 경우 기간제한을 둬서 회전문인사에 제동을 건 바 있다.

안 후보자가 국세청 세무조사 감독위원회 위원장 사퇴 직후 농협과 세금 관련 조약을 맺었다가 총리 후보가 된 직후 5월 23일 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본인 스스로가 농협 계약 문제를 알고 있었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다.

그러면서 안 후보자는 기부금총리가 됐다. 기부금을 내고 총리하겠다는 사람을 국민이 과연 용납하겠느냐. 김영란법 원안이 통과됐으면 그는 총리직에 꿈도 못 꿨을 것이다.”


- 주요정당의 첫 여성 원내대표라는 상징성이 크다. 소감을 말해 달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특히 세월호 참사로 온 국민이 마음으로 울고 계신 시점에 중책을 맡게 되어 더욱 그렇다. 첫 여성 원내대표에 당선된 감회에 젖을 시간도 없었다. 세월호 진상규명과 특별법제정이 원내대표가 되자마자 해야 할 최우선순위의 일이 되었다.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 그리고 슬퍼하시는 국민을 대신해서 제1야당 원내대표의 직분을 성실하게 수행하겠다.” 


- 지난 5월 19일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관련 대국민담화를 발표 했는데 시간이 갈수록 퇴색돼 가는 느낌이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당시 대 국민담화 내용에서 실종자 구조와 진상규명에 대한 강한 의지가 엿보이지 않은 점이 가장 실망스러운 점이었다. 사고발생 초기에 청와대에서 누가 어떤 내용을 보고했는지, 그리고 대통령이 어떻게 지시했는지도 빠져 있어서 알맹이 없는 담화였다. 해경해체와 국가안전처 설치가 주요 골자인데, 정부조직 몇 개 부수고 새로 짓는 것으로 넘어갈 사안이 아니다. 우리 사회의 잘못된 관행과 시스템 부재, 이윤과 욕망에 눈이 멀어 인간생명을 경시하는 풍조에 대한 근원적인 성찰과 대책이 제시됐어야 했다. 무엇보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야 할 책임을 진 대통령으로서 단 한 명도 구하지 못한 것에 대한 통렬한 반성이 있어야 했다.”

▲심원섭 기자와 대담 중인 박영선 원내대표. 사진 = 이성호 기자


- ‘세월호 참사’ 특별법과 특검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데 여야간 이견은 없는가.

“특별법을 만들어야 한다는데 대한 기본적인 공감대는 형성되어 있으나 그 안에 무엇을 담을지에 대해서는 좀 더 논의가 필요하다. 특검은 검찰수사를 지켜본 이후에 가족과 국민들이 미흡하다고 여기거나 의혹이 해소되지 않는 경우에 실시하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 시기는 언제쯤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보는가.

“특별법은 전문가, 유가족, 시민사회의 광범위한 의견수렴을 거쳐서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제대로 된 법을 만들어야 한다. 졸속으로 만들면 세월호 참사가 남긴 교훈에도 어긋나는 것이다.”  


- 필요하면 전직 대통령도 국정조사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당연하다. 전직 대통령뿐만 아니라 현직 대통령도 국정조사 대상이 되는데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 현직 대통령은 재임중 형사소추를 받지 않는다고 헌법에 명시되어 있지만 국정조사는 형사소추가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 헌법은 모든 국민이 법 앞에 평등하고 사회적 특수계급의 창설은 인정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임을 명시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은 국정조사의 대상에 포함되어서는 안 되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헌법정신을 부정하는 것이다.”


- 지금까지의 검찰수사는 어떻게 평가하는가.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평가는 이르다. 제때에 구조했으면 전원 살릴 수도 있었다는 검찰의 소견이 보도되었을 때 또 한 번 마음이 아팠다. 엄정한 수사를 통해서 세월호 참사 관련 범죄행위의 객관적 진실을 한 점 의혹 없이 밝혀주기 바란다.”


- 지방선거 이후 거국 중립내각 구성을 제안했다. 특별한 복안이 있는가.

“박근혜 대통령이 지지층만의 대통령이 아니라 모든 국민의 대통령이 되고 싶다면 자신을 뽑아 준 52%의 국민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자신을 반대한 나머지 48%의 국민도 생각해야 한다. 그런 점을 고려해서 내각을 구성해야 한다.”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5월 22일 국회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관련 긴급현안질문 평가와 의미 간담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사진 = 이성호 기자


- 총리는 어떤 형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야당을 국정의 파트너로 인정하고 야당의 철학과 입장을 존중할 줄 아는 분이 되었으면 한다. 대독총리, 의전총리가 국가적인 재난 상황에서 아무런 힘을 쓰지 못한다는 것이 이번에 증명되었다. 일하는 총리, 대통령에게 직언을 하고 바른 길로 이끄는 총리가 필요하다.”


- 대중성 있는 원내대표로서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새정치연합의 6·4지방선거 필승 전략은 무엇인가.

“선거 전략을 말하기에는 세월호 참사의 충격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조용하고 담담하게 선거운동에 임해 왔다. 따라서 사고를 참사로 키운 무능한 정부에게 준엄한 경고를 내리는 선거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새정치민주연합의 입장이었다.

개인적으로 원내대표 선거를 준비하면서 ‘단 1%라도 선거에 도움이 되는 원내대표론’을 피력했고 이 점이 의원들에게 설득력 있게 전달된 것 같다. 저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이면 달려가려고 한다. 당의 선거 승리에 기여하는 원내대표가 되고 싶다. 이번 지방선거부터 사전투표제가 도입된다. 사전투표제가 도입되면 자기가 사는 지역의 투표소뿐만 아니라 전국 어느 투표소에서도 신분증만 가지고 가면 투표를 할 수 있다. 5월30일, 31일 양일간 사전투표가 있다. 사전투표에 많은 국민들께서 참여해주시기 바란다.”


- 당 지지율이 다소 부진하고 광주시장 문제 등 공천갈등으로 시끄러운데 해법은 있는가.

“선거는 끝까지 가봐야 안다.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선거 때마다 불거지는 공천갈등, 이제는 바꿔야 한다. 선거제도 개편으로 상향식 공천, 즉 오픈프라이머리 제도를 도입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와 ‘강대강 대치’ 전망이 나오는데 직접 상대해 보니까 어떻던가.

“합리적이고 경륜이 있는 분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협상 주체 간의 역학구도는 개인적인 성격이나 협상능력이 좌우하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상호 대립하는 정치적 가치 또는 목표 중 어느 쪽이 더 국민적 동의를 얻고 있느냐 하는 것에 따라서 결정되는 측면이 강하다. 따라서 저는 협상을 할 때 개인 대 개인으로 만난다는 생각보다는 국민을 대신해서 테이블에 앉아 있다는 마음 자세를 가지고 임한다.”   


- 여야 협상 과정에서 특별한 방식이나 원칙은 무엇이며 향후 국회 운영 구상은.

“정부여당이 바른 길을 갈 때는 적극 협조하겠지만, 잘못된 길을 갈 때는 국민을 대신해서 단호하게 견제하고 감시하겠다. 솔직한 것이 최고의 협상전략이라고 생각한다. 국회는 주권자인 국민을 대신해서 입법을 하고 행정부를 감시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곳이다.

따라서 항상 국민과 소통하고 호흡하려는 노력을 할 때 국회도 제대로 운영될 수 있다. 국회의원이 아니라 국민의 입장에서 의회정치를 수행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 박근혜 대통령의 리더십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정치인 박근혜는 선거의 여왕, 원칙있는 정치인이었다. 그런데 대통령이 된 이후에 달라진 것 같다. 제대로 된 보좌를 못 받는 것 같다. 이번 세월호 참사에서도 결단하고, 돌파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단호한 지도자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 재계에서 박 원내대표의 당선을 극구 반대했다는 주장도 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다고 보는가.

“혁신을 위해 노력하고 시장에서 공정하게 경쟁하는 기업이라면 저를 반대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저를 반대하는 기업이라면 아마 꼼수를 써서라도 돈만 벌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기업, 공정경쟁 질서를 저해하는 기업일 것이다.”

-심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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