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3호 심원섭 기자⁄ 2014.06.19 13:26:18
“‘박원순 2기’인 민선 6기에도 시민이 시장인 사람중심의 시정은 계속될 것이다. 특히, 세월호 사고 이후 효율과 이윤이 아니라 사람의 생명과 안전이 우선되고, ‘성장의 크기’보다는 ‘행복의 크기’가 강조되는, 기본과 원칙을 지키는 서울시정을 추구할 것이다”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서울시장선거에서 박원순 후보의 압승의 일등공신으로 평가받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오영식 서울시당위원장이 CNB저널과 단독인터뷰에서 ‘박원순 2기’ 출범에 따른 의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오 위원장은 이번 선거에서 새롭게 탄생한 ‘박원순 현상’에 대해 “‘박원순 현상’의 핵심은 여느 정치인에게서는 보기 어려운 공감과 소통 능력”이라며 “특히 수도권 선거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유세차와 대규모 집회를 생략하고 배낭과 운동화만으로 선거 캠페인을 완주해 리더가 국민과 소통하기 위해 어떤 자세를 가져야하는지를 서울 시민에게 보여준 신뢰에 기반한 국민의 긍정적 반응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또한 ‘서민경제 지킴이’를 표방하고 있는 오 위원장은 서민경제의 질을 높이기 위해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에 대해 “경제민주화를 통해 소득양극화를 해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우리나라 전체 임금 노동자의 약 88%가 중소기업에서 일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대기업과의 하청관계에서 제값 받기 등의 공정거래 질서가 확립되어야 하고, 중소기업의 영역에 대기업이 무분별하게 진출하는 것을 제도적으로 막을 수 있도록 중소기업 적합업종제도를 지금보다 실효성 있게 강화하는 경제민주화가 필수적”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다음은 CNB저널과 오영식 의원의 일문일답이다.
- 6·4 지방선거가 끝났다. 결과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경기와 인천에서의 패배 때문에 다소 아쉬운 마음이 들지만 선거결과만 놓고 보자면 역시 국민들은 현명한 선택을 했다고 할 수 있다. 서울에 국한하여 2010년 지방선거와 비교해서 서울시장 선거에서 박원순 시장의 재선은 물론 기초단체장은 1석, 광역의원은 2석을 잃었지만 기초의원이 201명에서 219명으로 18석이 증가했다는 점에서 승리했다고 자평한다.
특히 새정치민주연합의 빠듯한 창당 일정, 정당지지도가 새누리당에 비해 낮은 상황, 그리고 세월호 참사로 인해 조용한 선거를 치룰 수밖에 없는 상황 등 여러가지 어려운 정치적 환경 속에서도 박 시장을 비롯한 각 후보들이 인물경쟁력에서 우위를 보인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또한 새누리당 후보들의 네거티브 일색 선거전에 대한 서울 시민들의 냉철한 평가가 서울 시장 선거를 비롯한 기초의원 선거 승리의 결과를 만들어 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가장 의미 있는 것은 새정치연합의 강남 3구 약진이다. 비록 기초단체장은 당선시키지 못했으나 박 시장이 과반에 가까운 득표를 했다는 점과 지역생활정치의 근간인 기초의원 숫자가 증가한 점은 새정치연합 전체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강남: 정몽준 54.32% 박원순 45.04%, 서초: 정 52.25% 박 47.17%, 송파: 정 45.88 박 53.41)”
- 서울시 선거 압승의 배경에는 서울시당의 노력이 적지 않았다는 평가가 있다.
“지난 해 4월 서울시당위원장 취임 후 지방선거기획단과 정책기획단의 두 축을 구성해 어느 때보다 먼저 지방선거 준비에 착수했다. 우선 대선 패배에 따른 당원들의 무너진 자존심을 세우고, 당원들의 교육연수기능을 강화하는데 초점을 뒀다. 또한 통합에 대한 전망이 밝지 않은 상황에서도 당원과 시민의 참여와 눈높이에 맞는 혁신 공천의 기준과 원칙을 마련하는 과정을 거쳤던 것이다.
또한 서울시당의 정책적 기능을 강화하고 서울시와의 정책적 협조와 연대를 강화시키는데 역점을 둔 것은 물론, 박 시장과의 긴밀한 정책적 협의와 서울시당의 당원교육연수 프로그램 등 각종 행사에 박 시장의 적극적인 참여 등 어떤 시도당보다 활발히 활동해 왔다. 이를 통해 서울시정에 대한 이해와 공유, 지방의원으로서 가져야 할 철학과 관점의 고양을 이뤄내고 서울시의 주요 정책에 대한 질문과 대답을 통해 서울시당과 서울시가 긴밀히 소통해 왔던 것이 주효했다고 할 수 있다.”
- 박원순 후보의 승리 요인은 무엇이며 재선이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는가.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와 비교되는 박 시장의 신뢰와 공감 능력이 승리의 핵심 요인이었다. 그리고 박 시장은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선거에 끌어들이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고 대립과 갈등 대신 긍정과 통합으로 선거를 완주했다. 정 후보 측의 막장 네거티브 공세에도 포지티브 정책 기조를 유지하는 일관성을 서울 시민에게 보여줬다.
또한 선거 캠페인 방법에서도 큰 차별화를 가져왔다. 수도권 선거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유세차와 대규모 집회를 생략하고 배낭과 운동화로 캠페인을 완주했다. 리더가 국민과 소통하기 위해 어떤 자세를 가져야하는지를 서울 시민에게 보여주었으며 승리의 원동력으로 연결되었다고 생각한다. 소위 ‘박원순 현상’은 리더의 자세와 신뢰에 기반한 공감의 리더십에 대한 서울 시민과 국민의 긍정적 반응이라고 생각한다.”
- 박원순 1기 시정과 2기 시정의 가장 큰 차이점이 있다면.
“큰 틀에서 시정 기조의 차이점은 크지 않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박원순 1기 시정에서 뿌려 놓은 씨앗들이 잘 자라서 열매 맺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난 민선 5기 서울시정은 새로운 변화를 바라는 천만 시민의 소중한 꿈과 희망을 바탕으로 출발했다. 민선 5기의 비전이 ‘함께 만드는 서울, 함께 누리는 서울’이었다. 이런 비전을 바탕으로 박원순 1기 시정은 도시를 위해 사람을 잃어버린 서울을 사람을 위한 도시, 시민이 시장인 도시로 변화시키기 위해 시민과 함께 해 왔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박원순 2기’인 민선 6기에도 시민이 시장인 사람중심의 시정은 계속될 것이다. 특히, 세월호 사고 이후 ‘효율’과 ‘이윤’이 아니라 사람의 생명과 안전이 우선되고, ‘성장의 크기’보다는 ‘행복의 크기’가 강조되는, 기본’과 ‘원칙’을 지키는 서울시정을 추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 최근 여론조사에서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박원순 현상’이 새정치를 상징했던 ‘안철수 현상’과 어떻게 다르다고 생각 하는가.
“이번 선거를 치루면서 새롭게 등장한 단어가 바로 ‘박원순 현상’이다. 특히 ‘박원순 현상’의 핵심은 여느 정치인에게서는 보기 어려운 공감과 소통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박 시장은 시장과 시민을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시민들과 자연스럽고 친근하게 다가가지만 시민들을 대하는 태도에는 진정성과 품격이 몸에 배어 있는 분이다. 박 시장은 새정치연합이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는 수권세력으로 거듭날 수 있는 가능성을 수도 서울에서부터 실질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므로 현실정치에 대한 불신과 정치 개혁에 대한 기대감으로 나타난 ‘안철수 현상’은 현재 안 대표의 정치적 행보를 통해 검증받고 있는 과정에 있으나, ‘박원순 현상’은 소통과 협치를 통해 서울 시민의 검증을 받은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박 시장이 안 대표와 함께 차기대권주자로 분류되는 것은 자신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서울이 가지고 있는 정치적 위상과 비중을 고려할 때 피할 수 없으며 새정치연합의 소중한 자산이자 가치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서울 시장으로서 좋은 평가를 받겠다고 한 박 시장의 주장처럼 서울 시장의 시정에 충실할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