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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행근의 중국부자 이야기 ⑨]중국 국민은 월드컵에 열광, 중국 부자는 축구단에 투자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 마윈(馬雲) 회장, 광저우헝다 지분 50% 매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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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84호 송행근 중국문화학자⁄ 2014.06.26 08:58:22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요즘 지구촌의 가장 뜨거운 이슈는 뭘까? 단연 월드컵 축구일 것이다. 브라질에서는 축구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치열한 전쟁을 치르는 중이다. 하지만 중국은 강 건너 불구경을 할 수 밖에 없다. 브라질 월드컵에 나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중국은 월드컵 본선에  2002년에 단 한 번 출전했다. 그러나 관심과 열기는 출전국 못지않게 뜨겁다. 최근 밤새 월드컵을 시청하던 중국인 축구팬 3명이 사망하고, 임신부가 유산까지 했다.

중국의 대표적인 축구광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다. 그는 2012년 더블린 크로크파크 경기장에서 시축하는 사진을 집무실에 놓아둘 만큼 축구에 관심이 많다. 중국의 월드컵 본선 진출과 개최, 우승이 소원이라고 서슴없이 말한다. 

중국부자들은 축구를 좋아할까? 축구를 좋아하기 보다는 축구 구단에 관심이 크다. 한마디로 돈이 되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중국 억만부호들은 국내외에 걸쳐 축구에 과감한 투자를 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우리나라 월드컵 국가대표 수비수인 김영권 선수가 뛰는 광저우헝다(廣州恒大)다.

지난주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의 마윈(馬雲) 회장은 헝다의 지분 50%를 12억 위안(미화 1억9200만 달러)에 매입했다. 또한 중국의 최고 갑부 왕젠린(王健林) 중국 다롄완다(大連萬達) 그룹 회장은 올해 1월 약 3050억원을 투자해 영국의 프리미어리그 축구팀인 사우샘프턴 인수를 추진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03위인 중국 축구에 억만장자들이 돈을 쏟아 붓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그 이유에 대해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크게 3가지 요인을 들고 있다.

첫째, 높은 수익률이다. 광저우헝다는 부동산업계 억만장자인 쉬자인(許家印) 헝다그룹(恒大集團) 회장이 투자했다. 설립 당시 구단의 가격은 1억 위안에 불과했다. 그런데 지난주 알리바바의 마윈(馬雲) 회장이 중국 프로축구팀 ‘광저우헝다’의 지분 50%를 12억 위안에 매입했다. 따라서 쉬 회장은 축구팀 투자 4년 만에 23배의 투자수익을 거둔 셈이 된다. 연간 수익률로 환산하면 220%나 된다.

▲광저우헝다구단


둘째, 마케팅 수단이다. 축구는 중국에서 영향력이 큰 마케팅 수단이다. 지난해 중국 국영 방송 CCTV 전파를 탄 스포츠 경기 중 절반가량이 축구 경기였다. 중국에서 축구는 어떤 다른 스포츠 종목 보다 많은 수의 TV 시청자를 확보한다. 그에 따라 얻을 수 있는 마케팅 매출 및 효과도 높다.

셋째, 정치권과의 관심사 공유이다. 중국 정부는 축구 발전에 관심이 많다. 중국의 부자 서열을 정기적으로 발표하는 ‘후룬(胡潤)’의 발행인 루퍼트 후게베르프는 “중국에서 10명의 최고 부자 가운데 3명이 축구에 투자하고 있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라면서 “사업적 판단이 작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최고의 권력자 시진핑은 소문난 축구광이다. 축구에 투자하면 기업과 지방정부간에 더 좋은 관계를 만들 수 있다. 또  기업인이 평소 접근하기 힘든 인적 네트워크에 접근할 기회라는 강한 믿음이 형성돼 있다.

그렇다면 축구는 천만부호가 가장 선호하는 운동일까? 아니다. 천만부호와 억만부호가 가장 선호하는 스포츠는 수영이다. 중국에는 어지간한 아파트마다 수영장이 있을 정도로 수영은 중국인에게 사랑받는 운동이다. 특히 중국 수영영웅 쑨양(孫楊)이 아시아 선수 최초로 세계선수권대회를 3관왕을 제패하면서 더욱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아리바바 마윈회장의 헝다축구단 투자


중국에서 돈 벌고 싶으면 골프를 쳐라

천만부호들이 선호하는 운동을 보면 남녀 간 차이가 난다. 후룬 연구원이 발표한 ‘2014 중국천만부호브랜드경향보고서’에 따르면, 남자 천만부호가 가장 좋아하는 운동 톱5는 수영(20.2%), 골프(14.7%), 조깅(12%), 등산(10.6%), 요가(8.5%) 순이다. 하지만 여성 천만부호가 가장 좋아하는 운동 톱5는 수영(22.5%), 요가(18.5%), 골프(12.3%), 조깅(11%), 등산(7.1%) 순이었다.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사업을 하는 기업가들에게서 중국에서 돈 벌고 싶으면 골프를 치라는 말이 있다. 골프는 은밀한 비즈니스와 교감이라는 특성을 지녀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운동을 위해 골프를 치는 것이 아니라 비즈니스를 위해 클럽을 쥔다. 등산 역시 천만부호가 즐기는 운동이다.

최근 등산인구는 중국에서 폭발적으로 늘고 있고 그에 따라 아웃도어 시장이 팽창하고 있다. 고급 백화점에 가면 보통 중국인들의 월급에 몇 배나 되는 아웃도어들이 쇼윈도에 멋지게 장식돼 있어 그 뜨거운 열기를 실감한다. 특히 최근에 천만부호들 사이에는 승마가 가장 빨리 성장하는 스포츠로 각광받으면서 8위를 차지했다. 또한 천만부호의 자식들 사이에 승마는 골프, 펜싱, 테니스 등 함께 4대 귀족 스포츠로 각광받고 있다.

운동은 천만부호의 행복과 매우 밀접하다. 천만부호들은 개인생활에서 운동을 통해 행복을 느끼는 비율이 29%나 됐다. 반면에 개인생활에서 불만족을 느낄 때 운동부족이 37%를 차지할 정도 비중이 높았다. 천만부호들은 운동을 통해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다.

▲수영은 중국 천만부호가 가장 선호하는 스포츠다


중국에서 운동으로 부호에 오를 수 있을까? 세계적 스타가 되면 엄청난 돈을 거머쥔다. 그 대표적인 사람이 테니스 스타 리나(李娜)이다. 티단저바오(體壇周報)에 따르면 리나는 지난해 1245억 위안(약 213억원)을 벌어 3년 연속 부동의 1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이미 올해 호주오픈테니스에서 여자단식을 우승하면서 상금으로 265만 호주달러(약 24억 8000만원)를 벌었다. 또한 배드민턴 스타 린단(林丹)은 연 수입이 3000만 위안(54억원)이며, 우리나라 수영선수 박태환의 라이벌 쑨양(孫楊)은 연 수입이 2200만 위안(약 37억원)에 이른다.

어떤 운동을 해야 떼돈을 벌까? 중국에서 운동으로 억만부호에 오를 수 있는 가능성이 큰 종목은 테니스와 축구 그리고 골프이다. 티단저바오의 ‘2013년 중국운동선수 수입통계’에 따르면, 10위권 안에 축구 선수가 5명으로 가장 많았다. 테니스 선수가 2명 및 배드민턴, 수영, 농구에서 각각 1명씩이었다. 지난 한해 총 16명의 중국 운동선수가 17억원 이상의 수입을 기록했다. 특히 축구에서 팡단중(榜單单)과 정즈(鄭智) 등 광저우헝다 선수들이 7명이 억만부호에 올라 기염을 토했다. 이들은 최고 1900만 위안(약 34억원)에서 최저 1380만 위안(약 24억원)의 연봉을 받고 있다. 골프선수인 펑산산(冯珊珊)과 양원총(梁文冲)은 지난해 각각 1450만 위안(약 26억원)과 1300만 위안(약 23억원)을 벌었다.

불규칙한 시간으로 편성된 월드컵 축구경기를 시청하다보니 몸도 피곤하고 정신도 몽롱하다. 땀으로 온몸이 젖을 정도로 테니스를 치면서 부자가 되는 꿈을 꿔야겠다.

- 송행근 중국문화학자 (정리 = 이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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