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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병두 미래 칼럼]버넘의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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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87호 구병두 건국대 교수⁄ 2014.07.17 08:4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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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말)의 중요성은 이루 헤아릴 수 없다. ‘말은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는 말은 ‘가는 말이 고우면 오는 말도 곱다’는 의미와도 상통한다. 항상 말조심하라는 교훈이 내포되어 있다. 말은 부피나 질량을 가지지는 않지만 입 밖으로 나간 순간 상대를 행복하게 할 수도 불행의 도가니로 몰아넣을 수도 있다.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다.

대개 사람들은 대화 중에 별 생각 없이 타인에 대해 말한다. 양념삼아 험담을 하기가 일쑤다.  사실을 호도하거나 당사자가 듣기라도 하는 날에는 큰일 날 말도 거리낌 없이 하곤 한다.

세치 혀끝에서 나오는 말 한마디가 때로는 그 어떤 무기보다 더 큰 위력을 가질 수도 있다. 사람들은 비밀스러운 것일수록 지키지 못하고 타인에게 알리고 싶어 안달한다. 그래서 지인에게 조심스럽게 비밀을 얘기할 때면 너만 알고 있으라며 몇 번이고 다짐을 받은 다음 험담을 하는데 익숙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발 없는 말이 돌고 돌아 결국에는 그 특정인마저도 알게 된다.

세상에 비밀이란 없다. 누구나 모든 것을 안다는 것이 ‘버넘의 법칙(Burnham’s Law)’이다. 만일 자신이 악성 루머의 중심에 서 있다고 가정해 보자, 아마도 너무 황당해 머릿속이 하얗게 될 것이다. 매사 남을 배려하는 역지사지(易地思之)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적어도 악성 루머로 인한 피해자는 없을 것이 분명하다.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라 알려져 있지만 때로는 어리석기 그지없는 존재다. 인간 개개인은 본인만 악성 루머의 피해자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착각하는 데에서 어리석음의 극치를 볼 수 있다. 

심리학자들은 남을 칭찬할 때는 당사자가 없는 데에서 하는 것이 효과가 더 크다고 말한다. 버넘의 법칙이 칭찬과 감사, 축복처럼 긍정적인 표현에 그치지 않고 비방과 험담 등 악성 루머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기 때문이다. ‘낮말은 새가 듣고 밤 말은 쥐가 듣는다’는 평범한 진리를 항상 염두에 두자. 말조심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뿐 아니라 버넘의 법칙의 양면성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데에도 분명 도움이 된다.  

오늘날 SNS(social network service)에서 정보 확산속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그러기에 남의 입에 오르내리지 않으려면 매사 도덕적인 언행으로 일관하면서 모범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  공인들은 말할 필요가 없다. 공직에 뜻을 두고 있는 사람들은 평소 모범적인 생활을 하지 않으면 그 뜻이 순식간에 무너진다. 인사청문회에서 숱하게 검증된 바 있다.

한편 몇몇 몰지각한 누리꾼들이 재미삼아 올린 글들이 급기야 고귀한 생명마저도 빼앗을 수 있다. 아무 잘못도 없는 사람을 호도하는 몰상식한 사람은 스스로도 언젠가는 그렇게 당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악성루머는 점차 줄어들지 않을까.

사람들은 누구나 남으로부터 인정받고 칭찬받고 싶어 한다. 그러려면 남을 먼저 배려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칭찬할 때 버넘의 법칙을 잘만 활용한다면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 이 법칙을 어떻게 활용할지는 오직 당신의 선택에 달려있다. 

- 구병두 건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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