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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삼성의 어닝쇼크, 중국 IT군단의 역습 “조선도 세계1위 뺏겨, 폭풍우 헤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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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88호 김경훈 편집인 겸 편집국장⁄ 2014.07.24 11:30:57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성공은 성실만으론 이룰 수 없다. 가장 유망한 시장을 찾아 흐름을 잘 타야 한다. 태풍의 길목에 서면 돼지도 날 수 있다. 21세기 산업의 태풍은 바로 모바일과 인터넷이다.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하락과 중국의 IT기업 샤오미의 눈부신 약진을 보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삼성전자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5%, 24.5% 급감했다. 특히 영업이익(7조 2000억원)이 8조원 이하로 떨어진 건 2년 만이다. 증권가 예상치보다 무려 1조원이나 미달했다. 삼성의 어닝쇼크는 샤오미와 레노버, 화웨이 등 중국 IT군단의 대공습 때문이다. 이들 가운데 샤오미(Xiaomi Tech 小米科技)가 눈에 들어온다. 


거대한 좁쌀 샤오미(小米), 스마트폰 판매 삼성 앞서

이름도 생소한 좁쌀, 샤오미가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에서 일대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1분기에 애플을 제쳤다. 삼성과 레노버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지난 4월에는 삼성보다 스마트폰을 더 많이 팔았다. 설립된 지 4년, 첫 제품을 출시한 지 3년만이다. 거품을 뺀 초저가·고사양 전략이 먹혀들었다. 거대한 좁쌀의 괄목할만한 무한 변신이다.

샤오미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 레이쥔은 창업 멤버들과 좁쌀죽을 함께 먹으며 사업의지를 다졌다. 애플의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해 아웃소싱으로 전 과정을 제작한다. 1년에 한 가지 제품만 출시한다. 마케팅비용은 매출액의 1% 수준이다. 애플과 유사한 디자인과 제품명으로 후광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스마트폰 가격도 갤럭시의 절반(1999위안, 33만원) 수준이다.

샤오미는 스마트폰만 만드는 게 아니라 플랫폼에 기반한 콘텐츠를 생산한다. 아마존의 킨들처럼 기기는 저렴하게 팔되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늘린다. 자체 생태계를 구축해 수익을 증대시키는 전략이다. 첫 제품은 스마트폰 단말기가 아닌 운영체계(OS)였다. 디자인과 성능을 사용자 입맛에 맞게 뜯어고치는 소비자친화형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다.    

샤오미의 자체적인 운영체계는 1석3조의 효과를 보고 있다. 구글 안드로이드마켓이 아닌 자체 앱 스토어를 갖추고 있다. 삼성도 지금까지 못한 일을 단기간에 해냈다. 기술 선도회사로서의 위상을 갖춰 부품공급에 난색을 표하던 퀄컴과도 손잡았다. 이밖에 이 회사 스마트폰은 수시로 업데이트가 가능해 마치 다마고치를 키우는 것 같은 재미가 있다.


한국 제조업은 ‘차이나 패닉’…굼뜨면 죽게 생겼다

중국 IT기업들이 세계 중저가 휴대폰시장을 석권하는 현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프리미엄급에서도 한국을 맹추격하고 있다. ‘세계의 공장’이라던 중국은 이제 제조업의 슈퍼 파워로 군림하고 있다. 추격자(fast follower)에서 선도자(first mover)로 급부상하고 있다. 한국의 제조업 입장에서 보면 ‘차이나 패닉’(china-panic)임에 틀림없다.

2000년대 초반 중국 전자시장은 한국과 일본이 지배했다. 그러나 지금 주도권은 중국으로 넘어가고 있다. 한국의 제조업은 스마트폰시장 부진뿐 아니라 겹겹이 위기다. 부동의 세계 1위였던 조선은 상반기 수주 실적에서 중국에 뒤졌다. 철강과 자동차도 비교우위가 사라진 지 오래다. 항공우주와 슈퍼컴퓨터, 전기차 등 미래 산업도 중국이 압도하고 있다.

중국 가전업체 하이얼은 2008년부터 5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많이 냉장고를 팔았다.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는 미국 에릭슨에 이어 세계 2위를 굳히고 있다. PC시장에서 레노버는 절대 강자다. 제조업뿐 아니다. 공상은행은 더 뱅커 선정 세계은행 1위다.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 말대로 중국기업보다 굼뜨면 죽게 생겼다.

중국은 삼성 버금가는 회사를 8개나 만든다는 야심찬 프로그램을 진행중이다. 우리는 삼성 의존도가 높다.(GDP 30%) 삼성그룹 수익 80%가 삼성전자에서 나온다. 삼성전자 주력이 스마트폰이니, 스마트폰 위기는 곧 경제의 위기다. 중국 IT군단의 역습이 거세다. 잘못하다간 경제 성장판이 닫히게 생겼다. 한 배를 타고 함께 폭풍우를 헤쳐 나가자. (풍우동주 風雨同舟)

- 김경훈 편집인 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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