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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맹녕 골프 칼럼]또 캐디 성희롱사건, 골프문화 재정립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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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97호 김맹녕 골프칼럼니스트 겸 전문기자⁄ 2014.09.25 08:49:47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요즘 골퍼들 사이에서는 캐디 성희롱 문제가 뜨거운 감자다. 전직 거물급 정치가이자 사회적 유명인사가 무얼 어떻게 했길래 캐디가 고유 업무를 중단하고 그분을 성희롱으로 고발했을까? 모두들 그 높으신 분의 처신에 실망과 분노를 느끼면서 진실을 확인해 보고 싶어 한다.

‘성희롱(性戱弄)’의 한자어를 보면 ‘희(戱)’는 ‘희롱할 희’고 ‘롱(弄)’은 ‘희롱할 롱’이다. 이성(異性)을 성의 노리개로 삼아  성적으로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말이나 행동을 의미한다. 영어로는 Sexual Harassment이다.

필자의 골프인생 40년 동안 국내외 코스에서 수준 이하 골퍼들이 캐디에게 행하는 성희롱을 수없이 목격하고 분노를 느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골퍼들이 캐디의 신체접촉은 물론 야한 음담패설이나 몸집으로 캐디를 육체적·정신적으로 괴롭히는 것이다.

1960년대 선배 골퍼들은 캐디를 마치 자기 집 하녀로 착각해 여러 몰지각한 행동을 했다. 생활고로 시달리던 당시에는 캐디들은 모든 고초를 감내하고 자기 업무를 수행했던 것이다. 이런 선배 골퍼들의 행동이 세월을 넘어 오늘날까지 골프장의 추한 문화로 이어져 왔다.

30여 년의 경력의 베테랑 캐디의 말을 인용하면 지금까지 이러한 성추행이 골프장마다 비일비재하다고 한다. 그러나 이를 문제 삼을시 골프장에 돌아오는 불이익과 캐디가 해고를 당할까봐 감내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골퍼와 캐디는 동등한 입장이다. 사진은 기사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사진 = 김의나


캐디는 골퍼의 플레이를 도와주는 전문 직업인이다. 따라서 동등한 입장에서 인격적 대우를 해줘야 한다. 일부 몰상식한 골퍼는 마치 선술집 종업원 대하듯 막말을 하거나 성적 수치심을 느낄 정도의 저질 농담과 조크를 던져 분위기를 해치곤 한다. 골프는 신사의 운동이라고 직장이나 강연장에서 떠들어대는 고급관리나 회사의 간부, 중소기업 대표가 골프장에 나와서는 가면을 벗어버리고 성적 본색을 드러내는 이중인격자가 의외로 많다.

이번 캐디 성희롱 사건을 계기로 골프장에서 여러 가지 추태를 보여 암암리에 지탄의 대상이었던 골퍼들도 반성을 했으면 한다. 또한 골퍼와 캐디가 서로를 존중하는 골프문화가 정착됐으면 한다. 수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골퍼들은 코스나 식당에서 언행을 조심하고 언제나 존경받는 진짜 영국신사가 되기를 바란다.

이번 성희롱 사건을 계기로 이중으로 상처를 받은 캐디를 생각하면 너무나 안쓰러워 대한민국 골퍼를 대표해 사죄하고 싶은 심정이다.

- 김맹녕 골프칼럼니스트 겸 전문기자 (정리 = 박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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