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이달 들어 환율변수에 직격탄을 맞아 1970선까지 후퇴하자, 시장에서는 추가 하락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다음 주부터 발표가 예상되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형주들의 3분기 실적이 공개되면, 향후에는 실적 개선이 이뤄지거나 환율에 덜 민감한 경기 방어주에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2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5.35포인트 하락한 1976.16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올해 하반기 들어 최저치를 경신한 것. 하반기 직전 최저점은 지난 7월 11일의 1988.74였다.
증시 전문가들은 현재 코스피 하락 요인으로 환율 변수와 3분기 기업실적 발표를 꼽고 있다.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주요국 통화가 일제히 달러화 대비 약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일본 엔화의 달러 대비 약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것도 주목할 변수다.
전날 엔화는 지난 2008년 이후 6년 만에 심리적 마지노선까지 떨어지며, 장중 한때 달러당 110엔대를 찍기도 했다.
다음 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3분기 기업실적 발표도 코스피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오는 7일 발표될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평균 4조5000억 원 수준인데, 일부 증권사의 경우엔 3조 원대 후반까지 전망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가 하반기 최저점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지수의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를 숨기지 못했다.
강현기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기업 실적 우려와 전 세계 경제지표 부진 등의 영향으로 주식시장의 상승 기조가 약화되고 있다”면서 “코스피의 경우 지난달 말 기준 밸류에이션이 주가수익비율(PER) 10배에 육박해 부담이 컸던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강 연구원은 이어 “지금의 코스피 하락이 소폭 조정 뒤에 다시 반등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모습이다. 최근의 하락은 지난 2월부터 지수가 상승한 것에 대한 되돌림 성격이 짙다”며 “지수가 주당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인 1920선까지 후퇴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도 “미국의 양적완화(QE) 종료라는 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미국 주식시장이 출렁일 수 있는데, 이 경우 국내 주식시장도 영향을 받아 지수가 1950∼1960 수준까지 밀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전문가들은 환율과 실적 부진이 시장을 압박하고 있어, 이들 악재에 영향을 덜 받는 종목과 업종에 선별적으로 투자할 것으로 권했다.
배 연구원은 “실적 발표 일정에 따라 10월 중반까지는 대형사 위주로 진행되므로, 이들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의 수익률이 더 양호할 것으로 보이며, 대형주 중에서도 실적이 좋은 종목들은 눈여겨볼 만하다”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자신의 투자 성향에 따라 주식투자를 잠시 보류하는 전략도 필요하다며 “절대수익률을 추구하는 투자자는 잠시 주식투자를 보류하는 게 낫고, 코스피 대비 상대수익률을 추구하는 투자자의 경우엔 보험, 유틸리티 등 경기방어주 중심으로 눈여겨 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