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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일본이 ‘잃어버린 20년’이라하며 겪었던 장기의 경기침체가 한국에서도 나타나는 것이 아니냐 하는 걱정의 목소리이다. 디플레이션이란 이론적으로 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마이너스 물가상승률 상태를 의미한다. 시중에 돈이 돌지 않고 물건을 사려는 사람이 적어 물건 값이 떨어지면서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
물가가 적정수준 이상으로 급등하는 인플레이션도 위험하지만 디플레이션은 더 치명적일 수 있다. 소비자나 기업이 자신감을 잃고 소비나 투자 활동이 활발하게 되지 못하게 되어 경제가 저성장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가계와 기업의 소득감소로 이어져 또 다시 소비와 투자가 위축되는 수렁에 점점 더 깊이 빠져들게 되고 헤어나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경제가 활력을 잃고 말라 죽는 꼴이 되는 것이다.
1990년대 이후 일본은 이러한 경기침체를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 쳤지만 쉽게 빠져나오지 못했다. 2012년 이후 아베노믹스라하여 과감하게 돈을 풀고 정부지출을 늘려 디플레이션 수렁에서 어느 정도는 벗어나지 않았냐 하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디플레이션 늪에 빠지면 경제에 엄청난 타격을 입고 쉽게 벗어나기 어렵다는 것을 일본의 경험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우리나라의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2012년 11월 1.6%를 기록한 이후 지난 8월까지 22개월 연속 0~1%대에 머물고 있다. 물가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65년 이래 2% 미만 물가가 지속한 기간으로는 가장 길다고 한다. 명목상 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는 아니지만 과거지표와 비교하면 경제에 이상신호가 들어온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대한 처방은 달라지는 것 같다. 일본과 같은 디플레이션을 우려해서 선제적으로 거시경제정책을 펴야 한다는 의견과 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로 까지 떨어지지는 않았으니 물가안정으로 보아야 할 것이고 특별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는 의견으로 보아진다. 그럼 과연 물가상승률이 정확하게 0(제로) 이하인가를 기준으로 디플레이션 여부를 판단하고 그 해약을 논하는 것이 과연 타당할까하는 의문이 든다.
디플레이션의 해악이라고 일컬어지는 많은 것들, 예를 들자면 소비를 줄이거나 실질부채가 늘어나는 등의 경우, 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가 아니더라도 물가상승률이 충분히 낮은 상황에서는 비슷한 현상이 생길 수 있다. 물가가 아주 조금씩 오르기 때문에 소비를 억제하는 경향이 생겨 내수가 침체하게 되고 채무자들의 실질부채가 늘어 가뜩이나 과다부채 문제가 되고 있는 한국경제에 많은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