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가 미래다 - 배인호 트래볼루션 대표 인터뷰]외국인 관광객 플랫폼, ‘서울 패스’가 해결한다
영국 프랑스 등 ‘시티패스’ 벤치마킹, 국내 50여개 관광지와 MOU 체결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스마트폰 앱 서비스 ‘서울 트래블 패스’ 가 지난 6월말 기준으로 외국인 관광객 1만 명이 다운로드 받아 화제를 모았다. 이번 달에는 ‘서울 패스’로 새롭게 변신을 시도한다. (주)트래볼루션은 국내 최초로 방한하는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관광지 입장권 티켓팅 서비스를 비롯해 투어상품과 할인쿠폰을 배급하고 있다. 현재 50여개 관광지와 MOU를 맺고 다양한 여행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트래볼루션 배인호 대표는 “회사의 슬로건이 ‘Spend less, See more’다. 이는 한국을 여행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더 적은 비용과 시간을 들이고, 좀 더 많은 관광지를 경험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외국인들이 한국에 오면 필수 앱으로 ‘서울 패스’를 찾게 하는 것이 회사의 목표다. 아울러 ‘서울 패스’의 브랜드 가치를 더욱 높여 ‘관광 한국’으로 발전하는데 최선을 다해 기여할 것”이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대학에서 관광경영학을 전공한 배 대표는 마리아나관광청 한국사무소에서 홍보 및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면서 다양한 여행상품을 개발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시티패스를 벤치마킹하고, 이를 국내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를 거듭했다. 당시 막연하게 생각만 했던 아이템이었지만, 지금은 ‘서울 패스’를 통해 국내에서도 사업화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배 대표는 지난해 ‘한국관광공사 창조관광사업 공모전’에 당선돼 소정의 상금과 개발 및 마케팅 지원을 받았다. 이외에도 정부3.0 공공정보 활용 사업 아이디어 공모전 대상(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고양시 MICE 사업 공모전 우수상 등을 수상하면서 창업을 위한 시드머니를 마련할 수 있었다.
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1200만 명을 넘었다. 이제 국내 여행 시장의 트렌드에도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외국인들이 단체 패키지 여행상품을 구매해 한국을 관광했지만, 이제 자유여행객(FIT, Free Independent Tourist) 비중이 높아지면서 여행패스를 선호하는 쪽으로 시장이 변하고 있다.
블루오션 ‘패스’ 시장…자유여행객(FIT) 잡아라!
트래볼루션의 사업 모델은 외국인 관광객이 서울을 방문할 때 ‘서울 패스’를 통한 관광패스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미 미주나 유럽에서는 관광패스 개념이 상당히 활성화 돼 있다. 배 대표는 미국의 시티패스나 영국의 런던패스, 프랑스의 파리패스 등을 벤치마킹해 국내에서 형성되기 시작한 관광패스 시장에 과감히 도전장을 내밀었다.
우리와 가까운 홍콩, 싱가포르만 해도 여행객을 위한 교통 및 패스 시스템이 잘 구축돼 있다. 아울러 우리 젊은이들이 미국, 캐나다, 유럽 등지를 여행할 때 필수적으로 챙기는 것이 여행패스일 정도로 국내에서의 상품 가능성도 높다.
배 대표는 “국내에서도 약 2년 전부터 제주도를 중심으로 여행패스 시장이 태동하고 있다. 예를 들면 어떤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제주도에 있는 호텔이나 콘도 등을 예약하면, 그에 따른 혜택으로 제주도 내 관광지 입장권이나 잠수함 같은 액티비티 이용에 할인 혜택을 주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이러한 시장이 커지고 스마트폰 보급이 계속 증가하게 되면, 몇 년 안에 유사한 업체들이 많이 생겨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7월 잘 다니던 회사를 나와 여행패스 사업에 도전한다고 했을 때, 주변의 지인들은 대부분 ‘우리나라에서 그런 사업을 시도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하며 만류했다고 한다. 그때부터 오히려 오기가 발동했다. 결국 같은 해 10월 업체들에게 보여주면서 영업을 하기 위한 프로토타입 버전을 개발한 후에 팀원들과 발로 뛰면서 사업을 준비해 나갔다.
그는 올해 1월 법인을 설립하고, 3월에는 프로토타입을 더욱 발전시켜 개선한 스마트폰 앱 서비스인 ‘서울 트래블 패스’를 정식 오픈했다. ‘서울 트래블 패스’는 지난 6월말 기준 1만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순풍을 타고 있다. 또 이 서비스를 통해 국내 여행 어플 최초로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관광지 입장권 티켓팅 서비스와 일일 투어상품, 업체에서 발행하는 할인쿠폰 등을 중개하고 있다. 현재는 약 50여 곳의 관광지와의 MOU를 체결하고 다양한 관광 콘텐츠를 발굴 및 개발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끊임없는 도전으로 국내 여행패스 선도할 터
‘서울 트래블 패스’는 구글 플레이 스토어 및 앱 스토어에서 무료로 다운로드가 가능하고 하루 평균 100여 건 이상이 다운로드 되고 있다. 국가별 사용자로는 중화권 관광객이 65%, 동남아권 관광객이 27%로 주로 아시아에 집중돼 있다. 곧 일본을 비롯해 미주와 유럽으로 진출할 계획도 갖고 있다.
기존의 한국 여행 관련 서비스들은 단순히 관광 정보를 제공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서울 트래블 패스’ 서비스는 여행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기본이고, 63빌딩, 일산 아쿠아플라넷, 한국 민속촌 등 수도권에 소재하는 주요 관광지 입장권을 최소 5%에서 최대 50%까지 할인 판매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매우 유익한 서비스로 자리매김하는 이유다.
앱 서비스뿐만 아니라 공식 PC 웹사이트를 통해서도 서비스의 이용이 가능하다. 현재는 영어와 일어, 중국어 간번체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다양한 국적의 관광객이 이용할 수 있다. 실제 서비스를 이용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은 할인가로 관광지 입장권을 구매 후, 모바일 QR코드 입장권을 통해 현장에서 간단한 인증을 받고 입장하는 방식이어서 매우 편리하다. 뿐만 아니라 관광지에서 입장권을 구매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서야 하는 대기 시간도 줄어드는 효과가 있어 호평이 줄을 잇고 있다.
▲트래볼루션 팀원들이 아이디어 회의를 하고 있다.
참을성 있게, 그리고 조급해 하지 않는다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한현석 이사는 “서비스 출시 후 별다른 홍보활동을 하지 않았는데도 다운로드 및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는 관광지 입장권 예매 서비스와 더불어 각종 투어상품개발과 할인쿠폰 중개 등 한국을 찾는 FIT에게는 필수적인 서비스가 될 수 있도록 꾸준히 서비스를 개발하고 제휴 영업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직도 갈 길이 멀지만 트래볼루션이 현재에 오기까지 어려움도 많았다. 초기에는 제대로 된 사무실도 없어 얹혀살기도 하는 등 불과 1년 동안에 사무실을 네 차례나 옮길 정도로 힘든 시절을 겪었다. “그 때의 경험은 지금 생각하면 소중한 추억이다. 힘들었던 그 때 오히려 더욱 일에 집중하고 열정을 불태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 여기저기 주변에 힘들다고 하소연하고 다녔더니 도와주는 사람이 나타나곤 했다.”
사업을 시작하면서 시스템 개발이나 웹사이트를 구축하는 것도 어려웠지만, 이용자들에게 할인 혜택을 주기 위해 제휴사들을 만나면서 MOU를 체결하는 것이 더 어려웠다. 더구나 사업 초기인 탓에 인지도가 낮아 사업 모델을 일일이 설명하고 이해시키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했다. 하지만 그렇게 열정을 가지고 직접 발로 뛰어 성과를 내니 뿌듯한 자부심이 생겨나는 것을 만끽했다고 배 대표가 귀띔했다.
끝으로 배 대표는 “스타트업은 참을성 있게 추진해야 한다. 또 성과를 내는데 너무 조급해하면 무리수를 두게 돼 실패확률도 오히려 높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업체도 처음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회사가 성장해 나가는 이면에는 우리들이 모르는 고민과 역경을 극복해내고 현재에 이르렀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또한 스타트업의 장점으로는 무엇보다 의사결정이 빠르다는 것에 있는 것 같다. 일단 아이디어를 구상하면 이를 바로 실행에 옮겨 성공하든, 실패하든 그 결과를 피드백하고 개선할 수 있는 과정 등을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 이진우 기자
이진우 기자 voreole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