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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 이병찬 대림아이앤에스 대표이사]“변화는 필수, 그린 리모델링은 숙명”

“철학 없는 건설은 자원과 에너지, 국부까지 고갈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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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99호 정진하 기자⁄ 2014.10.09 07:40:06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자원의 포식자 인간은 재생이 불가능한 자원까지 소모시키고 있다. 지구 에너지의 대표격인 석유는 30여 년, 천연가스는 60여 년 밖에 쓸 수 없는 것으로 추정된다. 유한한 에너지로 인류가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병찬 대림아이앤에스 대표이사를 만나 그 혜안을 들어보았다.』


이병찬 대림아이앤에스 대표이사는 대림산업 건축사업본부장 출신의 건축인이다. 대학 졸업 후 37년 이상 국내 건설 현장을 누볐고 각종 개발 사업도 챙겼다. 10여 년 전 설립된 한국리모델링협회의 창립 멤버로 현재 협회장을 맡고 있다.

이 대표가 이끄는 대림아이앤에스는 IT를 기반으로 전기, 통신, 건물 관리, 신재생에너지까지 아우르는 ‘에너지 SI사업’을 본업으로 하고 있다. 건축물 에너지 진단, 지열과 태양광 등의 신재생에너지, 단열재 등 에너지 관련 자재, 고효율의 에너지 관련기기 등을 총동원해 친환경 건축물을 설계 시공한다. 이 회사에서 ‘그린 리모델링’은 중요한 사업영역이다.


- 대림아이엔에스는 어떤 기업인가?

대림아이앤에스는 그동안 건설 IT 부문에서 괄목할만한 경험을 쌓아왔다. 모기업인 대림그룹이 건설 분야에서 국내외 수많은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IT를 활용한 업무 효율화 추진은 극히 자연스런 요구이고, 오늘날 건설 IT분야의 대표적인 기업의 위상은 이에 부응한 결과라 할 수 있다.

기업은 근본적으로 자기가 하는 분야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창출하고, 끝까지 살아남는 것이 이 사회에 대한 최고의 기여이고 헌신이라 생각한다. 기업을 창업해 고용을 창출하고, 그 활동의 결과로 인류 문명과 인간 생활의 풍요를 구가하는데 기여하는 것이 기업의 사명이라 생각하기에, 잠깐 반짝하고 사라지는 기업보다 꾸준히 살아남는 기업을 지향하고 싶다.

▲직원 간담회 모습


- 한국리모델링협회장으로 일하고 있는데?

십 수 년 전부터 한국리모델링협회 설립 창립 멤버로 관련 산업의 성장에 기여해왔고, 현재는 협회장을 맡고 있다. 요즘은 정부도 그린 리모델링 사업을 적극 추진하는 등 리모델링에 대한 관심이 전사회적으로 높아졌다.

리모델링은 원래 자원을 절약하고, 기존 시설물의 수명을 연장하며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욕구에 부응하는데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우리에게 남겨진 현재 시설물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지만, 처음 신축을 할 때부터 백년, 천년을 활용할 수 있는 시설물을 구축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비용 문제도 있다. 리모델링 비용이 신축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비싸진다면, 어느 누구도 리모델링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의 현 주소는 참담하다. 높은 리모델링 비용과 빈약한 대체 건설자재, 소극적 정부지원책 등은 소비자의 리모델링 선택을 망설이게 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짧은 기간에 대량 공급된 공동 주택에 대해 솔직히 마땅한 대안이 없다. 지금 정부가 수직 증축을 허용하고, 맞춤형 리모델링을 권장하고 있지만 시장이 쉬 반응하지 않는 이유는 현재 여건으로는 리모델링에 따른 메리트가 없기 때문이다.

몇 년 전부터 리모델링이 가능한 구조로 신축할 경우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있는데 이것도 주택 시장 활황기를 놓치고 늦게 시행된 것이 아쉽다. 금년 말부터 일정세대 이상의 아파트를 신축할 경우 장수명 주택을 의무화하겠다고 정부가 입법 예고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당장 본격적인 리모델링 시장이 성숙된 것은 아니지만, 지금처럼 관련 산업의 발전을 위한 업계, 정부, 학계간의 노하우를 공유하는 협업을 통해 기술을 발전시켜 나가고 정부의 의지가 더해진다면 시장은 의외로 일찍 열릴 것으로 본다.   

▲한국리모델링 협회장 활동 모습


- 맞춤형 리모델링, 소비자는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국토부는 최근 맞춤형 리모델링에 대한 정책적인 지원과 그린 사업자 선정 등 현실적인 제도 개선에 나서고 있다.

한정된 국토에서 시설물을 끝없이 신축할 수는 없다. 너무나 자명한 이야기다. 또 지금까지 지어진 수많은 건축물들과 구조물을 설령 법이 허용한다 해도, 다 허물어버리고 신축하는 것도 경제적으로 불가능하다. 리모델링 시장이 확장될 수밖에 없다.

당면한 최우선 과제는 기존의 시설물들을 어떻게 경제성 있게 소비자 요구에 맞추어 리모델링하느냐 하는 것이지만, 그동안 리모델링 업계는 너무 고객에게 단순히 경제적 측면만 강조해와 오히려 자가 당착에 부딪친 느낌이다. 재건축 연한 축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리모델링 검토 대상 단지들이 술렁이기 시작한 것도 당장의 손익만 강조한 결과다.

관련업계는 건물 사용자들의 새로운 욕구나 필요성을 찾아내고, 그 대안을 제시하여 결과적으로 경제성도 있게 되는 선순환의 고리를 만들 책임이 있다. 그런 측면에서 이젠  단순히 기술, 시공의 노하우로 승부할 것이 아니라 사회 현상 속에서 새로운 니즈를 발견하고, 거기에  맞춤형으로 리모델링 대안을 제시하는 지혜를 발휘할 때라고 본다.

▲불우이웃자선행사 모습


- 그린 리모델링을 위한 대림아이앤에스의 전략은?

대림아이앤에스는 그린 리모델링업계를 선도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그룹차원에서 협업을 통해 리모델링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단열재, 기자재 등의 효율성을 높이고, 건축의 경량화, 저에너지화를 도모하고 있다.

초기단계인 기계, 전기, 자재분야에서 이제 그린 에너지 분야로 더한층 진보하고 있다. 지열, 태양광 등 그린에너지, 신재생에너지는 대림아이앤에스의 장기적 새로운 시장이다. 그린 리모델링은 에너지관련 성능을 향상시키는 데 주안점을 둔다. 친환경 소재 활용도 필수적이다. 시공이나 철거가 간편한 자재의 경량화도 뒷받침해야 한다.

물론 친환경사업은 녹록치 않다. 우선 현실적으로 초기투자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은 소비자의 선택을 주저하게 한다. 이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에서 공익적인 계도화, 제도화, 강제화, 지원책이 필요하다.

리모델링 후에는 피부로 절감하는 당장의 효율성이 필요하다. 환경을 바꾼 후 소비자 만족도가 상승하면, 또 현실적인 기자재나 비용에 만족한다면 리모델링에 대한 수요는 선순환 구조를 이루어 순간적으로 파급될 수 있다.
40여 년에 가까운 경륜에서 리모델링 시장이 나팔관처럼 열리고 있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사랑의 집 고치기 모습


- 올해 대림아이앤에스 핵심 미션은?

최소 30~50년 후, 더 멀리는 백년, 천년을 생각하지 않고 건설하고, 리모델링하는 것은 우매한 악순환이다. 단기적인 시장논리로 경제적 가치만 따져 재건축, 리모델링하는 것은 자원낭비다. 결국 지속적인 건설, 리모델링 시장의 성장은 순간적인 이윤창출 보다는 선견지명과 철학이 필요하다. 자원은 유한하고 인류는 무한하기 때문이다.

새 건물을 위해 무한적으로 새 자원을 낭비하는 것은 단순한 물적자원의 고갈뿐만 아니라 환경오염과 다음 세대를 위한 윤리적 문제를 야기한다. 결국 자원의 장기적 사용을 위한 정책 입안,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자원의 장기적 이용, 친환경적인 제도와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는 기업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국가적 차원에서 장기적인 시각으로 설계하고 실행하고, 순환해야 한다.

이제 건설은 30~50년 후 리모델링이 적합하도록 설계하고, 이런 환경에 맞는 자재를 사용하고, 그런 공법으로 건축하고, 자원재활용까지 가능한 현실적 제도를 마련하고 소비자의 자발적 선택을 유도해야 한다.


- CEO로서 후학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우리 건설업은 전통산업의 대표주자로, 느리고 경험에 안주한 업종이었다. 그러나 이젠 건설업도 예외일순 없어 산업 전반의 흐름에 따라 스피디한 의사 결정과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고는 경쟁에 뒤쳐질 수밖에 없다. 심지어 빌딩을 신축하는 것도 1층부터 차곡차곡 쌓아 올라가는 것만이 유일한 빌딩 축조 방법이 아니란 것을 보여주는 사례도 등장했다. 제조업에나 가능했던 여러 관리기법이 건설 현장에서도 다반사로 등장하는 시대가 왔다.

변화에 앞장서는 프론티어가 필수적으로 되어야 하지만, 백년을 지속할 수 있는 구조물을 축조해야하는 윤리적 건설가로 이중 고민도 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건설업은 인류가 존재하는 한 영원히 존재할 업이지만, 어떤 모습으로 살아남느냐하는 것은 남은 자들의 몫이다.  


- 자연인 이병찬의 꿈은 무엇인가?

건강하게 좋아하는 일을 지속할 수 있기를 무엇보다 소망한다. 다만 요즘 우리사회가 변화와 혁신이란 핑계 하에 기본적인 질서와 윤리를 부정하는데 아무런 거리낌이 없는 것이 안타깝다. 그런 현상이 나와 상관없는 일이 아니고, 모두의 행복에 큰 영향을 주고 있기에 바람직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누구든 주저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 정진하 기자  korea7778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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