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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이 경쟁력이다 (42) 세계화전략연구소 전형구 소장]독서경영이 경쟁력…지혜 담아 혁신하라

창조경영의 동력은 독서, 독서에 경영을 접목시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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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99호 이진우 기자⁄ 2014.10.09 07:41:23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오늘날 대부분 기업들은 급변하는 경영환경과 생사를 다투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려고 노력한다. 최근에는 경쟁자와 차별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창조경영’이 널리 강조되고 있다. 그렇다면 ‘창조경영’은 어떻게 이뤄져야 할까? 이는 조직의 모든 구성원들이 다양한 지식을 통해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서로 격의 없이 토론하면서 가치 있는 새로운 것을 창출해 내기 위해 변화와 혁신의 과정을 수행한다. 그런데 지식을 통해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독서를 하는 것에 있다. ‘독서경영’이란 독서에 경영을 접목시켜 조직을 변화시키고 혁신해 나가는 경영혁신 기법의 하나로 여겨진다.

세계화전략연구소의 전형구 소장(전박사의 독서경영연구소 소장 겸임)은 “독서경영을 통해 경영혁신을 이루고자 하는 리더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조직 구성원 모두가 독서에 몰입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이를 하나의 조직문화로 만들어 내는 것”이라면서 “독서를 통해 다양한 지식을 모으고, 아이디어를 도출해 서로 토론하면서, 매우 가치 있는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 소장은 이어 “독서경영은 강제로 독서하라고 강요해서도 안 되고, 또 빨리 성과를 내겠다면서 조급해서도 안 되는 것이다. 이는 조직문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이뤄져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재계에서 독서경영의 성공사례를 꼽으라고 하면, 당연히 이랜드그룹을 주목하게 된다. 독서경영이 이랜드그룹의 독특한 기업문화로 자리를 잡았고, 오늘날의 이랜드 성공 신화의 밑거름이 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이랜드의 독서경영은 기업이 시작되면서부터 함께 태동했다는 점이, 다른 기업에서 실행하는 독서경영과는 큰 차이가 있다고 한다.

이랜드의 박성수 회장이 젊었을 때 심하게 병을 앓은 적이 있었다. 그래서 그는 상당한 기간 동안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며 누워있어야 했다. 그리고 그때 병상에서의 경험이 박 회장의 운명을 송두리째 바꿔버리는 계기가 됐다. 그는 병원에 입원해 있으면서 딱히 할 일이 없다보니, 습관적으로 책을 읽었다.

그러면서 박 회장은 한 가지 깨달음을 얻으며 ‘아! 책 속에 진리가 담겨 있구나. 나중에 사업을 시작하면 책 읽기를 조직문화로 반드시 정착시키겠다. 그래서 책으로부터 경영의 지혜를 빌리는 그런 기업을 이뤄낼 것’이라고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그는 병상에 있던 2년 간 3000권이 넘는 책을 읽었다고 전해진다.

전 소장은 “아마도 다른 기업에서 이랜드 방식의 독서경영을 강조한다면 조직 내부로부터 엄청난 반발이 있을 것이다. 박 회장은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직원들에게 책을 읽고 의무적으로 아이디어를 내라고 강요하다시피 했다. 만약 이게 안 되면 직원들은 회사를 떠나야 했다”면서 “대개의 기업은 아침 9시까지 출근하지만, 이랜드의 직원들은 7시에 출근해서 9시까지 두 시간 동안 의무적으로 독서하고 토론하며 아이디어를 내야 했다. 그런데 이것이 처음부터 오너의 경영철학이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조직문화로 정착된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많은 기업들이 독서경영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독서경영을 조직문화로 정착시키고 경영에 실제적으로 적용하는 데는 많은 난제들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 이유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우리나라 국민들이 책 읽기를 너무 싫어한다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용역을 통해 ‘국내 독서 실태’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12년 한 해 동안 대한민국 국민들이 읽은 책은 9.8권에 불과하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조사가 처음 시작됐을 때 12권이었던 것이 계속 줄어들어 왔고, 그 직전 해(2011년 10.7권)에 비해서도 약 1권 정도가 감소했다. 이런 결과는 스마트폰을 비롯해 다른 꺼리가 많이 있는데다, 일상이 늘 바쁘고 습관이 안 돼서 책 읽기가 쉽지 않다는 이유일 게다. 선진국의 경우엔 월 평균 6~7권의 책을 읽는다고 한다.


독서경영, 절대 강요해서는 안 돼

우리 국민들이 책 읽기를 싫어하는 이유가 어렸을 때 학교에서 강제로 책을 읽고 독후감을 써야만 했던 ‘트라우마’가 있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성인이 되면 과거의 기억이 거부감으로 이어져 자연히 책을 멀리하게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전 소장은 “어쨌든 조직 내에서 독서경영의 조직문화가 뿌리내리게 하기 위해서는 조직 구성원들에게 책 읽기를 절대 강요해서는 안 된다. 그러면 오히려 조직 내의 반발을 불러와 서로간의 불신만 쌓이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면서 “리더가 독서경영의 효과를 빨리 내겠다는 조급증을 버리고 최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이 조직 구성원들이 좀 더 편하게 독서를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MBC TV특강에서 독서경영 강연(안동)


독서경영은 일반적으로 조직 구성원들이 독서를 통해 지식을 쌓고, 서로 토론을 하면서 지혜를 얻어, 이를 전반적인 경영활동에 접목시키는 것을 말한다. 아울러 독서경영은 이론적인 체계를 갖춘 학문의 영역이 아니다. 책을 통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도출해내고 이를 경영활동에 적용해 기업의 목표를 추구해 나가는 현장의 영역이다.

전 소장은 “일반 사람들은 서로 같은 책을 읽으면서도 느끼는 것이 다르다. 하지만 조직 내에서 구성원들이 같은 책을 읽고, 그 내용을 서로 토론하고, 아이디어와 지식을 모아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 공유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서로 생각하는 것도 같아지게 된다”며 “그렇게 되면 조직 내에서의 소통이나 업무의 협업 등도 훨씬 잘 이뤄질 수 있기 때문에, 부서 간 또는 노사 간의 갈등이 크게 줄어드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독서경영 정착…조직 내 적용 3단계

독서경영을 조직 내에 정착시키고 적용하는 데에는 여러 난제가 가로막고 있다. 앞서 얘기했듯 리더가 의지만 가지고 조직 구성원들에게 강요한다고 해서 기대하는 성과를 효과적으로 낼 수 없다. 전 소장은 독서경영을 조직 내에 잘 뿌리내리게 하고 경영에 적용할 수 있기 위한 3단계의 방법을 제시했다.

첫 번째 단계는 리더가 조직 구성원들이 자연스럽게 독서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다. 조직 내에 독서실을 만들어 책을 비치하고 조용히 독서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한다. 또 구성원들이 독서하는 것에 대해 간섭하지 말고 일주일에 서너 시간 정도는 독서실에 가서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시간을 허용함과 아울러 조직 전체에 독서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

두 번째 단계는 일단 구성원들이 독서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면 기업의 경영철학이나 윤리적 측면을 고려해 사내 도서추천위원회 등을 구성해서 매주 또는 매달 추천도서를 선정해 발표한다. 그리고 관련 도서를 구입해서 독서실에 비치하고 구성원들이 자연스럽게 독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앞선 두 단계가 구성원들의 독서에 초점을 맞췄다면 마지막으로 세 번째 단계는 독서를 경영에 접목시키는 과정이다. 구성원들이 독서를 통해 지식을 얻고, 정기적인 다과회 모임 등을 실시해서 독서한 내용에 대한 상호 토론을 함으로써, 여러 가지 다양한 아이디어를 도출할 수 있도록 한다.

그리고 우수한 아이디어에 대해서는 경영에 적용 여부와 관계없이 포상을 수여하는 등 구성원들이 눈치 보지 말고 많은 아이디어를 쏟아낼 수 있도록 해준다. 최종적으로 선정된 아이디어는 경영 현장에 직접 적용해보고, 실패했을 때는 피드백 과정을 거쳐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책을 찾아 개선해 나갈 수 있는 프로세스를 구축한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서 독서경영이 기업과 조직의 변화와 혁신의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게 되는 것이다.

전 소장은 “많은 경영혁신 기법이 미국이나 일본으로부터 전해지고 있지만, 독서경영 기법은 1980년대 이랜드그룹이 시작하면서 함께 정착된, 즉 우리가 가장 먼저 만들어낸 경영혁신 기법이기도 하다”면서 “오늘날에는 여러 기업에서 사내 독서대학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으며, 여름 독서캠프 등의 독서경영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다. 특히 구성원 가족들과 함께하는 여름 독서캠프에서는 자녀들이 부모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이해하면서 자부심을 갖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2011.3.11. 독서경영세미나(오래, 멋지게, 행복하게)


독서경영은 기업 이미지 개선에 효과 있어

또한 독서경영을 통한 기업 활동의 제반 문제에 대해 토론 문화가 정착되면, 이에 참여하는 조직 구성원들로 하여금 애사심을 갖게 할 수도 있다. 그리고 같은 책을 읽고 같은 생각을 하다 보면, 노사분쟁이나 조직 갈등의 문제도 줄어드는 효과가 있으며, CEO의 경영철학이나 방침 등을 공유할 수 있게 돼 비전에 대한 한 방향 정렬도 가능해진다.

전 소장은 독서경영을 실행하고자 하는 리더에게 “독서경영의 첫 출발점은 기대하는 목표에 우선하기 보다는, 우선적으로 직원들 복지 차원에서 시작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예를 들어 보너스의 일정 부분으로 도서를 구입하는데 지원한다. 이럴 경우 외부에서 그 기업을 바라보는 시각은 ‘직원들에게 책을 사주는 회사! 인재육성에 진정성 있는 회사!’라는 이미지가 각인될 것이다. 기업 이미지를 제고함과 아울러 ‘착한 기업’이라는 외부의 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

실제로 일반 기업에서 독서경영이 정착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독서경영이 분위기를 통해서 형성되는 조직문화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리더는 독서경영의 성과에 대해 서두르지 말고, 또 조직문화를 형성해 가는 과정에서 직원들을 평가하지 말아야 한다. 그저 조직 전체에 독서하는 분위기를 조성해 주는 것으로 족하다. 그러면 독서경영은 특유의 자생력을 가지고 서서히 싹이 터 나오게 될 것이다.

언젠가 세계화전략연구소에서 8주짜리 독서경영 프로그램을 운영한 적이 있었다. 매주 어떤 주제와 관련된 도서 5~6권을 선정하고, 모든 직원들이 이 책을 돌려가며 읽은 후에는 다과회를 하면서 그 내용에 대해 심층적으로 토론했다. 처음엔 대부분의 직원들이 습관이 안 돼 있어서인지 꽤 힘들어 했다. 그런데 8주 프로그램이 끝날 무렵엔 어느덧 독서경영이 조직문화로 자리 잡았으며, 프로그램이 끝난다는 것에 아쉬움을 표하는 직원들도 더러 있었다고 한다.

한편, 전 소장은 책을 올바로 읽는 방법으로 ‘주제에 대해 편식하지 말 것’을 강조했다. 다시 말하면 사람이 책을 읽을 때 자신이 관심 있는 주제에 몰입하는 경향이 많다. 하지만 본인이 보고 싶은 책만 보게 된다면, 그 사람에게는 나중에 결과적으로는 지적 불균형을 초래할 수가 있다. 따라서 우리가 책을 읽을 때는 다양한 책을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전 소장은 대한민국에 독서문화가 널리 확산되기를 기대한다면서 “조직의 리더는 책을 읽을 때 특히 인문고전을 반드시 봐야 한다. 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는 과거에 늘 머리맡에 ‘논어’를 두고 읽었다고 한다”면서 “논어와 같은 책은 수천 년을 전해 내려오면서 소위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어 주는 고전이다. 이러한 인문고전은 읽으면서 깊이 통찰함으로써 사람의 인격을 형성할 수 있는 소중한 책인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 사회에서 나름 인기를 구가하는 자기계발 서적을 비롯한 실용서적들은 우리 삶에 유용한 지식을 공급해주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수천 년을 내려오는 고전은 소위 ‘참다운 인간을 만드는 책’이라는 점에서, 리더가 조직 구성원들에게 책읽기를 장려할 때는 한 달에 네 권을 선정했을 때 한 권 정도는 인문고전을 택하는 것이 좋다. 또 사회공헌 측면에서도 리더가 독서경영을 강조하고, 그러한 조직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 리더의 중요한 역할 중의 하나가 아닐까.


전형구 세계화전략연구소 소장

- 학력  
명지대학교 무역학과 대학원 박사과정 수료(경영학박사)
명지대학교 무역학과 졸업(상학사)

- 경력  
현) 전박사의 독서경영연구소 소장
현) 강동대학교 경영계열 교수
현)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좋은책선정위원회 위원
제주관광대학 전임강사
KBS 제2라디오 ‘책속의 경제’ 게스트

- 저서  
<독서경영이 경쟁력>
<인생성공 BASIS COURSE, 보는 소리>
<인생과 기업경영 독서에서 답을 얻어라>외 다수

- 이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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