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전국 입주 아파트는 1만7000여 가구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절반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또한 내년 상반기 아파트 입주물량도 올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연말·연초 전세난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12월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45.3% 감소한 1만7764가구에 그칠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11월 입주물량보다 30.1% 줄어든 것이며, 최근 5년 동안 12월 입주물량 가운데 가장 적은 수준이다.
최근 5년 동안 12월 입주물량은 2010년 3만7768가구, 2011년 2만5876가구, 2012년 3만452가구, 지난해 3만2463가구 등으로 올해보다는 1.5∼2.1배나 많은 새 아파트가 시장에 쏟아졌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이달보다 35.1% 감소한 7010가구, 지방에서는 26.5% 줄어든 1만759가구가 새 아파트로 입주할 예정이다.
한편, 내년 상반기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은 모두 10만8144가구로 추산됐다. 이는 올해 상반기에 비해 17.1% 줄어든 물량이다.
부동산114 이승진 연구원은 “예년보다 연말·연초 입주물량이 줄어든 데다 내년 재개발·재건축 아파트의 이주 수요도 있어 세입자들의 전셋집 구하기는 점점 더 힘들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전셋값 고공행진 2016년까지 이어져
13일 KDB대우증권은 ‘사람보다 집이 많은 시대의 전세대란’ 보고서를 통해 수도권에서는 입주물량 회복 부진과 멸실 주택 증가에 따라 오는 2016년까지 전세 및 월세가격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매매가격 등락과는 상관없이 전셋값이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는 배경에는 새 아파트 입주물량이 줄어들고 있는데 반해 이에 대한 수요가 넘쳐나고 있으며, 재개발·재건축 등으로 멸실 주택은 증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내년에는 재건축 등으로 인해 멸실 주택 증가가 본격화할 가능성이 있어 전셋값 상승이 가속화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KDB대우증권은 주택보급률이 이미 102.7%로 사람보다 집이 많은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전제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셋값이 4개월 이상 추세적으로 하락한 기간은 지난 1986년 이후 30년 동안 고작 3차례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지난 1998년 IMF 외환위기 때 10개월(-23.3%), 2004년 카드 사태 때는 22개월(-5.4%), 2008년 리먼 사태가 발생했을 때의 4개월(-3.2%)이 전부였던 것.
박형렬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앞으로도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할 경우엔 결국 전세가 월세로 전환될 수밖에 없다”면서 “월세가격에 의해 매매가격이 결정되는 시기가 도래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