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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김문수 새누리당 보수혁신특별위원장]“혁명보다 어려운 게 혁신, 성공해야 대한민국에 희망”

노동운동가 출신 원칙주의자, 정치가 국민 신뢰 얻어야 국가 미래 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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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05-406호 최정숙 기자⁄ 2014.12.02 11:26:12

▲사진 = 왕진오 기자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혁명보다 어려운 것이 혁신입니다. 혁신위원회 활동을 할수록 혁신의 필요성을 느낍니다.”

1차 혁신안이 의원총회에서 추인 받지 못한 것을 의식한 걸까. 새누리당 김문수 보수혁신특별위원장은 지난달 19일 CNB와 인터뷰에서 혁신위 출범 한 달을 넘긴 소회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지난 11일 국회에서 열린 의총에서 김 위원장은 야심차게 준비한 각종 혁신안을 의원들에게 공식 보고했다. 그가 보고한 혁신안은 ▲체포동의안 개선(체포동의안 계류 72시간 경과시 자동 가결 등) ▲정치인 출판기념회 전면금지 ▲의원 ‘무노동 무임금’ 적용 추진 ▲내년 의원 세비 동결 ▲의원 겸직금지 대상 확대 추진 및 국회윤리특위 강화 ▲선거구획정위를 중앙선관위 산하에 두는 방안 등 총 9개다.

하지만 출판기념회 전면 금지와 내년도 세비동결, ‘무노동 무임금’을 골자로 한 세비 혁신안, 체포동의안 개선안 등에 의원들의 반발이 집중되면서 혁신안은 다음 의총에서 재논의하기로 했다.

김 위원장은 기자들에게 “혁신은 아픈 것이고 힘든 것이라는 공감대를 이뤘다”며 “혁신안은 입법이 필요한 부분이 있고, 우리 당이 먼저 발의해서 여야가 합의할 수 있는 것은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혁신의 첫걸음은 국민 눈높이에 맞추는 것”

새누리당의 내부 반발을 지켜본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도 의원들의 불만이 터져 나올 것을 우려한 모양새다. 오히려 여당보다 강도가 약한 혁신안을 내놓은 데 이어 의총을 거치지 않고 비상대책위원회 의결로만 확정짓기로 하면서 ‘특권 내려놓기’를 위한 여야 합의는 결국 물 건너가는 것이 아니냐는 냉소 섞인 반응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당내 반발을 고려해 새누리당 혁신위가 수정안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원안을 고수하기로 했다. 김무성 대표는 이른 시일 내 의총을 열어 혁신안을 확정지을 예정이다.

사실 김문수 위원장은 대표적인 ‘원칙주의자’다. 노동운동가 출신인 그는 17대 총선 때 공천심사위원장을 했다. 당시 최병렬 당 대표를 포함해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단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로 인해 역대 총선 중 ‘잘 된 공천’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고, 김 위원장도 “새누리당은 그 이후 지금까지 공천을 둘러싼 헌금비리가 없었다”고 자평하고 있다.

의총에서 혁신안을 추인 받지 못하는 등 난관에 부딪혔지만 김 위원장은 ‘원칙대로’ 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는 분위기다.

“혁신위 활동을 하면 할수록 혁신의 필요성을 더 절실히 느낍니다. 혁신은 말 그대로 가죽을 벗겨내는 작업입니다. 혁신이 혁명보다 어렵다고들 합니다. 그래도 꼭 해야 하고, 반드시 성공해야 합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11월 14일 오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서울시당 핵심 당원 연수’에서 격려사를 마친 뒤 김문수 보수혁신위원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어떤 이들은 그간 내놓은 혁신안이 현실적이지 못하고 정치 혁신의 핵심을 건드리지 못했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에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정말 최소한도로, 국민의 눈높이에서 보면 이 정도도 못 하면 혁신도 아니라고 생각할 수준의 내용들입니다. 이런 것들이 현실적이지 못한다고 한다면 정치는 민심과 완전히 유리된 ‘그들만의 리그’일 뿐입니다. 조금만 의지만 가지면 다 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이 정도도 못하면 다른 혁신은 불가능합니다.”

“혹자는 1차 혁신안이 핵심을 건드리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시작일 뿐입니다. 정치혁신이 성공하려면 정치권이 기본적 수준의 국민 신뢰를 얻어야 합니다. 그 첫걸음이 특권 내려놓기입니다. 국민들이 ‘이제야 정치인들이 정신 좀 차렸네, 앞으로 뭐 할 건지 지켜보자’ 이 정도의 신뢰와 관심을 가져 주셔야 혁신의 동력이 생깁니다. 그 다음에 정당개혁, 선거개혁을 통해 정치혁신을 진전시켜 나가야 합니다.”

김 위원장은 혁신을 위해서는 특권을 내려놔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치인들의 눈높이와 국민의 눈높이를 맞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국민들이 보시기엔 분명히 특권인데 당사자들은 특권이 아니라고 합니다. 그런 눈높이의 차이, 인식의 차이가 정치 불신의 근본 원인입니다. 일 더 하고, 일 잘 하는데 필요한 권리 빼고는 폐지시켜야 합니다.”

혁신위 출범 초기 특정 성향의 인사들이 집중돼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하지만 회의에서는 우려와 달리 다양한 의견이 오가고 있다고 김문수 위원장은 전했다. 

“외부 인사(김영용, 복거일 위원 등)도 많이 모셔 왔고, 원내 위원들도 열의를 갖고 혁신작업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특정 성향이 아니라 당내외의 혁신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분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전의 혁신위 활동을 이끌었던 홍준표, 원희룡 지사와 나경원 의원 등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보수의 가치를 확고히 갖고 있으면서 보수혁신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혁신의 의지가 있는 분들입니다. 잘 되고 있고, 앞으로 더 잘 될 것입니다.”

실제 혁신위에서는 격론이 벌어지기도 했다. 의총에서 혁신안 인준에 실패한 다음날인 12일, 홍준표 경남지사는 혁신위 회의에 참석해 김 위원장과 다른 목소리를 냈다.


“청와대도, 보스도 아닌 국민에게 충성하는 공천을”

홍 지사는 “(의원 특권 내려놓기보다)보수의 부패, 탐욕 등을 어떻게 합리적으로 제한하고 진보보다 더 도덕적 정당성 우위에 설 수 있는 것을 만드는 것이 혁신위의 첫 의제설정이 돼야 한다”며 김 위원장의 목표 설정에 수정이 필요함을 강조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11일 국가디자인연구소(이사장 허성우)에서 주최한 ‘보수대혁신!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의 세미나에서 당의 사조직화를 비판한 바 있는 김 위원장은 인터뷰에서도 당 혁신과 관련해 ‘공당의 사당화’를 경계했다.

“당 혁신은 결국 1인 지배 사당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정치인이 국민에게 충성하지 않고 청와대나 대표, 자기 계파 보스에게 충성하면 제대로 된 정당이 될 수 없습니다. 공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오더 공천, 계파 공천, 밀실 공천, 쪽지 공천이 힘을 못 쓰도록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드리는 완전국민경선제(오픈프라이머리)를 해야 합니다. 결국 당 혁신과 선거 혁신, 나아가 정치 혁신의 요체는 모든 권한을 국민에게 돌려 드리는데 있습니다.”

그간의 정치 현실에 대해서는 자성의 목소리도 냈다.

“그동안 우리 정치는 정치가 국민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정치를 걱정하는 죄송스러운 모습이었습니다. 정치가 경제를 끌고 가고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고 부담이 되는 모습이었습니다. 정치가 국민의 신뢰를 받고, 국민과 눈높이를 나란히 하고, 국가 발전의 비전을 제시할 수준으로 올라오면 민생문제도 자연스럽게 풀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새누리당 김문수 보수혁신위 위원장이 11월 1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국가디자인연구소 주최 ‘보수대혁신! 어떻게 할 것인가’ 세미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그는 ‘보수혁신’에 대한 의지도 확고했다.

“아무 것도 안 바꾸겠다는 것은 수구지, 보수가 아닙니다. 대한민국의 역사, 정통성을 긍정하고 산업화와 민주화라는 대한민국의 업적을 바탕으로 우리 사회의 그늘진 모습, 불합리한 부분을 고쳐 가자는 것이 보수혁신입니다. 진보는 대한민국 자체가 문제가 있기 때문에 전부 갈아엎자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역사와 전통성과 성취에 대해 긍정하느냐 부정하느냐, 그것이 보수와 진보를 가르는 핵심입니다.”

김문수 위원장은 경기지사 임기를 끝낸 이후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그 속에서 바닥 민심을 보고 듣는다.

“많은 분들이 ‘국민은 힘든데 정치인들은 싸움만 하고 일하지는 않는다, 단돈 일원이라도 서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치를 하라’는 뼈아픈 말씀을 하십니다. ‘도대체 무얼 하는지 모르겠다’는 말씀을 들으면 죄송스러워서 숨고 싶을 지경입니다. 서민경제가 어렵고, 국가 경제가 위기 상황인데 정치는 천하태평에 밥그릇 싸움만 하고 있다는 것이 진솔한 바닥민심입니다.”

그렇다면 김 위원장이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혁신안은 무엇일까. 바로 완전국민경선제다.

“혁신안은 패키지입니다. 특권 폐지를 통해 정치가 국민의 신뢰를 얻고, 그것을 동력으로 정당 개혁과 선거 개혁을 해 나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모두 중요하지만 가장 우위에 있는 것을 굳이 따지자면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입니다. 이를 통해 정치인들이 보스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는 제도적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정당 개혁, 선거 개혁 문제가 같이 풀립니다.”


“혁신의 최종 목표는 신뢰 받는 정치로 재탄생하는 것”

김 위원장이 이루고자 하는 혁신위의 최대 목표는 ‘정치가 국민의 신뢰를 받는 모습으로 재탄생하는 것’이다.

“정당 차원에서 작게 보면 혁신을 통해 보수정당인 새누리당이 정권을 재창출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차원에서만 보면 근본적인 혁신이 어렵습니다. 국민들은 정치권 전체를 불신하고 계시고, 정치 전반이 나라에 부담을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혁신안의 입법화 역시 야당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결국 혁신의 궁극적인 목표는 여야가 현 상황의 엄중함을 함께 깨닫고, 함께 손잡고 정치의 정상화를 위해 협력, 통합하는 화합의 경지에 도달하는 것입니다. 여야를 넘고 보수와 진보를 넘어서야 합니다. 오직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서로 화합하고, 정치가 국민의 신뢰를 받는 모습으로 재탄생하는 것, 이것이 혁신의 궁극적 목표점입니다.”

(CNB저널 = 최정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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