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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계 파워열전]“조재현·임호 ‘정도전 3인방’ 함께 공연”

‘민들레 바람되어’로 다시 연극무대 오른 이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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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11호 김금영 기자⁄ 2014.12.31 09:09:26

▲처음에 출연을 망설였던 이광기는 연극 ‘민들레 바람되어’를 통해 자신 또한 힐링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사진 = 왕진오 기자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저널 = 김금영 기자) 2014년 배우 이광기는 바빴다. 1~6월 방송되며 시청률 대박을 친 드라마 ‘정도전’에서 조연으로 활약했고, 9월엔 드라마 스페셜 ‘그 여름의 끝’에 출연했다. 그리고 영화 ‘그 사람 그 사랑 그 세상’에서는 주인공 손양원의 목소리를 연기했다.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바쁘게 보낸 한 해다. 그런데 이젠 연극 무대까지 접수했다. 수현재씨어터에서 공연되고 있는 연극 ‘민들레 바람되어’의 주역 안중기 역으로 매일 관객을 만나고 있다.

2008년 초연된 이 작품은 사랑하는 아내를 먼저 떠나보낸 남편(안중기)이 나이 든 뒤 아내의 무덤에 찾아가 생전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와 뒤늦은 사랑을 고백하는 내용이다. 이광기는 2011년 앙코르 공연에 출연했고, 이번이 두 번째 출연이다. 첫 출연 때는 아내가 반대했다. 사랑하는 가족과 이별했던 경험이 있었기에 죽음을 다루는 연극이 부담됐을 터. 하지만 두 번째 출연엔 누구보다 적극적인 응원을 보냈다.

“대본을 읽어봤는데 내용이 정말 따뜻했죠. 화려한 무대 장치도, 현란한 춤과 노래도 없지만 그 잔잔하고 진실된 부부의 사랑 이야기에 힐링 받는 느낌이었어요. 이 느낌을 관객들에게도 전하고 싶었죠. 하지만 모든 과정이 쉬웠던 건 아니에요. 출연을 결정하고 무대에 섰지만 처음엔 심적으로 굉장히 힘들었어요. 그때마다 공연을 보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사명이 제게 주어졌다고 생각하며 다시 힘냈습니다. 그리고 처음엔 걱정하던 가족들이 공연을 보고 정말 좋았다며, 잘했다고 이야기해줄 때 가슴이 뭉클했어요.”

▲연극 ‘민들레 바람되어’ 공연 장면. 사진제공 = 수현재씨어터


재연 때의 감동과 더불어 또 출연을 결정한 이유에는 함께 출연하는 조재현과 임호의 영향도 크다. 이 3인방은 드라마 ‘정도전’에서 호흡을 맞췄는데, 연극 무대에서도 뛰어난 팀워크를 자랑하고 있다. 연극을 만든 조재현이 이광기에게 다시 러브콜을 했고, 임호는 새롭게 합류한 상황이다. 각자의 역할이 달랐던 ‘정도전’과 달리 연극에선 같은 역을 맡았기에 배우로서 경쟁심리가 발동했을 법도 한데 오히려 호탕한 웃음을 지었다.

“라이벌 의식이요? 흔해빠진 대답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서로 격려해주기 바빠 그런 걸 신경 쓸 틈이 없었어요. 3인3색이 지닌 연기의 색과 맛도 다르고요. 굳이 특징을 꼽자면 조재현 씨는 ‘민들레 바람 되어’ 초연 때부터 현재까지 계속 출연했기에 캐릭터에 완성미가 있고, 이번에 새롭게 합류한 임호 씨가 연기하는 남편에선 순진함을 느낄 수 있죠. 저요? 저는 부인 말을 잘 듣지 않는 철부지 같은 개구쟁이 남편이에요(웃음).”

좋은 팀워크를 반영하듯 배우 3인방이 연습실에 모이면 유쾌한 분위기가 형성되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공연이 시작되는 그 순간만큼은 누구보다 진지해지고, 감동에 휩싸인 눈물바다가 된다. 상실과 아픔 속 등장인물들은 눈물을 흘리지만 여기에 그치지 않고 진실한 대화를 통해 오해를 풀고 관계를 회복하려는 노력이 잔잔한 감동을 준다.


유쾌함과 감동 속 ‘관계회복’ 이야기에 매료
“내가 힐링 받았듯 관객들도 힐링됐으면”


이광기가 말하는 극 속의 가장 감동적인 장면은 젊은 30대 시절, 아내에게 꽃을 주던 남편이 나이가 들어 닭발을 들고 등장하는 순간이다. 이야기만 들어서는 로맨틱한 사랑이 사라진 것 같아 의아했다. 그런데 오히려 이 장면에 아내에 대한 진득한 사랑이 듬뿍 담겼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연극 ‘민들레 바람되어’는 사랑하는 아내를 먼저 떠나보낸 남편이 나이가 든 뒤 아내의 무덤에 찾아가 생전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와 뒤늦은 사랑을 고백하는 내용이다. 사진은 연습 장면. 사진제공 = 수현재씨어터


예쁘고 향기 나는 꽃도 좋지만 아내가 생전 정말 좋아했던 매운 닭발을 챙기는 그 따뜻한 마음을 공연하며 여실히 느꼈다고. 즉 아내와 보다 소통하고 이해하는 과정인 것이다. 이처럼 ‘민들레 바람되어’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과 관계회복에 관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요즘 시대엔 서로 너무 바빠서 관계가 복잡하고 훼손되는 경우가 많아요. 방법을 잘 몰라서 그 관계를 회복시키지 못한 채 또 다른 관계를 가지려는 모습이 정말 안타깝죠. 그런데 사실 관계회복은 그렇게 어려운 것이 아니에요. 어렵게 생각해서 못하는 거죠. 먼저 손을 내미는 게 힘들지도 모르지만, 일단 손을 내밀면 그때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20대 젊은이들이 부모님과 함께 공연장에 온 적이 있는데, 공연이 끝나고 함께 손을 잡고 나가는 모습이 아직도 기억나요.”

이광기는 “내 연기가 추운 겨울,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따뜻하게 해줄 수 있다면 정말 기쁠 것 같다”며 “앞으로도 연극 무대에 계속 올라 관객들과 소통하고 싶다”고 고백했다. 2014년을 바쁘게 보낸 그의 2015년 일정 또한 이런 열정 속에서 더욱 바쁜 한해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 연극 ‘민들레 바람되어’는 수현재씨어터에서 2015년 3월 1일까지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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