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 4500원 시대’ 첫날 매출 50% 밑돌아
담배 사재기 영향도 적지 않을 듯
▲담뱃값 인상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31일 한 편의점 담배 판매 진열대가 텅 비어 있는 반면, 편의점 창고에 담배 수십 보루가 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CNB저널=안창현 기자) 새해 들어 담뱃값이 평균 2천원이나 뛰면서 담배 판매량은 뚝 떨어졌다.
지난해 첫날보다 판매량과 매출이 많게는 60%나 급감하는 등 담뱃값 인상의 여파가 현실화하자 유통업계는 단순히 담배 수요 뿐 아니라 방문 고객 수 자체가 줄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위기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A편의점의 1일 담배 판매량(소비자에게 넘어간 물량 기준)은 작년 같은 날과 비교해 58.3%나 줄었다. B편의점의 판매량 감소도 54%에 이르렀다.
담뱃값이 1일자로 평균 80%(2천원)나 인상됐지만, 매출 기준으로도 담배 수요 급감 현상은 뚜렷했다. C편의점의 1일 담배 매출은 1년 전보다 36.4% 급감했다.
이런 상황은 대형마트도 마찬가지였다.
담배를 보루째 판매하는 롯데마트의 1일 담배 판매량은 지난해 신정보다 49% 줄었다. 바로 직전 주(12월 22~28일)나 지난달(12월 1~31일) 하루 평균과 비교해도 감소율이 46.4%, 43.3%에 이른다.
일단 유통업계는 이 같은 실적이 1월 1일 하루의 결과인만큼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앞으로 담배 외 품목의 매출에까지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업계는 담배 판매 부진이 담배값 인상 뿐 아니라 작년 말 개인들의 ‘사재기’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연말 1~2개월 정도 사용할 담배를 미리 사들여 쌓아뒀기 때문에 담배를 찾지 않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A편의점에 따르면 인상 전 가격으로 담배를 살 수 있는 마지막 날(12월 31일) 담배 판매량은 2013년 같은 날보다 무려 59.7%나 늘었다. 바로 앞날인 12월 30일과 비교한 증가율도 24.7%에 이를만큼 연말 담배 사재기가 활발했다는 얘기다.
한 편의점 관계자는 “지난달 담배 판매가 급증한 것으로 미뤄, 정도의 차이는 있더라도 많은 흡연자들이 담배를 비축해놨을 것”이라며 “연초 1~2개월 정도 지난 뒤, 이들의 담배가 떨어질 즈음에나 담뱃값 인상으로 진짜 얼마나 담배 수요가 줄었는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창현 isangahn@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