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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행근의 중국 부자 이야기]中부자 6위 바이두 리옌홍 회장 “난 회장님 아니니 언제든 내말 끊고 말해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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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15호 송행근 중국문화학자⁄ 2015.01.29 09:12:59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저널 = 송행근 중국문화학자) “한 가지 일에 미쳐야 남들이 해내지 못한 것을 할 수 있다”. 리옌홍(李彦宏) 바이두 회장이 2008년 베이징대학교 졸업식 축사에서 한 말이다. 리옌홍 회장은 중국을 넘어 세계적인 돈과 명예를 다 가진 스타 기업인이다. 그는 ‘개혁 개방 30년, 30인’, ‘포브스 선정 2011년 중국 최고 갑부’라는 명성을 얻고 있다.

바이두(百度)는 중국 최대 검색 사이트이다. 구글이나 네이버와 유사한 검색 포털이다. 바이두는 ‘애타게 찾다’라는 뜻이다. 중국 송나라 시인 신치지(辛弃疾)의 시구 가운데 “인파 속에서 그녀를 수천, 수백 번 찾았다(众里寻她千百度)”는 데서 유래됐다. 바이두의 상징은 ‘곰 발바닥’이다. ‘어디를 가든 흔적을 남긴다’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바이두의 파워는 엄청나다. 중국 검색사이트 시장을 80% 이상 독점하고 있다. 4억5천만 명의 중국 이용자들은 바이두로 인터넷을 시작한다. ‘바이두이샤’가 ‘검색해봐라’라는 의미로 통용될 정도다. 바이두의 실제 이용자는 대략 20억이다. 중국을 비롯한 홍콩, 타이완 등 중화권 여러 국가들의 국민들이 접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인의 인터넷 검색시장은 구글과 바이두가 양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차이가 있다면 구글보다 바이두가 더 미래지향적이라는 것이다. 그 해답은 간단하다. 세계 영어권 국가나 영어권 국가의 영향을 많이 받는 국가들은 주로 구글을 쓰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중국어를 거의 모른다. 반면에 중국의 엘리트 계층은 영어에 능통하다.

이런 배경 아래 바이두는 2010년 페이스북에 이어 전 세계에서 가장 빨리 성장한 회사로 꼽혔다. 2011년 페이스북과 삼성 같은 글로벌 기업을 밀어내고 225억 달러(약 25조)의 브랜드 가치를 평가받으며 글로벌 100대 브랜드 중 29위에 올랐다.

▲베이징의 바이두 본사 건물.


리옌홍은 누굴까? 1968년 중국 산시성 양천시(山西省 陽泉市) 시골마을의 평범한 노동자 집안에서 넷째로 태어났다. 그는 중국의 대표적인 엘리트다. 중국 최고의 명문대학인 베이징대학교를 졸업한 이후 미국 유학길에 올라 뉴욕주립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중국인 가운데 최고의 엘리트 코스를 밟고 전도양양했던 젊은이가 바이두를 창업하기까지의 과정은 그리 순탄하지는 않았다. 인터넷이 미래에 가장 큰 가치를 가질 것이라는 확신이 그 힘든 과정을 불식시켰다. 석사 이후 컴퓨터공학 박사학위 과정 입학 통지서까지 받았으나 이를 과감히 버리고 월스트리트에서 3년 동안 기자생활을 했다. 그러나 선망의 대상이던 기자 직위도 곧 버리고 개발자의 꿈을 안고 실리콘밸리 회사에 들어갔다.

리옌홍은 베이징대 동창이자 선배인 슝위와 함께 1999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120만 달러를 들고 중국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2000년 베이징의 실리콘밸리로 주목 받는 중관춘에 ‘바이두 온라인 인터넷 기술’이라는 이름으로 회사를 출범한다. 그곳은 그들의 모교인 베이징대학교가 바라보이는 허름한 호텔방이었다. 그때 리옌홍의 나이 31세였다.

리옌홍은 중국 젊은이들에게 살아 있는 우상이다. 바이두는 지난해 밀워드브라운에서 글로벌 브랜드 기업가치 100대 순위 중 25위에 뽑힌 중국 최대 IT회사가 되었다. 한때 ‘구글의 짝퉁’으로 불리고, 리옌홍 자신조차 “중국의 구글이 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제는 세계 인터넷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바이두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리옌홍의 좌우명과 강한 확신 그리고 경영철학과 조직문화 등이다. 리옌홍의 바이두는 유행에 휩쓸리지 않고 신규 사업에 대한 투자에 매우 보수적인 것으로 유명하다. “한 가지 일에 미쳐야 남들이 해내지 못한 것을 할 수 있다”는 단순한 집중이 그의 좌우명이다.

리옌홍은 어릴 적부터 책 읽는 것을 좋아했다. 지식이 그의 운명을 바꿨고, 미국 8년의 생활에서 서양 문명이 그의 인생관을 바꿨다. 그는 ‘책에 있는 지식은 과거의 정보지만 인터넷에서는 모든 정보를 바로 얻을 수 있다’고 확신했다.


직함 없이 이름 부르는 열린 문화의 회사.
“바이두는 ‘애타게 찾다’는 의미,
애타게 찾는 늑대본성의 직원만 남아라”


그의 경영철학도 남다르다. 그는 ‘목표를 정했으면 바로 행하고, 시류에 흔들리지도 동요하지도 말라’고 강조한다. 인터넷 포털사이트가 우후죽순 생겨날 때 검색 사업에만 매달린 것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회사의 조직문화도 강한 경쟁력이다. 그는 직장 내에서 ‘평화’와 ‘평등’을 매우 중시한다. 바이두는 직함 대신 중국어 이름이나 영어 이름을 부른다. 바이두에서 그는 ‘사장님’이 아닌 로빈(Robin)으로 통한다. 대화나 회의 도중에 누구나 그의 말을 중도에 끊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할 수 있으며, 그의 의견을 반박할 수 있다. 이러한 리옌홍의 부드러운 카리스마는, ‘알리바바의 절대권력’ 마윈(马云) 회장과의 차이점이다. 

▲2010년 ‘웹 2.0 서밋’에 참가한 리옌홍 회장(가운데).


특히 리옌홍은 인재선발에서 특별하다. 고급인재를 채용할 때 ‘판단력’이 가장 큰 핵심이다. 자신이 맡은 분야의 문제에 대해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지, 정확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지를 중시한다. 판단력 외에도 인품, 열정, 경영 관련 경험 등을 주목하면서 인재를 채용한다.

리옌홍은 최근 직원들에게 보낸 공개편지에서 “바이두는 늑대본성이 필요하다”며 “평생직장에서 안정적 수입을 받으며 새로운 일에 도전하지 않으려는 소시민 직원은 지금 바이두를 떠나라”고 주문했다. 참으로 대담한 발언이자 발상이다. 

바이두는 창업 당시 10명으로 시작했다. 지금은 직원이 1만여 명이다. 그들은 바이두에서 일하기를 열망한다. 리옌홍은 한국에 관심이 많다. 지난해 SM엔터테인먼트와 전략적 업무제휴를 체결했다. 그는 “최대의 인터넷 시장을 보유한 중국과 선진기술을 가지고 있는 한국이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기를 희망한다.

리옌홍은 30대에 이미 중국 5대 갑부에 올랐다. 지난해 1050억 위안(약 18조 631억 원)으로 중국 부자 서열 6위에 올랐다. 그의 야망은 이미 중국 시장을 넘어 세계로 향하고 있다.


송행근 =  중국문화학자로 전북중국문화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하(李賀)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중국시가의 이해’ 등 10여권의 저서가 있다. ‘송행근의 요절복통 중국’과 ‘송행근의 차이나리뷰’ 등 다양한 중국 관련 칼럼을 쓰고 있다.

(정리 = 최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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