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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인터뷰 - 한국선급 박범식 회장]“서울 연구인력의 부산합류 완료…해양수도 부산 건설에 더욱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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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22호 부산 = 강우권 기자⁄ 2015.03.19 08:59:23

▲박범식 한국선급 회장.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저널 = 부산 = 강우권 기자) 세월호 1주기가 다가오는 가운데, 작년 참사 당시 한국선급(KR) 등 감독기관의 태만과 잘못이 크게 부각됐던 기억이 새롭다. ‘2015년 KR 비전 선포식’을 준비 중인 한국선급의 박범식 회장을 만나 각오를 들어봤다.


- 한국선급의 업무를 소개해 주시죠.

“선급이란 말은 선박에 등급을 매긴다는 뜻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선급 탄생 초기에는 선체는 5등급, 의장품들은 3등급으로 구분했지만 지금은 검사의 합격 여부만 판정하고 있습니다. 즉, 선급은 선박의 안전을 진단하는 기술단체입니다. 선주는 선급에서 발급받은 인증서를 토대로 해상 보험에 가입하게 됩니다.

선급은 이처럼 업무의 중요도에 비해 일반인들이 잘 접하지 못하는 전문 분야이지만, 우리 해사 산업의 근간인 선박 및 산업설비의 안전을 책임지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한국선급은 바다에서의 인명 및 재산의 안전과 해양환경 보호를 도모하고 해사산업 발전과 조선, 해운 및 해양에 관한 기술진흥을 목적으로 1960년에 설립된 비영리 사단법인입니다.

특히 한국선급은 전 세계 110여 선급단체 중 기술 신뢰도와 규모 면에서 국제적으로 공신받는 12개 선급만으로 구성된 국제선급연합회(IACS)의 정회원입니다. 현재 약 900여 명의 고도 기술력을 갖춘 전문인력들이 전 세계 고객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부산-경남은 대한민국 해운 및 조선산업이 집약돼 있는 곳으로서 한국선급은 고객중심의 경영실현과 고객 서비스 강화를 위해 지난 2012년 9월 대전에서 부산으로 이전하였습니다. 20년 가까이 지냈던 대전을 떠나와 임직원들이 감내하는 수고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특히 취학 자녀를 두고 있는 직원들의 경우, 가정과 떨어져 주말가족으로 지내는 경우가 많은 불편도 있습니다.

하지만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직원들이 부산을 새로운 삶의 터전으로 여기고 즐겁게 지내고 있으며, 부산ㆍ경남 지역에 밀집한 조선소 및 해운선사와 기자재 업체에 보다 편하고 빠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돼 고객과 임직원 모두 큰 만족을 느끼고 있습니다.”


- 최근 서울에 있던 한국선급 연구원 100여 명이 부산 강서구 명지동 본사로 근무지를 옮겼다 들었습니다. 이렇게 인력을 대거 이동시킨 이유가 뭔가요?

“크게 두 가지 이유에서입니다. 우선 대외적으로는 연구 인력이 서울에 있다는 것은 효율적인 경영과 고객 서비스 제공을 통한 만족도 제고에 한계가 됐습니다. 특히 본사 주위 녹산공단에 있는 수많은 조선 기자재 업체 관계자를 만났더니 연구 인력이 없어 기술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한국선급과 함께 연구해 특허를 개발하고 싶어 했습니다. 이에 서울에 있던 연구 인력을 부산에 내려오게 해 부산 지역 업체의 연구개발을 지원해주고 한국선급이 검사 및 인증을 수행한다면 모두가 동반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내부적으로는 향후 부서간의 협조와 정보 제공 및 소통을 보다 활성화하는 데 주력해 전사적으로 시너지 효과의 극대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취임하자마자 서울 주재 130여 명의 직원들에게 부산 본사 이전을 제안했습니다. 그 결과 필수 인원 일부(5명가량)만 남기고 모든 서울 직원들의 본사 합류가 마무리됐습니다. 서울에 남겠다고 하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으나 저의 진심이 직원들에게 전해진 것 같아 기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연구 인력이 부족한 지역의 조선 기자재 업체들에게는 희소식이 됐을 텐데요, 업체들과 어떻게 연구개발을 진행해 갈지, 또 이를 통해 어떤 기대를 해볼 수 있을까요?

“한국선급 110여 명 연구 인력의 부산 본사 이전이 완료돼 조선 기자재 산업체들과의 본격적인 R&D 협업을 추진하고자 합니다. 조선 기자재 업체의 발전이 있어야만 우리나라 조선 세계 1위 자리도 확보되고 국산화 비율을 확대해 결국은 지역과 국내의 고용 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 끝으로, ‘해양수도 부산’ 건설에 한국선급이 어떤 역할을 해 갈지를 마무리 말씀으로 부탁드립니다.

“우리나라 산업발전의 주축이었던 조선, 해운 및 해사 산업이 장기적인 불황을 이겨내고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첨단기술을 바탕으로 LNG선 같은 고부가가치 선박 등의 개발을 통해 국가경쟁력을 제고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조선 및 기자재, 선박관리, 해양서비스 등의 기술산업과 선박금융, 리서치 정보, 보험 및 법률 등 지식서비스 체계가 유기적으로 연계될 수 있는 해사클러스터의 구축이 필수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영국, 노르웨이, 독일, 네덜란드 같은 나라들은 런던, 함부르크, 로테르담 등 주요 항만 도시를 중심으로 이미 클러스터 구축을 진행 또는 추진 중에 있습니다. 이에 우리나라도 부산을 중심으로 대한민국 해사 클러스터 구축을 서둘러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전 세계 어느 곳도 부산처럼 선급, 조선소, 기자재 업체 그리고 해운회사가 1시간 거리 내에 밀집해 있는 곳이 없습니다. 따라서 부산의 이러한 환경적 이점을 잘 활용해 해양수도로서 해사 클러스터의 중심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60조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는 선박 평형수 시장 등 미래 시장 개척에도 노력해야 할 때입니다. 선박평형수 처리설비(BWMS) 인증은 국제해사기구(IMO) 규제가 본격화될 경우 운항 선박들이 척당 50만~100만 달러에 달하는 비용을 들여 선박 평형수 관련 장치를 장착해야 하므로 성장가능성이 높은 편입니다. 한국선급은 평형수 인증기관의 리더로서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기술개발과 인증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아울러 부산만의 특성화된 전략도 필요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부산이기에 가능한 특성화 사업전략을 통해 해양수도로서의 입지를 더욱 굳건히 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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