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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문화]‘핫쇼’ 시즌2로 돌아온 나몰라패밀리 “나이차·머리차 없는 웃음 가득”

김경욱·김태환·고장환 트리오, 개그와 노래 꽉찬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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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25호 김금영 기자⁄ 2015.04.09 09:02:18

▲그룹 ‘나몰라패밀리’ 멤버. 왼쪽부터 김경욱, 김태환, 고장환. 사진제공 = 엔플래닛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저널 = 김금영 기자) “아무 것도 안 하고 싶다. 이미 아무 것도 안 하고 있지만 더 격렬하게 아무 것도 안 하고 싶다.” 요새 유행하는 광고 문구다. 빡빡한 현실 속 정말 정신줄을 놓아버리고 싶을 때가 있다. 하지만 요즘은 공연을 볼 때도 정신줄 다잡는 ‘공부’가 필요하다. 뮤지컬이나 연극을 볼 때 극의 흐름을 따라가기 위해 미리 내용을 알아보거나 관련 책-자료를 찾아봐야 할 때가 있고, 콘서트 경우도 가수의 노래를 모르면 지루할 수 있기에 미리 들어보는 노력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핫쇼’는 그야말로 격렬하게 아무 준비도 할 필요가 없다. 그룹 나몰라패밀리(김경욱, 김태환, 고장환)가 선보이는 코미디쇼는 2012년 처음 관객과 만났다. 서울 공연을 마친 뒤 지방 투어까지 900회 이상 공연됐고, 15만 관객이 극장을 찾는 관심 속에 시즌 2로 돌아왔다.

▲‘핫쇼’는 개그맨이자 가수인 나몰라패밀리의 음악적 색깔도 함께 느낄 수 있는 공연이다. 사진제공 = 엔플래닛

내용은 어렵지 않다. 오히려 아무 의미 없는 행동이 큰 웃음을 유발할 때가 있다. 한 예로 시즌 1 때는 암전됐다가 다시 밝아졌을 때 개그맨들이 알 수 없는 말로 이야기하면서 이상한 포즈를 취하는 코너에서 관객의 웃음이 터져 나왔다. 혀를 계속 날름거리는데 그 혀에 다양한 사물을 갖다 대는 영상도 별 내용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은 인상적인 코너로 뽑았다. 아무 생각 없이 편하게 웃고 싶은 현대인의 마음을 제대로 포착했던 게 아닐까.

시즌 1에서 개그, 만담, 춤, 노래, 퍼포먼스, 토크에 애드리브가 어우러지며 극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는데, 시즌2도 만만치 않게 준비했단다. 나몰라패밀리는 “전혀 공부할 필요 없는 공연이다. 단 하나, 마음껏 웃을 준비만 하고 오면 된다”고 공연을 정리했다.

“시즌 1 때는 ‘한19(식구)’라는 의미로 19타이틀을 달고 공연했는데, 시즌 2에서는 관객과의 소통에 중점을 두고 기존 코너들을 새롭게 구성했어요. 특히 이번 공연에서 주목할 점은 벨리댄스와 마임 그리고 노래예요. 개그 60, 음악 30, 마임 10의 비중으로 구성됐다고 볼 수 있겠네요.”

▲고장환, 김경욱, 김태환(왼쪽부터)으로 구성된 그룹 ‘나몰라패밀리’는 대학로 굿씨어터에서 노래와 춤, 퍼포먼스를 결합한 ‘핫쇼’ 시즌 2를 공연하고 있다. 사진제공 = 엔플래닛

지난 공연에서는 폴댄스에 도전해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번엔 벨리댄스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도전에 나선 이들은 최근 영천구청장배 전통무용대회 벨리댄스 부문에서 5위를 했을 정도로 열심히 연습했단다. 인터뷰 장소였던 이들의 사무실에는 대회 트로피가 전시돼 있었다. 허투루 공연하지 않겠다는 열정이 느껴졌다.

개그 60, 음악 30, 마임 10 비율로 구성
‘제2의 컬투쇼’로 공연 키우고파

춤과 더불어 정평이 난 게 이들의 노래 실력이다. 노래는 핫쇼의 다양한 개그 코너 사이사이에 배치돼 관객의 호응과 집중을 끌어내는 중요한 요소다. 나몰라패밀리는 개그와 함께 가수로도 활동하며 음반을 냈다. 이른바 ‘개가수(개그맨+가수)’다. 4월 중순엔 90년대 인기 남성그룹 R.ef 느낌의 댄스곡 ‘니가 오는 밤’ 앨범이 나오고, 핫쇼 공연장에서 들을 수 있다.

“단순한 개그쇼가 아니라 개그에 노래, 춤까지 어우러져 콘서트 같은 느낌을 내는 것이 핫쇼만의 매력이에요. 다양한 종합예술로 공연장을 가득 채우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핫쇼’ 시즌 1 공연 당시 각각 특색 있는 분장을 한 나몰라패밀리(왼쪽부터 김태환, 김경욱, 고장환). 사진제공 = 엔플래닛

공연 욕심이 가득한 이들을 대중에 알린 것은 SBS 개그 프로그램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하 웃찾사)이다. 웃찾사 전성기를 이끈 이들은 ‘댓츠 베리 핫’, ‘쑥대머리’, ‘김태환C’ 등 다양한 코너를 선보이며 인기 개그맨에 올랐다. 당시 여러 CF에 나왔고, 행사 및 방송 요청도 물밀듯 들어왔다. 그랬던 그들이 돌연 자취를 감췄다가 등장한 곳이 대학로 공연장이다.

“항상 공연에 대한 꿈이 있었어요. 하지만 여건이 되지 않아 아쉬움만 삼켰는데 어느 날 소속사 노현창 대표님이 점심 식사 중 ‘공연 안 할래?’라고 툭 한 마디 던지시더라고요. 그래서 너무 하고 싶다니까 대뜸 11월까지 공연 코너를 짜오라고 하셨어요. 그 말을 던진 게 9월인데 말이죠(웃음). 그래도 신이 나 코너를 짰어요. 관객을 대하는 태도와 개그 코드에 대해 많이 배우고 또 많이 혼났죠. 그렇게 처음 핫쇼가 탄생했어요.”

컬투(정찬우, 김태균), 개그맨 서경석 등 대선배들이 핫쇼 탄생에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나몰라패밀리는 “우리는 웃기기에 급급하지만 컬투-서경석 선배는 말 이음새까지 섬세하게 조언해줬다”며 “대학로에서 컬투 선배 공연이 꾸준히 열리는데, 나몰라패밀리의 핫쇼도 ‘제2의 컬투쇼’처럼 만들고 싶다”고 공연에 쏟는 애정을 드러냈다.

시즌 2 공연을 위해서 4개월 정도 매일 지겨울 정도로 서로의 얼굴을 보며 코너를 짰다. 혹시나 마음이 흐트러질까봐 공연 포스터까지 미리 찍어버렸다.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해야 더 위기의식과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할 수 있기 때문”이란다. 왜 그리 공연에 애정을 가질까.

▲다양한 개그 코너로 구성된 ‘핫쇼’의 한 장면. 사진제공 = 엔플래닛

“행사나 방송을 뛰면 돈을 더 많이 버는 건 사실이에요. 그런데 공연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관객과의 호흡이 있어요. 물론 웃찾사 녹화 때도 관객과 바로 피드백을 주고받았지만, 핫쇼는 아예 나몰라패밀리라는 브랜드를 내걸고 하는 것이기에 책임감도 더 크고, 그만큼 관객에게 받는 에너지가 커요. 인기는 웃찾사 때가 더 많았지만 공연하면서 이른바 ‘골수팬’도 처음 생겼고요(웃음).”

“몰래 공짜공연 봤다며 햄버거 주고간 중년남의 따뜻한 마음이 기억에 남아”

이런 골수팬 일화도 있다. 시즌 1 때 공연 뒤 한 중년 관객이 느닷없이 햄버거를 잔뜩 사왔다. 알고 보니 술마시고 화장실을 찾다가 공연장 옆 화장실 이용 뒤 마침 시작하는 핫쇼를 공짜로 구경했다는 것이다.

나몰라패밀리 멤버들은 “공연이 재미없었으면 그냥 갔을 텐데, 공연이 너무 재미있었다며 스태프와 나눠 먹으라고 햄버거를 잔뜩 사오면서 피드백을 해준 그 분이 정말 고마웠다”고 회상했다.

콘서트 같은 느낌에 시끌벅적한 개그로 이어지는 공연장에 젊은 관객만 가득할 줄로 알았지만 의외로 객석에는 중년 팬들이 많다. “건강 챙기라”며 말린 사과를 가져다주는 등 중년 팬들의 애정 공세도 색다르다. 중년 팬의 마음까지 사로잡은 비결은 무엇일까.

“저희 공연엔 연령 제한이 없어요. 지난 시즌 때 개그 중간 노래로 ‘붉은 노래’를 밝게 편곡해 부르니 중년 관객들이 좋아하며 따라 불러주시더라고요. 개그 내용도 누구나 쉽게 이해하도록 짜요. 단 한 명의 관객이라도 소외되지 않고 즐길 수 있도록 개그와 노래, 퍼포먼스를 하자는 게 저희의 목표예요. 웃음엔 차별이 없잖아요?”

앞으로의 개그 방향을 묻자 이들은 “신나는 음악이 들어간 나몰라패밀리만의 개그를 할 것”이라며 “소극장 공연은 사이즈는 소(小)극장이지만 내용은 소(笑)극장으로, 웃음이 넘치는 공연을 하겠다”고 포부를 보였다. 나몰라패밀리 핫쇼 시즌 2는 대학로 굿씨어터에서 공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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