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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사람들 ㉒ 송파서 마천파출소 이가현 경장]유기견 돌봐 ‘인기짱’ 훈남 경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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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28호 안창현 기자⁄ 2015.04.28 09:15:39

▲4월 20일 ‘서울경찰 페이스북’에 게시돼 3700여 명이 ‘좋아요’를 누른 사진. 사진 = 서울지방경찰청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저널 = 안창현 기자) 송파경찰서 홈페이지 ‘칭찬합시다’ 게시판에 올라온 글이 화제다. 담당 관내 유기견들을 모른 척 하지 않고 파출소에 데려와 보호하면서 주인을 찾아주려 애쓰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다는 내용이었다. 송파서 마천파출소에 근무 중인 이가현 경장(27)이 칭찬 글의 주인공이다. 얼마 전에는 서울경찰 페이스북에 이 경장이 유기견과 함께 있는 사진이 올라오면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 경장은 마천파출소에서 지난해 7월부터 근무했다.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지역 내 사소한 일들에 신경 쓰며 항상 열심히 근무하는 모습에 마천동 주민에게는 이미 인기 경찰관이 됐다. 동네 여고생이 페이스북에 팬 페이지까지 개설해 응원하고 있는 ‘인기 훈남’ 이 경장을 만났다.

“이가현 경찰관님 같은 분들 덕분에 세상이 좀 더 따뜻해지지 않나 생각합니다.”

마천파출소 인근에 사무실이 있는 한 주민이 경찰서 홈페이지에 이 경장을 칭찬하는 글을 올렸다. 평소 이 경장이 유기견들을 챙기는 모습을 보고 감동을 받아 올린 글이었다. 이 경장은 바쁜 와중에도 관내 유기견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파출소로 데려왔다. 주인을 다시 찾아주기 위해 개 사진을 찍고 전단지를 만들어 알렸다.

이 경장은 “알고 보니 파출소 앞에서 간판집을 하는 자영업자 분이 칭찬 글을 올리셨다. 그 분도 평소 유기견에 관심이 많으셨고, 실제 유기견 두 마리를 키우고 계시기도 하다. 칭찬해 주셔서 감사하지만, 본의 아니게 알려져 쑥스럽기도 하다”고 말했다.

마천파출소로 발령받은 지난해 7월부터 이 경장이 돌봐준 유기견만 해도 열 마리가 넘는다. 그는 신고를 받거나 순찰하는 도중 유기견을 발견하면 파출소로 데려와 보호하고, 주인을 찾아주기 위해 노력했다. 실제 주인에게 인계한 경우도 많았고, 그렇지 못하면 한국동물구조관리협회로 인계하거나 새로운 주인을 찾아 분양을 보내기도 했다.

이 경장은 “마천파출소는 근처에 남한산성을 접하고 있고 그래서 유독 버려지는 유기견들이 많다. 그리고 종종 배고픔을 참지 못한 들개들이 인가에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 그럴 경우 주민 안전을 위협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들개가 초등학생을 물어 문제가 된 적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혼자 자취를 하는 입장이라 직접 개를 키우지는 못한다고 했다. 그런 그가 유기견에 특별히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동물보호소로 인계한 유기견들이 끝내 주인을 찾지 못하고 15일이 지나면 안락사 한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송파서 마천파출소 이가현 경장. 사진 = 서울송파경찰서

그래서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다른 곳으로 입양을 보내기 위해 노력한다. 이미 경찰서나 다른 파출소의 동료 경찰관들에게 입양을 보낸 경우들이 적지 않다. 한 번은 시베리안 허스키 잡종견이 길거리에서 계속 어슬렁거리고 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한 주민이 며칠 동안 덩치 큰 개가 배회한다고 신고했다. 성격이 순했지만 워낙 덩치가 커 위협적으로 보였고, 가까이 다가서니까 경계를 하면서 짖었다. 그래서 근처 동물병원에서 개껌을 사다 주고 안심시켜서 파출소로 데려왔다. 그런데 대형견이라 입양이 쉽지 않았다. 다행히 관내 교회 목사님께서 주인이 안 나타나면 자신이 키우시겠다고 데려가셨다.”

이 경장의 선행은 주변 동물병원들에도 잘 알려져 있다. 이들 동물병원들도 협조 차원에서 유기견의 사료를 제공해주고, 건강이 걱정되는 유기견엔 무료 검진도 해준다.

페이스북 페이지로 학생들과 소통

이 경장은 지역에서 유기견 보호활동으로만 유명한 것이 아니다. 한 여고생이 그를 응원하기 위해 페이스북에 만든 페이지도 있다.

이 경장은 “학생들이 파출소에 오면 보통 훈계하기 마련이지만 나는 그들의 입장을 생각하고 따뜻하게 대해주는 편이다. 때로 간식거리를 사주고 고민 상담도 해주면서 형, 오빠로 지내려 노력한다. 그런 점이 고맙다며 한 학생이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에는 이 경장과 학생들이 서로 친근하게 소통하는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다. 이 경장은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학생들과 긴밀한 연락망을 갖추게 됐다. 가출 청소년을 찾거나 절도범을 검거하는 데에 뜻하지 않게 이 페이지가 도움이 되기도 한다”고 했다.

실제로 페이지 운영 학생들의 도움으로 미귀가 학생의 소재를 파악해 부모에게 인계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오토바이 특수절도범 6명을 잡는 데 큰 도움을 받았다.

이 경장은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인데, 갑자기 관심을 받는 것 같아 부담스럽다. 지금처럼 지역 경찰관으로 관내 치안을 위해 열심히 근무하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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