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대형지 ‘아우토빌트’ 설문조사서 종합 1위
▲독일인들이 콤팩트 부문 품질 1위로 선정한 아우디 A3. 사진 = 아우디코리아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저널 = 안창현 기자) 독일의 고급차 3사 중 가장 후발주자로 꼽혀온 아우디의 파죽지세가 놀랍다. 유럽 최대 발행부수를 자랑하는 독일의 대형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빌트(Autobild)’가 실시한 대형 설문조사에서 13개 부분 중 9개 부문 금메달을 차지하면서 거의 모든 상을 휩쓸었기 때문이다. 독일 본토에서 BMW-벤츠 등 경쟁사를 거뜬히 따돌리고 선두로 치고나오는 아우디의 모습을 아우토빌트 설문조사 결과로 알아본다.
아우토빌트의 ‘올해의 베스트 제조사’ 설문조사는 매해 경차부터 스포츠카까지 13개 차급으로 나눠 △품질 △디자인 △가성비 별로 응답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자동차 제조사를 뽑는다. 체급별로 가장 품질이 뛰어난 차 제조사, 가장 디자인이 멋진 모델 제조사, 가격대비 성능 우수업체를 일반 소비자의 입장에서 조사하는 행사다.
독일에 거주하는 이완 자동차 칼럼니스트는 이번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 “아우디는 스타일이 늘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 거기다 실내 조립 마감 등이 정교하다. ‘성공한 젊은 세대가 타는 자동차’라는 이미지도 아우디의 최근 성장에 한몫하는 것 아닌가 싶다”고 평가했다.
▲독일의 유력 자동차 주간지 ‘아우토빌트(Autobild)’ 홈페이지.
그는 또한 “독일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자국 브랜드에 대한 애정이 있을 수 있지만 설문 결과를 확인해보면 그런 편파성보다는 독일 자동차의 경쟁력, 특히 아우디의 경쟁력을 독일인들이 높게 평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소개했다.
아우토빌트의 2015년 설문조사 결과는 다음과 같다.
경차 부문
· 품질 - 1위 폭스바겐 (78%) / 2위 오펠 (73%) / 3위 스마트 (64%) / 4위 스코다 (59%) / 5위 현대 (56%)
· 디자인 - 1위 오펠 (81%) / 2위 피아트 (75%) / 3위 스마트 (67%) / 4위 란치아 (60%) / 공동 5위 르노, 현대 (51%)
· 가성비 - 1위 현대 (80%) / 2위 기아 (68%) / 3위 스코다 (61%) / 4위 르노 (57%) / 5위 시트로엥 (56%)
▲현대 i10은 경차 부문에서 가성비 최고로 평가받았다. 사진 = 현대자동차
먼저 경차 부문 품질 1위는 폭스바겐의 UP이 차지했다. 디자인은 오펠의 고급 모델 아담을 가장 선호했고,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는 현대차의 i10이 1위였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현대·기아차는 주로 가성비 측면에서 순위에 올랐다. 경차 이외에 소형차, 콤팩트 등 다른 차급들에서도 현대·기아차는 가성비에서 10위권 이내 이름을 여러 번 올렸음을 알 수 있다. 가성비가 좋다는 것은 “가격은 싼 데 예상외로 품질은 좋네”라고 풀이할 수 있어, 현대·기아차의 가격에 대한 선호도는 높지만, 품질에 대한 절대평가에서는 아직도 취약한 위치임을 알 수 있다. 기아차는 경차 부문 품질 면에서 44%를 얻어 8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소형차 부문
· 품질 - 공동 1위 폭스바겐, 아우디 (81%) / 3위 스코다 (65%) / 4위 미니 (63%) / 공동 5위 마쯔다, 오펠 (57%)
· 디자인 - 1위 미니 (85%) / 2위 알파 로메오 (81%) / 3위 아우디 (63%) / 공동 4위 폭스바겐, 세아트 (61%)
· 가성비 - 1위 다치아 (84%) / 2위 현대 (76%) / 3위 스코다 (71%) / 4위 기아 (64%) / 5위 세아트 (59%)
▲폭스바겐 신형 폴로와 아우디 A1이 소형차 품질 1위로 선정됐다. 사진은 폭스바겐 신형 폴로. 사진 = 폭스바겐코리아
소형차 품질에서는 폭스바겐 폴로와 아우디 A1이 81%로 공동 1위를 차지했다. 디자인은 역시 미니의 승리였고, 가성비 측면에서는 루마니아 자동차회사 다치아의 산데로가 1위였다. 이완 칼럼니스트에 따르면 다치아는 글로벌 자동차기업 르노의 자회사로 산데로는 워낙 저렴한 가격 탓에 이 부분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고 한다. 현대차는 품질에서 8위(55%), 디자인에서 10위(55%)에 올랐다.
콤팩트 부문
· 품질 - 1위 아우디 (85%) / 2위 폭스바겐 (84%) / 3위 BMW (74%) / 4위 스코다 (71%) / 5위 메르세데스-벤츠 (68%)
· 디자인 - 1위 알파 로메오 (88%) / 2위 세아트 (76%) / 3위 아우디 (72%) / 4위 마쯔다 (66%) / 5위 폭스바겐 (65%)
· 가성비 - 1위 다치아 (79%) / 공동 2위 스코다, 현대 (76%) / 4위 기아 (73%) / 5위 세아트 (67%)
▲콤팩트카 품질 1위에 오른 아우디 New Q3. 사진 = 아우디코리아
콤팩트카의 품질에서도 아우디 A3가 선전해 폭스바겐의 골프를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폭스바겐-아우디 그룹의 차가 1-2위를 휩쓸었다는 점이 놀랍다.
디자인에선 전통의 이탈리아 브랜드 알파 로메오의 줄리에타가, 가성비에선 역시 다치아의 로간이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다. 가성비에서 현대차는 스코다와 함께 공동 2위(76%), 기아차는 4위(73%)에 이름을 올렸다. ‘디자인 기아’는 디자인 부문 8위(59%)에 올라 저력을 보였다.
중형차 부문
· 품질 - 1위 아우디 (88%) / 2위 BMW (84%) / 공동 3위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 (80%) / 공동 5위 볼보, 스코다 (67%)
· 디자인 - 1위 BMW (85%) / 2위 아우디 (76%) / 3위 재규어 (73%) / 4위 메르세데스-벤츠 (72%) / 5위 마쯔다 (69%)
· 가성비 - 1위 스코다 (75%) / 2위 현대 (69%) / 3위 포드 (60%) / 공동 4위 마쯔다, 기아 (54%)
▲중형차 부문에서 BMW 뉴 3시리즈는 디자인으로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다. 사진 = BMW코리아
중형급 품질에서도 아우디 A5가 1위에 올랐다. 디자인은 BMW의 3시리즈, 가성비는 스코다의 스퍼브가 많은 호응을 얻었다. 인피니티도 5위권 밖이긴 하지만 나쁘지 않은 평가를 받았다. 이완 칼럼니스트는 “인피니티는 품질 8위, 디자인 9위로 순위에 들었지만 독일에서의 판매량은 이에 비례하지 못하다. 설문조사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판매량까지 좋은 것은 아니다”라고 현지 사정을 전했다.
준대형차 부문
· 품질 - 1위 아우디 (91%) / 2위 BMW (87%) / 3위 메르세데스-벤츠 (83%) / 4위 볼보 (70%) / 5위 테슬라 (64%)
· 디자인 - 공동 1위 테슬라, BMW (82%) / 공동 2위 마세라티, 아우디, 재규어 (80%)
· 가성비 - 1위 현대 (59%) / 2위 란치아 (43%) / 3위 폭스바겐 (35%) / 4위 테슬라 (33%) / 5위 볼보 (29%)
▲준대형차에서도 아우디가 선전했다. 품질 1위로 뽑힌 아우디 New A6. 사진 = 아우디코리아
BMW 5시리즈를 따돌리고 아우디 A6가 우승대에 올랐다. 디자인의 경우 BMW와 함께 테슬라가 공동 1위에 오른 점이 눈길을 끈다. 특이한 점은 준대형차 부문에서 가성비로 현대차가 1위에 올랐다는 점이다. 현대 제네시스는 독일 내 판매량은 극히 적지만 가성비로 이 부문 수위를 차지했다. 제네시스 쿠페는 스포츠카 차급에서도 가성비로 7위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차가 가격뿐 아니라 성능에서도 상위에 이름을 올릴 때가 언제일지, 그런 날은 올 것인지 궁금해진다.
럭셔리 부문
· 품질 - 1위 아우디 (83%) / 2위 메르세데스-벤츠 (82%) / 3위 BMW (78%) / 4위 포르쉐 (77%) / 5위 렉서스 (63%)
· 디자인 - 1위 마세라티 (82%) / 2위 BMW (72%) / 3위 메르세데스-벤츠 (68%) / 4위 아우디 (67%) / 공동 5위 포르쉐, 재규어 (63%)
· 가성비 - 1위 폭스바겐 (62%) / 2위 렉서스 (40%) / 3위 아우디 (30%) / 4위 BMW (25%) / 공동 5위 재규어, 메르세데스-벤츠 (24%)
▲럭셔리카 품질 1위에 뽑힌 아우디 A8. 사진 = 아우디코리아
아우디 A8이 럭셔리 부문에서도 1등이다. 디자인에선 역시 ‘멋진 차’로 유명한 마세라티의 콰트로포르테가 이름을 올렸다. 가성비에서는 2위 렉서스(40%)와 큰 차이를 벌리며 폭스바겐(62%)의 페이톤이 1등을 차지했다.
카브리오 (5만 유로 이하 및 이상 부문)
· 품질 - 5만 유로 이하 1위 아우디 (80%) / 5만 유로 이상 1위 포르쉐 (84%)
· 디자인 - 5만 유로 이하 1위 알파 로메오 (84%) / 5만 유로 이상 1위 포르쉐 (85%)
· 가성비 - 5만 유로 이하 1위 마쯔다 (77%) / 5만 유로 이상 1위 쉐보레 (72%)
▲5만 유로 이상 카브리오에서는 전통의 포르쉐 911 터보 카브리오가 최고 평가를 받았다. 사진 = 포르쉐코리아
지붕을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카브리오(컨버터블)는 특히 유럽인들이 좋아하는 모델이다. 그래서 아우토빌트는 이 부문을 별도 설문조사했다. 5만 유로 이하 카브리오 부문에서는 아우디 TT가, 디자인은 알파 로메오의 4C 스파이더, 그리고 가성비에선 마쯔다 MX-5가 각각 최고 인기였다. 5만 유로 이상 카브리오의 품질에선 전통의 포르쉐 911 터보 카브리오가 역시 최고 평가를 받았다. 디자인에서도 포르쉐의 911 바레라 카브리오가, 가성비에서는 쉐보레 콜벳 카브리오가 각각 1위에 올랐다. 이완 칼럼니스트는 “독일에서 포르쉐가 이 부문 1등에 오른 건 특별한 일이 아니다. 국민 스포츠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콤팩트 SUV 부문
· 품질 - 1위 아우디 (79%) / 2위 폭스바겐 (70%) / 3위 볼보 (68%) / 4위 BMW (62%) / 5위 메르세데스-벤츠 (60%)
· 디자인 - 1위 랜드로버 (76%) / 2위 볼보 (66%) / 3위 지프 (62%) / 4위 마쯔다 (60%) / 5위 미니 (56%)
· 가성비 - 1위 다치아 (88%) / 공동 2위 현대, 기아 (67%) / 4위 스코다 (65%) / 5위 포드 (56%)
콤팩트 SUV 부문에서 아우디 Q3가 폭스바겐 티구안을 제치고 품질 1위에 올랐다. 폭스바겐-아우디 그룹의 소형 SUV 경쟁력이 놀랍다.
이완 칼럼니스트는 “독일에서 Q3를 정말 많이 볼 수 있다. 볼보 XC60이 BMW X1과 벤츠 GLK를 꺾고 3위를 차지한 것이 신선해 보인다”고 전했다.
디자인은 랜드로버의 프리랜더2가, 가성비에서는 역시 다치아의 두스터가 1위를 차지했다. 한편, 이 부문 디자인 7위(53%)에 기아차가, 다치아(88%)에 이어 가성비에서 현대차와 기아차가 2위(67%)에 나란히 올랐다.
중형급 이상 SUV 부문
· 품질 - 1위 아우디 (84%) / 2위 BMW (79%) / 3위 포르쉐 (78%) / 4위 메르세데스-벤츠 (73%) / 5위 볼보 (70%)
· 디자인 - 1위 랜드로버 (81%) / 2위 지프 (76%) / 3위 포르쉐 (73%) / 4위 BMW (72%) / 5위 볼보 (65%)
· 가성비 - 1위 기아 (69%) / 2위 현대 (61%) / 3위 지프 (49%) / 4위 닛산 (38%) / 5위 미쓰비시 (37%)
▲중형급 이상 SUV 부문에서도 아우디 Q5가 품질 1위를 차지했다. 사진 = 아우디코리아
또 아우디다. 중형급 이상 SUV에서 아우디 Q5가 1위에 올랐다. 디자인 1위는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가성비는 1위 기아(69%), 2위 현대(61%)다. 이완 칼럼니스트는 “매년 설문결과를 지켜보면서 느끼지만 근래 아우디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 부문 디자인에선 레인지로버라는 전통의 거함이 버티고 있어 다른 브랜드들이 쉽게 1위 자리를 넘보기 힘들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스포츠카 부문
· 품질 - 공동 1위 포르쉐, 아우디 (81%) / 3위 메르세데스-벤츠 (77%) / 4위 BMW (72%) / 5위 재규어 (55%)
· 디자인 - 1위 재규어 (83%) / 2위 포르쉐 (82%) / 3위 쉐보레 (78%) / 4위 마세라티 (77%) / 5위 아우디 (74%)
· 가성비 - 1위 쉐보레 (75%) / 2위 포드, 닛산 (66%) / 4위 푸조 (58%) / 5위 스바루 (57%)
스포츠카에선 역시 예상대로 포르쉐였다. 하지만 아우디 R8도 공동 1위에 올랐다. 포르쉐는 전통의 911이 아닌 카이맨이 뽑혔다. “형님을 넘어서는 카이맨과 박스터에 대한 관심과 평가가 새롭다. 더구나 아우디 R8이 어깨를 나란히 했다”며 이완 칼럼니스트는 스포츠카 품질 부문에서 의외의 결과들이 나왔다고 평가했다. 디자인에선 멋내기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재규어 F타입이 포르쉐의 높은 벽을 허물었고, 가성비 1위는 쉐보레 콜벳 스팅레이였다.
이완 칼럼니스트는 이번 설문결과에 대한 종합평가에서 “분명 아우디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경쟁 브랜드인 BMW와 벤츠 등에 비하면 브랜드의 자기 정체성이 조금 약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포르쉐 전통의 911이 아닌 카이맨이 품질 1위에 선정된 점이 눈길을 끈다. 사진은 포르쉐 카이맨 GTS(왼쪽)과 박스터 GTS. 사진 = 포르쉐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는 ‘안락함과 안전’에서, BMW는 ‘달리는 즐거움’이라는 키워드를 명확하게 성취하고 있는 반면 아우디는 분명한 브랜드 규정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그러나 독일 소비자들이 폭스바겐-아우디 그룹의 차들에 대해 종합적으로 높은 평가를 하고 있다는 점이, 앞으로 한국 등 아시아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살펴보는 것도 흥미로울 듯하다.
또한 “독일 프리미엄 3사에 대한 선호에도 불구하고 디자인 면에서 이탈리아의 알파 로메오 등에 대한 호감도가 언제나 높다는 것을 다시 확인할 수 있다”며 “볼보와 일본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 역시 독일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지만, 현대·기아차는 여전히 가성비만 좋은 차라는 이미지가 강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는 현대·기아차의 경우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과 높은 보증기간(현대는 5년에 거리 무제한, 기아는 7년에 거리 15만km 보증)에서 강한 경쟁력을 발휘하는 결과라 할 수 있다. 물론 현대·기아차도 최근 준중형 이하 급에서 성능-디자인 양면에서 모두 크게 발전한 편이다. 이완 칼럼니스트는 “현대·기아차의 성능과 디자인에 대해선 전문가 그룹이, 가격과 보증기간에 대해선 일반 사용자들이 많이 언급한다고 보면 될 거 같다”며 “기아의 경우 독일의 유명 자동차 디자이너 페터 슈라이어의 영입 등을 통해 디자인 부문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개인적으로 독일을 비롯한 유럽에서 현대·기아차의 이미지나 판매실적은 더 좋아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안창현 기자 isangahn@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