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현대, 신세계 등 복합쇼핑몰-아울렛 조성하며 출사표
▲센트럴 공원에서 바라본 송도국제도시 전경. 사진 = NSIC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저널 = 이진우 기자) 인천 송도국제도시(이하 송도)가 달아오르고 있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을 정점으로 잠시 주춤했던 송도에 대형 호텔 체인과 유통업체가 줄줄이 입성하면서 새로운 격전지를 형성하고 있다. 송도의 중심에 위치한 센트럴 공원 주변으로 호텔만 6개였지만 지난 5월 7일 아코르 앰배서더 그룹의 한옥 호텔인 경원재 앰배서더 인천이 문을 열면서 총 7개 호텔이 반경 1km 안에서 치열한 경쟁구도를 형성했다.
또한 국내 대형 유통업체들이 송도에 대거 진출함에 따라 향후 이 지역은 아시아 최대의 쇼핑 메카로 떠오를 전망이다. 국내외 유통공룡 6개사(롯데, 현대, 신세계, 이랜드, 홈플러스, 코스트코)가 송도에서 대규모 복합쇼핑몰과 프리미엄 아울렛 조성으로 출사표를 던지며 치열한 유통전장이 될 것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송도가 국내 유통공룡 3사로 일컬어지는 롯데, 현대, 신세계의 새 격전지로 꿈틀대고 있다. 롯데와 현대백화점이 대규모 복합쇼핑몰과 프리미엄 아울렛 조성의 출사표를 던진 데 이어, 신세계도 지난 2월초 송도 진출을 위한 법인을 설립하고 진출을 선언했다. 아울러 송도에는 지난해 10월 28일 세계 최대 창고형 할인매장인 코스트코가 입점을 확정했으며, 신흥유통세력인 이랜드까지 복합쇼핑몰 조성에 가세하는 등 수도권 서남부를 대표하는 대형 쇼핑벨트로 거듭나고 있다.
송도는 총 53.5㎢ 규모로 2020년까지 인구 25만 8000여 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리적으로는 수도권과 1시간, 인천공항과는 20분 거리라는 이점이 있으며, 이를 최대한 활용해 서해안 발전의 중심축으로 개발하고 있는 인천경제자유구역 중 한 곳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하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유통업체가 잇따라 입점하면서 송도 자체가 하나의 대규모 유통 공간으로 변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향후 제2외곽순환도로 등으로 교통 여건이 좋아지면, 많은 수도권 시민들이 송도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꾸준한 인구 유입에 유통업체-호텔 등 진출 가속화
인천경제청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기준으로 송도의 인구는 8만 7768명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월(7만 6242명) 대비 1만 2000명 가량 늘어난 수치다. 송도로의 기업 이전과 국제기구 유치 등 호재가 이어지면서 향후 인구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통업체들은 지리적 여건에 주목하고 있다. 송도에서 인천대교를 통해 인천국제공항까지 20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다. 또 대형 카지노가 들어설 영종도 역시 20분 내에 갈 수 있다. 이는 향후 중국인 관광객을 끌어 모으기에 매우 유리한 조건이다. 더욱이 2017년에는 송도와 맞닿은 연안에 국제여객터미널이 완공된다. 크루즈를 타고 오는 큰손 중국인 관광객들이 관광과 쇼핑을 즐기기에 최적이 송도인 셈이다.
▲롯데, 신세계, 이랜드가 들어서는 부지. 사진 = NSIC
업계의 한 관계자는 “송도에서 쇼핑과 숙박을 해결하는 관광객을 모을 수 있고, 또한 서울 등 인근 지역과 연계한 관광 상품을 개발하는 등 관련 기업들의 움직임이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국내 대형 유통기업들이 송도로 모여드는 이유는 그만큼 송도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지난 2003년 8월 청라지구, 영종도와 함께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송도는 포스코건설, 대우인터내셔널 등 대기업과 녹색기후기금 등 국제기구가 잇따라 자리 잡으면서 이제는 국제도시로서의 면모를 제법 갖춰가고 있다.
롯데몰 송도 개발을 총괄하는 롯데자산개발의 박준욱 개발사업팀장은 “녹색기후기금의 경우만 보더라도 2017년부터 본격 활동에 들어가면 연간 120회 이상 국제회의를 개최할 수 있기 때문에 유입 인구는 더욱 급증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통 빅3에 이랜드-코스트코까지 가세
송도의 동북아무역센터는 현존하는 국내 최고층 빌딩이다. 이곳의 북서쪽에는 송도의 명물로 꼽히는 센트럴 공원이 펼쳐져 있다. 설계 당시 바닷물을 끌어와 순환시켜 수로를 만드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이 수로 주위를 울창한 숲이 둘러싸고 있다. 이처럼 아름다운 경관에서 시선을 남쪽과 동쪽으로 돌리면 격전을 앞둔 유통업체들의 전쟁터가 보인다.
▲공사중인 인천아트센터 모습. 사진 = NSIC
송도의 랜드마크 격인 센트럴 공원을 중심으로 유통업계 빅3인 롯데, 현대, 신세계가 치열하게 한판 승부를 벌일 전망이다. 롯데몰 송도와 인접한 인천지하철 인천대입구역 옆의 4공구 부지에는 신세계가 약 6만㎡ 토지 매입 협상을 진행 중이다. 신세계는 어떤 형태로 송도에 진출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을 수립 중이다. 현대백화점은 이곳에서 한 블록 떨어진 곳에 프리미엄 아울렛을 조성하고 있다. 이들 유통 3사 이외에도 센트럴 공원 주변에는 신흥 유통강자 이랜드와 글로벌 유통공룡 코스트코의 입점도 계획돼 있다.
롯데자산개발이 추진 중인 ‘롯데몰 송도’는 연면적 44만 2000㎡ 규모로, 백화점·영화관·아이스링크·호텔까지 갖춘 대규모 복합쇼핑몰로서 2018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김포 롯데몰보다 1.5배 더 큰 규모다. 롯데몰과 대각선 맞은편에는 이랜드가 1650여 원을 투자해 지하 5층, 지상 19층, 연면적 9만 2000㎡ 규모로 특1급 호텔, 백화점, 레스토랑과 공연문화시설이 어우러진 원 스톱 복합 테마몰을 조성한다.
센트럴 공원에서 한 블록 떨어진 지하철 테크노파크역 바로 인근에는 현대백화점의 프리미엄 아울렛이 들어온다. 지난해 10월 17일에 약 1630여 억 원의 공사계약까지 마친 상태다. 아울렛과 더불어 이곳에는 홈플러스와 레지던스호텔까지 조성될 예정이다. 코스트코는 공원 인근인 F8 블록에 대지 면적 2만 2514㎡, 지상 3층 규모의 매장을 신축하고 있으며, 2016년 말 개장할 예정이다.
풍부한 배후 수요와 기업 이전 등 발전가능성 높아
유통업체들의 송도 사랑은 이곳의 인구가 올 하반기에 10만 명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는 점에서 비롯됐다. 송도에는 현재 매달 1000여 명의 인구가 유입되고 있다.
▲이랜드 복합쇼핑몰 공사 현장. 사진 = NSIC
대우인터내셔널이 동북아무역센터로 지난 1월말 본사를 이전한 데 이어, 4월에는 포스코A&C의 본사도 옮겨오는 등 기업 입주가 쇄도하고 있고, 녹색기후기금 등 굵직한 국제기구가 들어오면서 향후 발전가능성이 풍부하다는 점도 중요하다. 여기에다 기존 인천 구도심의 탄탄한 소비층을 비롯해 영종·청라 지구 등 인근 신도시의 13만여 명 배후 인구를 끌어들일 수 있는 요충지라는 점도 한 몫 했다.
송도는 또 수많은 광고와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이곳의 이국적인 전경이 전파를 탄 이후에 많은 사람들이 나들이 코스로 찾아오는 곳이기도 하다. 지난 2013년 7월 송도에 진출한 이랜드가 커넬워크에서 운영 중인 유럽형 스트리트 몰 NC큐브는 노천까페와 이색적인 상점들에 힘입어 젊은 층의 데이트 코스로 유명세를 타고 있으며, 주말이면 가족 단위의 방문객들이 넘쳐난다. 주변 상권의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하는 요인이다.
최근에는 제3경인고속도로와 외곽순환도로를 통해 서울과 수도권 인구가 송도에 수월하게 접근할 수 있고, 강남으로 연결되는 광역버스 노선도 이미 확보된 상태다.
신세계, 부지매입 자금 마련 위해 증자
송도 개발사업에 올인하기 위해 설립된 인천신세계는 최근 시설자금 780억 원을 마련하기 위해 주주배정 증자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인천신세계는 보통주 156만 주를 새로 발행하며 신주 발행가액은 주당 5만 원이다. 신세계는 이번에 모두 702억 원을 출자해 인천신세계 지분 90%를 보유한다는 계획이다.
인천신세계는 이번에 마련한 자금으로 토지 매입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협상 막바지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 관계자는 “인천 송도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증자를 했다. 이번에 마련한 자금을 토지 매입 등에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UN GCF (녹색기후기금) 등 13개 국제기구가 밀집한 G-Tower. 사진 = NSIC
신세계는 아직 송도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상반기 내를 목표로 송도브릿지호텔를 포함해 4공구 6만㎡의 매입을 놓고 막바지 조율 중이다. 매각대금은 인천도시공사 소유의 송도브릿지호텔 및 관련 부지 900억 원, 인천경제청 소유의 4공구 부지 1500억 원 등 총 2400억 원 규모로 알려졌다.
인천도시공사 송도브릿지호텔의 경우 이미 5월 30일까지 현 직원들을 철수시키기로 합의했다. 인천도시공사를 시작으로 향후 인천경제청과도 매매 계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감정평가 관련 위원회 등이 예정돼 있다. 행정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계약을 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는 올해 본격적으로 롯데몰 공사에 들어갔다. 롯데몰 일부에 해당하는 롯데마트(송도 국제업무지구 A2-4블록) 건립만 마무리된 상태고, 롯데백화점, 롯데몰, 롯데시네마, 호텔 등은 이르면 2017년 말 오픈할 예정이다. 현재 토목공사가 진행 중이며, 롯데는 올해 안에 설계를 확정해 건축허가 변경을 신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롯데몰 공사와 관련해 정확하게 시기나 현재 추진 상황 등은 알기가 어렵다”면서도 “하지만 올해 건축허가를 변경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대프리미엄아울렛 공사는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5만 9193.3㎡ 규모의 아울렛 건축허가가 끝났으며, 2016년 하반기에 공사가 완료될 예정이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유통계 빅3뿐 아니라 이랜드몰, 코스트코 등이 추가로 들어서면 송도가 명실상부 유통의 중심지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최근 신세계의 송도 투자 소식이 알려지면서 송도의 부동산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랜드는 순항, 코스트코는 옥상 주차장 문제로 난항
이랜드는 최근 ‘송도 이랜드 복합시설 개발 사업’과 관련한 건축 허가를 모두 마쳤고, 2016년 완공을 목표로 올 하반기에 착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약 1650억 원을 투입해 연면적 9만 2000㎡ 부지에 지하 5층 지상 19층 규모로 조성된다. 이곳에는 특1급 호텔을 비롯해 NC백화점, 공연문화시설 등 이랜드 그룹의 역량이 집약된 공간이 들어선다. 아예 송도 사업을 맡아 운영할 계열사 1~2곳의 본사 이전까지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도 채드윅 국제학교 학생들이 캘리포니아 채드윅 학생들과 화상회의시스템을 통해 토론하고 있다. 사진 = NSIC
글로벌 유통공룡 코스트코의 경우 송도 입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코스트코는 창고형 할인매장 콘셉트에 맞는 창고형 건물 외관을 고수하는 반면, 인천경제자유구역(IFEZ)의 경관관리를 엄격하게 하는 인천경제청은 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지역 주민들의 반대도 만만치 않은 상태다.
인천경제청에 따르면, 코스트코는 옥상 주차장 등이 경관에 대한 주민 민원을 발생시킨다는 지적에 대해 ‘옥상 주차장에 등나무와 Y자 형태의 지붕을 설치하겠다’고 했지만, 경관위원들은 코스트코의 개선 사항이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경관위원들은 코스트코 주변 아파트 입주 예정자들이 옥상 주차장으로 인한 매연, 소음, 빛 공해 등이 우려된다는 민원을 제기하고 있는 만큼, 옥상 주차장을 없애거나 지붕을 설치해 아예 덮어야 한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창고 형태인 건물 외관 디자인이라 하더라도 송도 주변 건물과 조화를 이룰 수 있게 변경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결국 코스트코는 디자인 변경을 할 경우 사업성이 나오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국내 모든 매장에서 같은 디자인으로 운영하는 자사의 정체성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한편, 코스트코 송도점 부지는 인천지하철 1호선 센트럴파크역과 포스코건설 사옥 인근의 F8블록 일부로, 2만 2514㎡의 대지에 건물 연면적 3만 227㎡, 지상 3층 규모로 2016년까지 건립될 예정이었다.
이진우 기자 voreole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