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드림콘서트 직후 ‘군통령’ 별명의 아이돌그룹 걸스데이와 자리를 함께한 박병석 의원(앞줄 가운데). 새정치연합 김광진 의원(왼쪽 두번째)과 전현희 전 의원(왼쪽 세번째)의 얼굴도 보인다. 박병석 의원실 제공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저널 = 심원섭 정치전문大記者) 2000년대 이후의 한국 대중문화를 설명하는 단어는 수 만 가지가 있지만 그 중 대표적인 게 ‘한류’다. 중국의 대다수 학자들은 한류(韓流)라는 단어가 중국 사람들이 한국의 드라마나 음악을 듣고 중국에는 없는 순수한 유교 문화를 경험하면서 끌려 들어가는 것을 말한다고 정의내린다.
문화 외교, 지식 외교, 민간 외교, 공공 외교의 중요성이 날로 부각되고 있는 시점에서 훌륭한 문화적 자산을 가진 한국의 문화예술인이 뛰어난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 차원에서 적극 지원하고 제도를 개선하는 데 ‘국회 한류연구회’의 역할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새누리당 정병국 의원과 함께 이 모임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박병석 의원은 6월 4일 CNB저널과의 인터뷰에서 “한류는 한국의 대중문화가 외국에서 대중성을 갖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한류 발전은 대중문화 콘텐츠 중심의 발전이었다. 1997년 ‘대장금’이라는 한국 드라마를 시작으로 한 ‘한류 1.0’이 2000년대 아이돌 스타를 중심으로 한 ‘한류 2.0’으로 발전하고 2010년 이후부터야 한국 문화 전반에 대한 관심으로 확산되는 ‘한류 3.0’으로 진화했다”며 “지금까지 한류가 문화, 또는 문화 콘텐츠 확산에 따른 산업적 측면에서 중요시됐다면 이제는 외교를 포함한 종합적인 국가 역량에도 큰 역할을 한다고 본다. 대한민국 소프트파워의 핵심은 바로 문화적 역량이고, 한류 확산이다. 또한 경제력과 문화력이 따로 떨어진 게 아니라 경제와 문화가 융합해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는 데 한류의 역할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6월 2일 새정치민주연합 대전광역시당 청년위원회 그린스쿨 청소년과 함께하는 한마음체육대회에서 박병석 의원(왼쪽)이 어린 아들을 안고 있는 장진섭 대전시 의원과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박병석 의원실 제공
‘한류를 만들어내는 콘텐츠에는 대표적으로 음악, 영화와 드라마가 있는데 일본 문화나 중국 문화와 다르게 유난히 한국 문화인 한류가 각광받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그는 “1998년 우리나라에 본격적으로 일본 대중문화가 개방됐다. 당시에는 일본 대중문화의 국내 유입에 우려가 많았지만 개방 17년이 지난 지금, 한국에 상륙한 일본 대중문화는 일종의 마니아 문화로 정착되었을 뿐, 대중적인 파괴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이 일반적 평가”라며 “중국 문화도 나름의 역사에 기반을 둔 특징은 있지만 대중문화로서의 파급력은 그리 크지 않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또한 박 의원은 “각국의 문화적 특징을 비교하는 것은 전문가의 영역이지만 이와 관련해 참고할 만한 것은 있다”며 “지난 2012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속가능한 한류 발전 기반 조성을 위해 주목해야 할 10대 한국 문화 유전자로 흥(신명), 끈기(인내), 정(나눔), 해학(여유), 발효(숙성), 예의(선비정신), 역동성(열정), 공동체문화(우리), 어울림(조화), 자연스러움 등을 선정한 바 있다. 많은 부분 공감한다. 다양한 문화권과 여러 나라에서 공감을 얻고 있는 한류의 힘이 이러한 문화 유전자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화-지식-민간-공공 외교의 중요성과 함께 훌륭한 문화적 자산”
그러면서 박 의원은 한류의 문제점에 대해 “한류가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인기를 끄는 이면의 어두운 그림자가 바로 반한류, 혐한류”라고 밝혔다.
반한류와 혐한류가 나타나는 데는 크게 두 가지 원인이 있다고 그는 진단했다. 첫 번째는 한류 스타에 대한 시기질투와 한국에 대한 악감정이다. 아시아 지역은 한류 확산에 가장 큰 역할을 한 지역임과 동시에 혐한류 문제가 촉발된 지역이기도 하다. 일부이기는 하지만 중국이나 일본의 네티즌이 한류 스타와 한국을 비하하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두 번째는 한류가 확산됨에 따라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과정에서 한국에 대해 잘못된 정보가 퍼지는 일이다. 한국이 아직도 국제사회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는다든지, 한국은 문화적으로 중국에 속해 있다든지, 또는 한국은 성형수술의 나라라는 등의 왜곡된 정보가 퍼지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반한류와 혐한류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한국 문화가 널리 퍼지는 것만큼 한국 사회에 대한 적극적인 설명과 잘못된 정보를 교정하는 역할이 필요하기 때문에 공공 부분에서 한류의 방향을 설정하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며 “반한류, 혐한류는 민족적 국수주의나 배타주의 같은 다른 이슈와 결부될 때 상승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3년 6월 중국영화제 개막식에서 중국의 장쯔이(왼쪽), 그리고 한국의 송혜교(오른쪽)와 자리를 함께한 박병석 의원. 박병석 의원실 제공
박 의원은 해결방안으로 “일부의 반한류, 혐한류를 포함해 한류의 지속가능성 문제가 많이 제기되고 있지만 지속가능한 한류를 만드는 것은 우리의 몫”이라며 “한류가 머지않아 사라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있지만 한류 확산은 일시적인 현상이라기보다는 5000년 역사를 지닌 문화 민족의 저력과 예술성이 경제력과 시너지 효과를 낸 측면이라는 점에서 독특한 원동력을 찾을 수 있다. 한류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지금의 모멘텀을 잘 살려나가되 차분하고 면밀하게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박 의원은 “‘강남스타일’로 월드스타 반열에 오른 싸이의 성공사례는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측면이 있지만 우리의 독창성과 독특성을 보여주면서도 동시에 이러한 것이 국수주의적이거나 지나치게 우리 중심의 배타성을 가지지 않고 세계와 교감하고 공감할 수 있는 열린 한류, 포용력 있는 한류가 될 때만 지속가능한 한류를 만들 수 있다는 증거”라고 규정했다.
국회의 한류 지원모임 직접 만들어
박 의원이 한류에 관심을 가지게 된 동기는, 방문 차 들렀던 각국의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과거에는 한국전쟁, 올림픽, 월드컵 등이었지만 이제 영화와 K-POP이 세계 속에 각인되고 있음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서구문화를 바라보며 마음 한편에 그늘이 있었다. 경제수준은 높아졌는데 우리는 언제까지 남의 문화를 부러워해야 하는가 하는 어두운 그늘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우리의 콤플렉스가 말끔히 씻어지는 것을 봤다. 대표적으로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전 세계 인구 5명 중 한 명이 접했다. 세계적인 문화 충격이라 할 수 있다. 의원 외교 활동을 통해 세계 각국을 방문할 때마다 한류를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특히 2012년에는 국정감사 차 방문한 미얀마의 상공회의소장 등 나이 지긋한 유력 경제인들이 저에게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아느냐’고 묻고 ‘말춤’을 추기도 했다. 그리고 미얀마의 저녁시간에 방영되는 드라마 중 무려 8편이 한국 드라마인 것을 보고 마음이 뿌듯했다”며 “태국에서는 방콕 시내를 가로지르는 짜오 프라야 강 유람선에서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크게 울려 퍼지는 것을 들었으며, 아프리카와 중남미에서도 같은 경험을 했다.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눈으로 확인한 이러한 현상을 일시적이 아니라 지속적인 문화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19대 국회를 1년여 지켜봤지만, 한류 관련 연구회가 만들어지지 않자 직접 나서서 만들게 됐다.
2013년 당시 국회부의장을 맡고 있던 박 의원은 일반적으로 부의장은 국회의원 연구단체 지원심의위원회 위원장이어서 직접적으로 연구단체를 만들지는 않지만, 그래도 한류 발전을 위한 법을 만들고, 필요한 예산을 반영하며, 정책 방향을 연구해 정부의 문화 행정이 한류 발전을 도와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2013년 4월 29일 국회 한류연구회 창립총회를 마치고 국회본관 계단에서 류진용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앞줄 왼쪽 6번째), 공동대표는 맡은 새누리당 정병국 의원(앞줄 8번째)과 함께 공동대표를 맡은 박병석 의원(앞줄 오른쪽 7번째)이 기념촬영을 했다. 박병석 의원실 제공
박 의원은 “국회 한류연구회는 단순히 국회의원들이 한류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차원에서 만든 것이 아니다. 여야 국회의원 40분이 회원이며, 국회 내 모든 상임위에서 활동하는 의원들이 다함께 참여하고 있다”며 “한류의 발전은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는 일이고, 글로벌 사회에서 대한민국의 국가 이미지와도 직결되는 문제다. 국회도 한류에 관심을 가지고 한류발전을 위해 소통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재작년 연이어 우수 연구단체로 선정
박 의원은 국회한류연구회의 향후 계획에 대해 “여야 40명 의원들과 함께 학계, 민간연구소 등 각계 전문가와 관련 단체 103명을 자문위원과 자문기관으로 두고 있다. 올해부터는 외부 자문위원, 자문기관과의 협동 연구, 협동 과제 등의 협력 체계를 강화할 생각”이라며 “창의적인 문화생태계, 한류 확산 방안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또한 “정부가 건전한 한류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도록 제안하고, 기초 장르 지원 등 풀뿌리 한류 정책을 펼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자문위원과 자문기관을 통해 현장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세계 각국의 한류 문화 확산의 목소리를 들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박 의원은 지난 3월3일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공동대표를 맡아 창립한 중남미포럼과 관련해 “현역 국회의원 3분의 1 가량인 95명의 의원들이 뜻을 같이 해줘서 ‘국회중남미’ 포럼을 창립하게 됐다”며 “중남미 지역은 금융-외채 위기 발생 등으로 부정적 이미지가 강했으나, 최근 10년간 연평균 6%대 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신흥 유망시장으로 경제는 물론 외교무대에서도 우리나라의 매우 중요한 협력 파트너 지역”이라고 주장했다.
▲3월3일 새정치민주연합 박병석 의원(앞줄 중앙)과 최경환 경제부총리(앞줄 오른쪽 세 번째)가 공동대표를 맡아 95명의 여야 의원들이 회원으로 참가한 국회중남미 포럼이 창립됐다. 박병석 의원실 제공
특히 박 의원은 “‘2014년 우리나라의 대 중남미 무역흑자는 133억 달러(약14.6조)로 전체 (441억 달러)의 40%를 차지하는 대표적 흑자 시장”이라며 “지속적 경제성장을 위한 인프라 확충 및 현대화를 위한 프로젝트 시장규모 확대로 우리나라 입장에선 절호의 기회가 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남미 지역과의 의원외교에도 한류 큰 기여
박 의원은 “그간 우리나라는 중남미 지역의 자원보유국들과 에너지 분야 협력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해왔으나, 지리적 거리, 언어, 관습상의 차이로 인해 충분한 성과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며 “국회 중남미포럼은 국회가 중심이 되어 의회 차원의 고위급 인사 교류를 통해 우리나라의 기업들이 중남미 시장 및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활동을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박 의원은 최근 활동 상황으로 “지난 3월 의원 외교가 꼭 필요한 나라로 콜롬비아, 과테말라를 외교부, 산업부로부터 추천 받아 의원외교 활동을 펼쳤다. 국회 한·중남미 협력포럼 대표단은 포럼 창설 이래 첫 방문지로 한국의 전통적인 우방국이며 경제 협력 가능성이 큰 콜롬비아를 방문하여 의회 상호 교류 확대를 통한 양국 간 우호협력관계 구축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 받았다”며 “콜롬비아 의회 고위급 인사와의 면담을 통하여 양국 간 경제·통상 협력증진과 우리 기업의 현지 진출을 위한 교두보 마련의 계기가 되었다”고 평가했다.
이를 통해 한-콜롬비아 자유무역협정(FTA)의 조기 발효, 우리 기업의 보고타 지하철 건설 프로젝트 등 인프라/플랜트 사업 진출에 대한 공정한 기회 부여 등을 콜롬비아 측에 반복적으로 요청하여 상대측의 관심과 지원을 확보했다. 콜롬비아 측은 평화 협상 및 정착 과정에서 우리 측의 과학기술, 교육 분야에서의 지원과 더불어 국회 차원의 지지를 요청했고 한국 대표단은 평화협상 타결 시 국회 차원의 지지 결의안 채택 여부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 번째 방문지는 한국의 전통적 우방국이자 다수의 한국 섬유업체가 진출하여 활동하는 과테말라였다. 대표단은 과테말라 국회 부의장과의 면담을 통하여 양국 국회 차원의 경제협력 증진, 과-한 의원 친선협회 결성 등 양국 국회 간 교류 증진을 위한 기반을 마련됐고, 과테말라 국회 부의장 및 경제 부장관 등 최고위급 인사와의 면담을 통해 우리 기업의 과테말라 인프라 분야 진출, 한-중미 FTA 체결 추진, 우리 진출 기업의 최대 애로사항인 ‘마킬라법’ 종료에 따른 법인세 부과 문제 등과 관련한 우리 정부와 국회의 많은 관심과 우려를 전달함으로써 양국 간 실질적인 경제협력 증진을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고 박 의원은 전했다.
심원섭 기자 dailypen@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