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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사람들 ㉔ 서대문서 여성청소년과 이성현 경장]아동실종 막기 위한 신참내기의 고군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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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35호 안창현 기자⁄ 2015.06.18 09:11:29

▲서대문서 여성청소년과 이성현 경장. 사진 = 안창현 기자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저널 = 안창현 기자) ‘아동실종의 날’을 아시나요? 가족의 달 5월에는 어린이날, 어버이날처럼 즐겁고 감사한 기념일도 많지만, 우리 주위를 한번쯤 둘러보게 하는 ‘아동실종의 날’도 있다. 올해 ‘부처님 오신 날’이었던 5월 25일은 ‘아동실종의 날’이기도 하다. 2005년에 처음 제정돼 올해로 벌써 10년째에 접어들었고 그간 아동실종과 관련해 꾸준히 대책이 세워졌지만, 여전히 우리 주위에서 아동실종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작년 한 해 18세 미만 일반 아동실종은 2만 1591건으로 집계됐다. 서대문경찰서 여성청소년과에서 올 2월부터 근무를 시작한 이성현 경장(29)은 아동실종 업무 전반을 담당하며 유난히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여성청소년과에서 ‘어린이’나 ‘아동’이란 말이 들어가는 일은 모두 다 내 담당이라고 보면 된다.” 이 경장은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현재 각 경찰서에서 여성청소년과는 4대 악으로 꼽히는 학교폭력, 가정폭력, 성폭력 등을 전담하고 있다. “4대 악 중 하나인 불량식품은 여청과가 아닌 수사과 진흥팀에서 맡고 있지만, 대체로 여청과에서 4대 악에 집중한다고 할 수 있다”고 소개한 이 경장은 이런 여청과 내에서 아동실종 예방 업무를 담당한다.

얼마 전부터 여성청소년과도 별도 수사팀을 꾸려 4대 악이나 실종 사건 등을 자체 수사하고 있어 그가 실제 사건을 수사하고 실종 아동을 찾는 일은 하지 않는다. 그는 사건사고가 벌어지기 전에 경찰서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차원의 예방 활동을 전담한다.

그런데 이 예방 활동의 범위가 만만치 않다. 실종되기 이전에 사전 예방하는 것이, 특히 아동실종에는 최선이기 때문이다.

이 경장은 “여청과에서 아동실종 업무를 전담한 것이 지난 2월이었으니까 이제 4개월째다. 업무를 맡기 전부터 여청과의 대외활동이 많다는 것은 알고 있었고, 처음 배치를 받았을 때는 많이 배울 수 있겠다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이렇게 일이 많을 줄은 미처 몰랐다”고 했다.

그는 지난 4개월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특히 상반기에 이런저런 행사들이 많아 힘들었다. 경찰서가 진행하는 ‘아동안전 수호천사’나 ‘지킴이’ 제도, ‘아동안전의 집’ 등이 모두 아동실종 예방 활동의 일환이었다.

▲서대문구청에서 주관한 어린이날 행사에 아동지문 사전 등록 안내시설을 설치해 주민들의 참여를 유도했다. 사진 = 서울서대문경찰서

“경찰 내부 인력에 한계가 있고, 아동실종 예방을 위해서는 지역 주민들의 협조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외부 민간단체나 관련 기관들과 교류를 많이 하는 편이다. 관내 시민들과 협약을 맺어 순찰 활동을 함께 하는 수호천사 제도 같은 것이 대표적이다. 길을 잃거나 위험에 처한 아이들을 우선 보호하고 경찰에 인계하는 집배원이나 야쿠르트 아줌마들이 수호천사로 열심히 활동해주고 계신다.”

노인회 소속의 지역 어르신이나 전직 경찰관들이 모여 학교 주변 우범지역을 순찰하는 ‘지킴이’ 제도 역시 실제 현장에서 아동실종 예방에 많은 도움을 준다.

이 경장은 아동보호와 실종 예방 활동에 시민들이 의외로 많은 관심을 갖고, 지원자도 많다고 뿌듯해 했다. 물론 이런 제도들을 뒷받침하는 일이 그의 업무이기도 하다. 기안을 작성해서 참여자들을 모집하고, 8개 지구대와 파출소에 인력을 배치하고, 정기적으로 교육 일정을 짜서 실행하는 등 손 가는 일이 한둘이 아니다.

그는 “외부 단체들과 예방 활동과 관련해 간담회를 진행하거나, 명예경찰 발대식도 열고 감사장 같은 것도 만들어야 한다. 처음에는 이런 일들이 익숙하지 않아 참 힘들었다. 하다못해 행사 때 과자를 몇 개 사야 하는지부터가 고민이었다. 이런 행사들이 다 끝나고 영수증을 챙기는 일도 힘들다”며 멋쩍어 했다. 행사들을 진행하며 이미 경험이 있는 동기에게 수십 번 넘게 전화를 걸어 물어보기도 하는 등 좌충우돌의 연속이었다.

또 이런 낯선 일들에 더해, 이 경장은 종종 자신이 실종된 아이 역할을 해야 할 때도 있다. ‘코드 아담’이라 불리는 훈련이다. “지하도나 백화점처럼 대규모로 인파가 몰리는 장소에서 훈련하는 프로그램이다. 만약 백화점에서 아이가 없어지면, 경찰 출동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백화점 관계자들이 매뉴얼에 따라 먼저 아이를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얼마 전 관내 백화점에서 실시한 이 훈련에서 이 경장은 자신이 실종 아이가 됐다. 그는 “백화점 직원 분들이 훈련에 참여해 매뉴얼대로 일사분란하게 움직이셨다. 그때 실종된 아이 역할을 맡아 옥상에 숨어 있었는데, 10분 만에 찾으셨다”며 놀라움을 표시했다.

“지문 사전 등록제에 많이 참여했으면”

최근 서대문구청 주관의 한 행사에서 경찰 활동을 홍보하는 기회가 있었다. 이 자리에서 이 경장은 경찰서가 진행하는 아동실종 예방 활동을 적극적으로 알리려 노력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지문 사전 등록제’ 홍보를 위해 현장에 부스를 설치했다.

자칫 한눈을 파는 사이에 ‘아차’ 하면 아이들을 잃어버릴 수 있다. 특히 봄-여름 나들이 철엔 주의력이 부족한 아이들은 주변 사물에 정신이 팔려 인파에 쉽게 휩쓸린다.

이 경장은 “아이들의 지문 등록은 가까운 지구대나 파출소, 경찰서에서 할 수 있다. 한 번 등록해 놓으면 전국 어디에서든 확인 가능하기 때문에 실종사고 때 아이들 찾는 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경찰에서 홍보도 많이 하고 있지만, 보다 많은 아이들이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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