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동해 경제 시대(GTI)]이병선 속초 시장 “한국도 중·러처럼 국가가 나서야”
▲“GTI에 따른 환동해 경제권의 대두에 대비해 한국 정부 차원의 적극 관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이병선 속초 시장. 사진 = 속초시청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춘천 = 유경석 기자) 속초시는 동해안을 거점으로 하는 대륙 진출을 위한 교통 및 물류 인프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북방 경제 시대가 개막되면 동해는 새로운 지중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그 중심에 속초시가 있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 속초시의 GTI 전초기지 육성 전략은?
“중국은 두만강개발계획을 창지투개발개방선도구계획(중국 동북3성의 창춘-지린-투먼을 연결하는 개발계획)으로 승화 발전시켜 훈춘을 동해와 유라시아로 가는 창구로 지정했다. 오는 10월 창춘~훈춘간 고속철도를 개통해 중국의 동해 출구 전략 완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처럼 중국은 창춘 종합 보세구 설치, 훈춘 국제 합작 시범구 건설 등 국가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러시아 또한 신극동 개발 전략을 통해 블라디보스톡을 아시아 태평양의 경제 성장 점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야심찬 프로젝트를 실행에 옮기고 있다. 북한은 나진-선봉 지역을 중심으로 중국과 러시아 간에 새로운 경제 협력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나진~하산 프로젝트에 관심을 보이는 정도에 머무르고 있다.
동해안 최북단 무역항으로 유라시아로 진출하는 전진기지로서 우수한 지정학적 입지를 지니고 있는 속초를 동북아 북방 경제의 중심으로 육성하기 위해 훈춘, 자루비노에 상응하는 국가적 차원의 개발전략과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이외에도 속초 ~ 자루비노 ~ 훈춘 항로 재개 및 활성화, 속초 종합보세구역 지정, TKR ~ TSR, 속초항을 연결해 속초를 동북아 물류기지화하고 인근 양양공항과도 연계해 중국 동북 및 러시아로 가는 관광․무역의 허브 도시로 육성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훈춘-하산 등 GTI 핵심 지역과 경제 교류 협력 관계를 견고히 하고 이를 바탕으로 동북아 제일의 관광-상업 도시로 발전해 나가야 할 것이다.”
- GTI 지역간 경제협력 증진을 위한 속초시의 역할은?
“최근 중국과 러시아가 나진~훈춘~하산을 잇는 경제협력 벨트 구축을 통해 동해 출구 전략을 가시화하고 있는 시점에서, GTI 지역간 경제 협력 증진을 위해 한국이 적극 참여함은 물론 속초를 창구로 해 동해안 및 일본 서해안까지 연결하는 광역 경제 협력 벨트의 구축이 필요하다. GTI 국내 거점 지역이 지정되지 않은 한국에서는 동해안의 최북단 항구를 갖고 있는 속초시를 대북방 교역 창구 역할을 할 수 있는 거점 지역으로 지정하고 속초를 중심으로 동북아 경제 통합을 위한 제도적 협의체를 만들어 국가별 거점 도시를 중심으로 경제 특구를 건설해야 한다.
이로써 동북아 지역간 비교우위 산업을 중심으로 상호투자를 확대하고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최적의 무역-투자 환경을 조성해 나가는 데 속초가 앞장선다면 GTI 지역간 경제 협력 증진과 신동북아 시대를 열어가는 데 속초가 주인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2013년 취항해 속초항 ~ 러시아 자루비노 항을 연결했던 스테나대아 여객선. 그러나 경영난 탓에 작년 6월 운항을 중단했다.
- GTI 전초기지 구축을 위한 당면 현안은?
“GTI 전초기지 구축을 위한 당면 현안은 속초 ~ 자루비노 ~ 훈춘 항로의 조속한 재개다. 중국과 러시아는 국가적 차원의 관심과 예산 지원으로 훈춘, 자루비노, 하산 등 GTI 주변 도시를 급속도로 성장시켜온 반면 속초시는 강원도 등 지방정부만의 협력 아래 두 번의 북방 항로를 취항시켰지만 여객 및 물류 부족으로 인한 운영난, 중국 관광객의 중-러 비자 비용의 과다, 러시아 크라스키노 터미널의 통관 절차 지연 등 국가간 협력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여러 어려움 때문에 2014년 6월 최종 스태나대아라인이 중단됐다.
GTI 지역간 물류-자원-관광 등 경제 교류와 협력은 육로든 해상이든 흐를 수 있는 교통이 가장 큰 선결 과제라는 점에서 속초시는 연내 북방 항로를 재개하기 위해 새로운 선사를 물색하고 구체적 지원 방안 마련 등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 동해시는 물론 부산, 포항 등과의 역할 분담도 필요하지 않나?
“GTI의 지역적 범위가 동해를 둘러싸고 환동해권과 일치해 속초를 포함해 동해시, 부산, 포항시 역시 GTI 지역간 경제 교류와 협력에 큰 관심을 갖고 구체적인 전략을 펼쳐가고 있다. 이에 동해안의 항구도시들 간의 역할 분담을 통해 한국이 동북아 지역 경제 교류를 선점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최북단의 속초를 동북아 물류 교류의 창구 도시로, 강릉-동해를 전진기지로, 포항․부산을 배후기지로 하는 대륙국가 진출 전략이 반드시 필요하다. 지역간 경쟁보다는 역할 분담, 상호 협력 등 선택과 집중을 통해 GTI 환동해 시대를 한국이 선점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 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중국, 러시아는 지원법의 제정 등 국가적 지원을 통해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GTI 지역간 경제협력 인프라를 구축해오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북방 정책, 동북아 중심 국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등 다양한 정책으로만 포장돼 있고 구체적인 개발 계획으로 실행되지 않은 아쉬움이 있다.
이에 GTI 지역간 경제 교류 촉진을 위한 국가의 의무, 정책 수립, GTI 지역과의 무역 투자 기업에 대한 우대 정책, 거점 지역별 자유무역 지역 건설 및 비자 면제, 동북아 경제협력 특구 조성, 설악금강 자유관광무역특구 지정, 예산 우선 지원 등 동북아 지역간 경제 협력을 실질적으로 촉진시킬 수 있는 특별법의 제정 즉, GTI 지역과 경제 교류 협력 촉진에 관한 입법 지원이 반드시 뒷받침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춘천 = 유경석 기자 babsigy@cn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