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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호 복지 칼럼]교황의 기후변화 환경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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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39호 이철호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 이사장⁄ 2015.07.16 09:09:37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저널 = 이철호(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 이사장, 고려대 명예교수))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6월 18일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을 촉구하는 회칙(Encyclical Letter)을 발표했다. 교황의 회칙은 전 세계 교회에 보내는 교황의 공식 교서로 주로 신앙이나 윤리적 문제를 다루지만, 이례적으로 이번 회칙은 ’우리들 공동의 집을 돌보기 위하여(On care for our common home)’라는 제목으로 지구 환경 문제의 원인과 해법에 대해 총 6장 246항목으로 구성된 방대한 교서이다. 천주교 2000년 역사상 처음으로 교황이 기후변화와 환경 문제를 회칙에서 다루었다는 것은 기후변화 문제가 우리 시대가 직면한 가장 절박하고 시급히 조치를 취해야 할 사안이라는 것을 강변하고 있다.

교황은 기후변화의 근본 원인으로 오늘날 세계 경제 질서를 이끌고 있는 자본주의가 환경 훼손을 주도하고 있으며, 빈부격차의 심화로 가난한 자들이 가장 큰 피해자로 내몰리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산업 선진국들이 무분별하게 방출한 온실가스로 지구 온난화와 극심한 기상이변이 일어나고 있으며, 결국 가난한 나라들이 가뭄과 물 부족, 식량 부족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아프리카의 사막화로 수만 명의 난민들이 목숨을 걸고 지중해를 건너고 있으며 남부 유럽 국가들은 이를 막으려고 바다에 빠져 수장되는 사람들을 보고도 외면하고 있다. 2011년 국내에서도 번역 출판된 귄 다이어의 ‘기후대전’에서 예측한 사태가 지금 현실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IPCC)의 보고에 의하면 대기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450~550ppm이 되면 지구 평균 온도는 섭씨 2도 증가한다고 하는데, 현재 400ppm을 넘어서고 있다. 만일 이대로 온실 기체가 증가하는 것을 방치하면 21세기 말에는 지구 평균 온도가 3.5도 증가한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지구상의 생물종 40~70%가 멸종하며, 해수면이 넘쳐 수천만의 이주민이 발생하고, 아프리카에서는 2억 5천만 명이 물 부족 사태를 겪게 된다고 한다. 세계 식량 생산량도 지금보다 오히려 감소하여 90억으로 늘어난 인구를 먹여 살리기 어렵게 된다.  

▲유흥식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장이 6월19일 프란치스코 교황 회칙 ‘찬미를 받으소서’ 반포의 의미와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이러한 사태를 막기 위해 국제 사회는 교토의정서를 채택하고 각 나라마다 의무적으로 온실가스 발생량을 줄이도록 노력해 왔다. 교토의정서에 의해 탄소배출권을 사고 팔 수도 있다. 그러나 산업계의 강력한 반발로 미국, 러시아, 일본, 캐나다 등이 기후변화협약에 오랫동안 소극적이었다. 중국이나 인도 등 신흥 공업국들은 선진국들이 망쳐놓은 대기 오염의 책임을 그들에게 전가시킨다고 항변하였다.

자본주의 종말 앞당길 세계 식량 문제

이렇게 지지부진했던 세계 기후변화협약이 최근 들어 큰 변화를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미국과 러시아가 온실가스 감축 계획을 발표했고 중국도 2030년을 전후하여 온실가스 배출량을 더 이상 늘리지 않기로 했다. 우리나라는 2020년까지 30% 감축하려던 기존의 계획을 조정하여 2030년까지 37% 감축하기로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황의 회칙은 어찌 보면 인간에게 내리는 하나님의 최후통첩처럼 들린다.

나는 2012년에 출판한 소설 ‘식량전쟁’에서 비관적인 예측을 했다. 기후변화협약을 거부해온 중국에 대해 미국이 식량 수출을 중단하면서 2030년에 핵전쟁이 일어난다고 썼다. 이 소설에서 나는 당시 북한의 실세 장성택이 실각할 것을 2년 전에 예언했다. 가까운 미래에 세계적인 지각변동을 일으킬 키워드는 식량이며, 세계 식량 문제는 자본주의의 종말을 앞당기는 뇌관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교황은 이번 회칙에서 부유한 나라들이 가난한 나라들을 도와주고, 자본주의가 신봉하는 소비주의 문화나 기술만능주의에서 벗어나 물을 아껴 쓰고, 쓰레기를 줄이며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에너지를 절약하고 온실가스를 줄이는 소박한 시민 실천운동을 제안하고 있다. 가난한자와 낮은 자를 위해 기도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가르침이 이 지구를 살리고 식량 전쟁을 막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정리 = 최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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