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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두 골프 세상만사]나 죽기 전에 에이지 슛에 도전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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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41-442호 김영두 한국골프칼럼니스트협회 이사⁄ 2015.07.30 09: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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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저널 = 김영두 한국골프칼럼니스트협회 이사(소설가)) ‘버킷 리스트(bucket list)’란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일을 적은 목록이라고 한다. 높은 곳에 밧줄을 매단 뒤 양동이 위에 올라가 목에 밧줄을 걸고 양동이를 걷어차는 식의 자살 방법을 일컫는 ‘kick the bucket’에서 유래한 말이다. 할리우드 영화 ‘버킷 리스트’는 암에 걸려 6개월 시한부 생명을 선고 받은 두 노인이 병원 중환자실에서 만나 각자의 버킷 리스트를 실행에 옮기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버킷 리스트라는 단어를 듣지도 보지도 못했을 즈음, 이 세상에 골프라는 스포츠가 있는 줄도 몰랐을 즈음, 소설가 혹은 작가도 직업인 줄 몰랐을 즈음, 필자는 장래 희망을 막연하게 ‘발레리나’라고 적었다. 어린 여자아이라면 누군들 그런 꿈을 안 꾸어볼까마는, 우아한 백조처럼 흰 털로 몸을 감싸는 어여쁜 옷을 입고 무대에서 관객의 환호를 받는 발레리나의 사진을 본 직후였을 것이다.

하지만 필자는 토슈즈를 신고 발끝으로 서는 발레보다는, 책을 읽거나 연필을 가지고 무엇인가를 끼적이며 노는 것을 즐겼다. 사춘기를 지날 즈음에는 해마다 일기장이며 낙서 쪼가리며 편지 등이 라면 상자 하나에 가득 찼다. 하지만 그때까지도 필자의 취미가 글쓰기인 줄 몰랐다.

인생의 어느 시기에 골프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애착을 가지면서, 필자가 골퍼로서 작성한 버킷 리스트에는 ‘에이지 슛(age shoot)’이 있다. 에이지 슛이란 골프 한 라운드를 자신의 나이와 같거나 적은 스코어로 마치는 것을 말한다.

필자가 문단에 말석이나마 이름을 올리고 작성한 버킷 리스트가 있다. 거기엔 심혈을 기울여 쓴 연애소설이 10만 부 쯤 팔려 ‘베스트셀러 작가’ 소리를, 필자가 죽은 후에라도 들어보고 싶다는 염원이 적혀 있다. 또한 연애소설을 쓰고 싶은 만큼이나 연애를 하고 싶다는 불가능한 소원도 맨 마지막에 부끄러움이 풍기는 작고 쪼그라진 글씨로 적어 놓았다.

버킷 리스트 써야 자아실현 가능

인생의 목표는 누구나 정하지만 계획을 세우는 사람은 소수다. 또 그 계획을 행동으로 옮겨 실천하는 사람은 극소수다. 그러나 어렸을 적부터 버킷 리스트 작성을 생활화하면 이룰 수 없는 막연한 꿈이 아니라, 이룰 수 있는 현실적인 꿈에 도전하게 된다. 그러면 성공할 확률이 높아지고 삶에 대한 만족도도 상승해 행복한 삶을 영위할 가능성이 짙어진다. 버킷 리스트로 목표를 세우고, 목표에 도달한 버킷 리스트는 지우면서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심사숙고하며 새 버킷 리스트를 작성하다 보면, 자신의 재능이나 취미와 기호를 이른 나이에 계발할 수 있다. 그래서 가능성으로만 잠재돼 있던 자아의 본질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에이지 슛은 대체로 70세 전후에 70대 전후의 타수로 기록한다. 70대에도 골프를 즐기려면 건강을 비롯해 갖춰야 할 것들이 많다. 모 생명보험사 은퇴연구소 연구위원 이해준은 ‘당신의 버킷 리스트에 LIST는 있는가’라는 칼럼에서 은퇴에 대비해 꼭 준비해야 할 리스트로 여가(Leisure), 보험(Insurance), 안전자산(Safe asset), 여행(Travel)을 꼽았다.

필자가 70대 전후의 나이에 적어도 에이지 슛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각고의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일단 드라이버 샷의 거리도 늘리고, 어프로치 샷도 더 정교하게 다듬어야 한다. 티칭 프로와도 자주 면담하고, 라운드와 연습 횟수도 늘리고, 체력 보강을 위한 근육운동도 해야겠고….

하아! 진실로 에이지 슛에 도전하려면 많은 시간과 돈과 땀방울을 골프의 제단에 바쳐야겠구나.

(정리 = 이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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