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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라이프 ⑲ 새누리당 오신환 의원]“연극 출연료 못받은 경험…예술인복지법 개정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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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43호 최서윤 기자⁄ 2015.08.13 09:07:22

▲7월 22일 CNB저널과 인터뷰한 오신환 의원. 사진제공 = 의원실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저널 = 최서윤 기자) ‘야당 텃밭’인 서울 관악을에서 27년 만에 이룬 기적. 1988년 현행 소선거구제 도입 이후 최초의 여당 당선자. 주인공은 새누리당의 ‘젊은 일꾼’, 오신환 의원이다.

‘40년 관악 토박이’ 연극배우 출신의 훈남 정치인

1971년 서울에서 태어난 오 의원은 관악구에서 초·중·고등학교를 졸업한 ‘40년 관악 토박이’다. 건국대 89학번인 그는 동아리에서 연극을 시작했다. 1991년부터는 극단 연우무대에서 활동했다. 그러다 1994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에 1기로 입학했다. 한예종 졸업 후 서울문화재단 이사, 마루예술원 연극 부문 대표로 활동하던 오 의원은 2006년 서울시 의원 선거에 출마하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최연소 남성 서울시 의원이 된 그는 서울시의 경전철 신림선 사업 결정을 끌어내고 영어마을 유치, 도림천 복원사업, 난곡로 정비 등을 주도하며 전도유망한 청년 정치인으로 주목 받았다.

오 의원은 이 여세를 몰아 2010년 관악구청장 선거와 2012년 19대 총선에 나섰다. 하지만 ‘야당 텃밭’이라는 벽을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는 포기하지 않고 관악을 당협위원장으로 활동했다. 그러던 중 지난해 12월 헌법재판소가 종북(從北) 논란을 빚은 통합진보당 해산을 결정했다. 4월 29일 관악을에서 보궐선거가 치러졌고 그는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다. 선거 때 눈에 띈 오 의원의 인연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다. 오 전 시장은 오 당시 후보와 함께 지역구 곳곳을 다니며 일명 ‘오! 브라더스’ 훈남 형제로 활약했다. 오 전 시장은 오 의원이 당선되자 “관악을에서 두 번 낙선했지만 떠나지 않고 주민 마음을 산 것이 당선 요인”이라며 격려했다고 한다.

오 의원은 부친 오유근 씨와 함께 최초의 서울시의회 부자(父子) 의원 기록을 남겼다. 또 한예종이 배출한 최초의 국회의원이 되면서 ‘최초 3관왕’ 타이틀도 챙겼다. 임기 1년의 국회의원. 남들의 2~3배는 더 뛰어야 한다. 이제 3개월이 지났다. 오 의원은 7월 22일 CNB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3개월 간 ‘사법시험 존치법’과 ‘예술인 복지법’ 개정안 발의 등 의정활동을 하면서 지역발전을 위해 힘써왔다고 밝혔다.

▲초등학생 시절의 오신환 의원(사진 가운데). 사진제공 = 의원실

“3개월 동안 특별한 실감은 나지 않아요. 갑자기 많은 일정을 소화하느라 바쁘게 움직이다 보니 정신이 없었네요. 다만 국회의원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할 때가 많아요. 주민들께서 27년 만에 선택해주셨는데 기대에 부응해야죠. 의원이 되고 나서 주민들이 저를 대하는 태도가 바뀌었고 지역 분위기도 많이 달라졌어요. 경전철 신림선 착공도 승인됐고요. 신림선 착공은 오세훈 전 시장 때부터 추진했던 건데 시장이 바뀌면서 지연됐었죠. 우여곡절 끝에 재추진이 됐고 이 밖에 여러 크고 작은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사업에 많은 변화가 생기니까 주민이 볼 때 집권여당 의원이 당선 되니 기대한 만큼 지역이 바뀐다는 생각을 하시는 것 같아요. 책임감이 더 막중해집니다.”

그가 의원이 된 직후 가장 먼저 발의한 법안은 ‘사법시험법’과 ‘변호사시험법’ 개정안이다. 지난 6월 8일 발의한 이 법안들은 오는 2017년 폐지 예정인 사법시험 존치를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사법시험 존치법은 오 의원의 지역구 민원임과 동시에 전국구 민원이다. 그의 지역구에는 고시촌인 이른바 ‘녹두거리’가 있다. 전국의 고시생들로 북적이던 녹두거리는 2007년 7월 ‘법학전문대학원 설치ㆍ운영에 관한 법률안(일명 로스쿨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직격탄을 맞아 많이 한산해졌다.

“권력의 대물림 막아야”…사법시험 존치법 발의

2005년 10월, 참여정부는 로스쿨법을 국회에 제출했다. 당시 로스쿨은 법률 시장의 문턱을 낮추고 ‘고시 낭인’을 막자는 취지로 도입됐다. 하지만 로스쿨 입시의 불공정성, 로스쿨 졸업자의 실력 부족, ‘돈 스쿨’이라 불릴 정도로 비싼 등록금 등에 대한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우려했던 폐해들이 나타나면서 당시 여당이던 현재의 새정치민주연합 내에서도 사법시험을 존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사법시험 존치 문제는 주민과의 약속입니다. 국회에 들어오자마자 1호 법안으로 제출했죠. 관련 합동대토론회도 열었고요. 언론에서 관심을 많이 가져주자 위기감을 느낀 로스쿨 쪽에서 대책특위를 만들고 조직적으로 대응을 하더라고요.”

▲사진제공 = 의원실

오 의원은 사법고시 존치 법안을 발의하고 며칠 뒤 국회에서 ‘사법시험 폐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관련 법안을 각각 발의한 김학용, 노철래, 함진규, 김용남 의원과 함께 대한변호사협회, 대한법학교수회, 서울지방변호사회 공동주관으로 행사를 진행했다.

“법조계는 물론 사회 각계각층으로부터 로스쿨 제도 보완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사법시험과 로스쿨이 병행·실시되는 대안이 필요합니다. 2017년 사법시험이 폐지됩니다. 로스쿨 인가를 받지 못한 대학의 법과 대학은 없어지고요. 내년 총선과 이어지는 대선 정국을 감안하면 사법시험을 살리기 위한 골든타임은 이번 정기국회가 마지막입니다. 사시 존치가 반드시 이뤄질 수 있도록 여야 의원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설득 작업을 벌일 예정입니다. 다행히 새정치연합의 몇몇 의원도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제가 사시 존치법을 발의하니까 이석현 부의장님은 ‘오 의원이 법안 발의를 했는데 이건 꼭 필요한 법’이라고 트위터에 올려주셨습니다. 저랑 일면식도 없었는데 말이죠. 감사한 마음에 찾아가 인사를 드렸습니다. 김관영 의원님도 사법시험 폐지 토론회를 엽니다(7월 29일 ‘사법시험 폐지할 것인가’). 여야가 함께 의견을 나눌 수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 의원이 이 법을 발의한 가장 큰 이유는 ‘공정 사회 실현’과 ‘권력의 대물림 방지’다.

“로스쿨을 졸업한 사람만 법조인이 된다는 법은 어느 나라에도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로스쿨을 가려면 대학교를 졸업해야 합니다. 과거 사법시험 합격자를 보면 35% 정도는 대학교 졸업자가 아니었습니다. 전문대나 검정고시 출신, 고등학교 졸업자였죠. 그 사람들이 법조인이 될 수 없도록 하는 제도는 헌법상 공무담임권에도 위배됩니다. 로스쿨의 원조인 미국도 로스쿨이 아니어도 법조인이 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주마다 다르지만 변호사 사무실 경력이 몇 년 이상이면 변호사가 될 수 있는 길을 열어둔 것 등이 그렇습니다. 이런 방안들이 있어야 이 사회가 기회 균등의 공정한 사회가 되는 것입니다. 로스쿨은 ‘현대판 음서제’입니다. 기득권층의 자제들이 로스쿨에 들어가 부를 대물림 하고, 직업을 대물림 하는 것이지요. 로스쿨을 통해 배출된 판검사들이 앞으로 10~20년 뒤에 법원에서 판결을 내릴 때 그것을 신뢰하고 따를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사시 폐지는 중요한 갈림길에 놓인 국가적 과제입니다. 국민들께서 관심 있게 봐 주셨으면 합니다.”

▲연극배우 시절의 오신환 의원. 사진제공 = 의원실

오 의원은 소문난 ‘훈남’이다. 말쑥한 외모와 유창한 언변으로 당선 전부터 화제였다. 연극배우 출신이다 보니 그는 스타들과 인연이 많다. 송강호, 장동건, 이선균, 오만석 등은 함께 연극을 했거나 한예종 동기다. 오 의원은 1998년 한예종 졸업 후 대학로에서 작품 활동을 했다.

“10년 동안 연극을 했어요. 처음 연극을 시작할 때 ‘내 인생의 진로로 삼아야겠다’고 생각해 극단에 들어갔죠. 오디션을 봤는데 그때 송강호 형과 막내로 함께 시작했어요. 제가 총각이었을 때 강호 형과 함께 살기도 했지요. 지금도 친해요.”

송강호, 장동건, 이선균 등과 인연…‘예술인 복지’ 명칭 개정에 노력

오 의원의 선거 출마 때 송강호는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했다. 당시 의외라는 얘기가 많았지만, 알고 보니 이런 인연이 있었다.

사실 예술인은 화려함 뒤에 감춰진 ‘배고픈 직업’이다. 오 의원의 주변엔 스타들도 있지만 힘들게 사는 예술인도 많다. 일부 예술인들은 생활고에 시달려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원치 않은 죽음을 맞이하기도 한다. 최근에도 오 의원과 한예종 동문인 김운하 씨가 생활고에 시달리다 숨진 지 5일 만에 발견되기도 했다. 예술인들의 창작 활동 지원은 오 의원 앞에 놓인 숙제다.

“저는 다행히 연극을 하면서 힘들다, 배고프다는 생각은 많이 하지 않았어요. 제가 하고 있는 일들에 열정을 쏟았고, 그 일들이 저한테 또 다른 에너지를 줬으니까요. 하지만 정치인 입장에서 보면 예술인에 대한 부당한 처우들이 개선되지 않고 있어 빠른 해결이 시급합니다. 연극 제작 때 보면 공연 대관비, 무대 설치비 등이 먼저 지급됩니다. 배우들의 출연료는 가장 나중에 지급되죠. 흥행 수익이 남으면 배우들에게 돌아가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아요. 관객이 들어오지 않으면 결국 배우들이 희생을 떠안아야 하는 구조입니다. 저도 예전에 연극 출연 후 돈을 받지 못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제작자와 배우가 선후배인 경우가 많고 서로 사정을 아니까 ‘다음에 잘되면 주겠다’는 말을 믿고 그냥 넘어가는 겁니다. 서로 아는 사이에 계속 달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까요. 감정에 호소할 게 아니라 결국 제도화로 풀어야 할 문제입니다.”

▲영화배우 장동건, 송강호, 이선균과 함께 한 오신환 의원. 사진제공 = 의원실

그래서 발의한 법안이 ‘예술인복지법 개정안’이다. 오 의원은 지난달 24일 해당 법을 국회에 제출했다. 현행법은 예술인의 직업적 지위와 권리를 법으로 보호하고 사회안전망 등 복지 지원을 통해 창작 활동을 증진하고 예술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복지 차원에서 접근하다보니 이 법의 적용 대상인 예술인들 중에는 시혜성 정책에 대한 반감으로 정부 지원을 기피하는 경향이 발생되고 있다.

또 이 법의 적용 대상인 예술인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예술 활동을 증명해야 한다. 하지만 자칫 예술성을 심의하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 이에 ‘예술인 복지법’의 법률 명칭을 ‘예술인의 지위와 권리 보호 등에 관한 법률’로 개정하고, 예술인 복지 사업을 추진하는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의 명칭도 ‘한국예술인행복재단’으로 변경하려는 것이 오 의원이 법안을 발의한 목적이다. 해당 법은 예술인 등록 제도를 도입하고, 재단 사업 중 다른 부처와 중복 사업은 삭제해 현행 제도의 미비점을 보완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창조경제와 함께 내세우는 국정기조 중 하나가 문화융성이다. 문화융성을 이루려면 예술인들에 대한 지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받는 기관·단체 또는 개인이 예술인과 계약을 맺을 때 계약서 표준양식을 사용하도록 의무화 했습니다. 어제 선균이한테 전화가 왔어요. ‘형이 정치를 하니까 풀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요. 선균이는 굉장히 마음이 순수하고 불의를 보면 못 참는 성격입니다. 2009년 발의된 예술인 복지법은 2011년 시나리오 작가 최고은 씨가 생활고로 사망하고 나서야 통과 됐어요. 하지만 예술인들은 프라이드가 굉장히 강한 사람들입니다. 복지적 개념으로 접근하면 안 됩니다. 용어부터 정리하고 실질적인 창작 지원을 해줘야 합니다.”

오 의원은 새누리당의 중앙청년위원장을 지냈다. 청년층의 고민을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고 있다. 사법시험 존치법과 예술인 복지법 개정안 모두 청년들의 미래를 지원하는 법안들이다. 얼마 전에는 국회 예결위에 입성했다. 김무성 대표는 오 의원을 ‘재능나눔위원장’에 임명했다.

“그 동안 청년 문제를 깊이 고민하면서 정책을 만들어 왔습니다. 청년층 지지율이 취약한 새누리당이 청년과의 신뢰를 회복하는 문제는 굉장히 중요합니다. 당이 청년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고 진정성 있게 꾸준히 소통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여당, 특히 보수 정당으로서 깊이 있는 자기 성찰과 반성이 필요합니다. 사법시험 존치법처럼 젊은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정책을 앞으로도 계속 펴 나가야 합니다. 일시적으로 해서는 안 됩니다. 매월 둘째, 넷째 토요일에 민원의 날을 진행합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자리를 지키면서 국민의 소리를 듣겠습니다. 국회의원으로서의 임무도 게을리 하지 않고 지역 일꾼으로서 더 열심히 뛰겠습니다. 계속 지켜봐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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