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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디자인 - ART 23.5 정길영 갤러리]산을 품은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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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46호 안창현 기자⁄ 2015.09.03 08:53:39

▲경상북도 청도군 각북면에 위치한 정길영 갤러리. 사진 = 윤공간디자인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저널 = 안창현 기자) 경상북도 청도군 각북면의 고즈넉한 자연을 맘껏 느낄 수 있는 도예가 정길영의 갤러리. 이 공간은 갤러리와 그 주변의 자연 환경이 서로를 충실히 담아내면서 하나의 풍경이 된다. 거울로 둘러싸인 갤러리 건물은 주변 환경과 대비되는 물성을 지녔지만, 상반된 감각이 오히려 자연과의 조화를 느끼게 해준다. 안과 밖, 예술과 자연이 하나 되는 곳, ‘ART 23.5 정길영 갤러리’가 그렇다.

“도예작가 정길영의 갤러리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기존의 클래식한 건축물을 어떻게 새롭게 탄생시킬까 고민을 많이 했다. 현장의 느낌을 최대한 그대로 반영하고 싶었다. 이곳은 무엇보다 탁월한 경치가 장점이었기 때문이다.”

윤공간디자인의 윤석민 대표의 말처럼 경상북도 청도에 새롭게 개관한 정길영 갤러리는 푸르른 자연을 있는 그대로 드러낸다. “상반된 감각의 물성을 이용해 주변 환경과의 조화를 극대화하려 했다”는 윤 대표는 건물이 들어선 현장의 느낌을 충실히 반영하고자 거울을 이용해 과감한 시도를 했다.

▲기존의 건축물을 ‘유리 매스’를 통해 자연 풍경을 반영하는 독특한 갤러리로 변모시켰다. 사진 = 윤공간디자인

▲윤석민 대표의 설계 스케치. 사진 = 윤공간디자인

새로운 건축물이 주변의 탁월한 경치를 그대로 받아들이도록 선택한 재료는 ‘유리 매스(mirror mass)’다. 건축물을 에워싼 거울은 보는 이에게 신선한 자극을 전달함과 동시에 유리에 온전히 투영되는 주변 모습을 통해 자연과 유리의 절묘한 조화를 이루게 한다.

갤러리 사방을 유리로 덮어, 협소한 공간을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주변의 울창한 나무들과 잘 어울릴 수 있게 했다. 계절이 바뀌면 갤러리 또한 새로운 옷을 입게 된다.

윤 대표는 여기에 더해 “뚜렷하게 대비되는 컬러로 갤러리만의 개성을 표현하고자” 했다. 또한 갤러리 공간의 위층과 아래층을 하나의 덩어리로 만들지 않고, 각도를 새롭게 해 같은 곳에서 서로 다른 풍경을 볼 수 있게 했다.
건축 외관의 분위기와 1층, 2층의 내부 갤러리 분위기는 뚜렷하게 대비를 이룬다. 반전의 묘미를 느끼게 하고 이를 통해 다채로운 공간을 연출하는 효과를 낸다. 독특한 형태의 갤러리 외관은, 꺾어지는 부분 없이 계단 형태를 완성해 보다 단순하면서도 깊은 공간감을 느끼게 했다.

주변 경관을 살리면서도 빨간색 계단 등으로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연출  

원래 있던 건축물은 화이트 컬러로 다시 치장했고, 그 옆의 컨테이너 구조물을 연결 통로로 엮었다. 이곳은 통로인 동시에 특정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다양한 기능성과 함께 독특한 형태를 부여한 배치다.

▲색감의 극적인 대비를 통해 신비로운 공간 분위기를 연출한다. 윤 대표는 이를 “공간 구분을 모호하게 만들어 얻은 효과”라고 설명했다. 사진 = 윤공간디자인

▲정길영의 작품들이 놓인 갤러리 내부. 사진 = 윤공간디자인

▲갤러리 내부 공간은 도예작가 정길영의 작품들과 함께 작가의 개성과 특성을 살려낸다. 사진 = 윤공간디자인

건축 당시 출입 계단 우측에 위치한 나무는 그대로 보존해 정길영 갤러리의 장점을 더욱 부각시켰다. 유리에 반사되면서 공간감을 더욱 확장시키는 나무는 건물과 적절한 조화를 이룬다. 저녁이 되면 레드 컬러의 계단은 매우 강렬하게 눈에 띈다. 마치 우주선에서 내려온 빛처럼 보이기도 한다.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담아내고자 한 시도는 외관뿐 아니라 갤러리 내부로도 이어진다. 갤러리 안에 사계절의 자연을 담아 다시 한 번 대비의 멋을 느낄 수 있게 했다. 내부는 넓지 않지만 도예가만의 개성과 특성을 잘 살려낸다.

벽면을 유리로 마감해 울창한 주변 숲과의 어울림을 보여주고, 개성 있는 컬러를 사용해 갤러리의 독특함을 표현했다.

▲정길영 갤러리는 거울이나 유리를 사용해 공간의 안과 밖이 서로를 반영하고 비추도록 한 게 특징이다. 사진 = 윤공간디자인

1층 갤러리 바닥은 여러 가지 색깔의 합판을 이용해 패턴을 만들고 그 위에 새롭게 도장을 했다. 윤 대표는 “이런 형태는 마치 한국 보자기와 비슷한 패턴을 만들어낸다. 고전적이면서도 각기 다른 컬러가 가지는 힘이 중첩돼 더욱 멋스럽게 느껴진다. 또 한쪽 벽면 전체를 유리창으로 만들어 마치 공간 자체를 하나의 액자처럼 느낄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 유리창을 통해 자연은 한 폭의 그림처럼 보인다. 이런 장면은 갤러리를 찾는 관객들에게 계절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풍경을 보여준다. 

1층에서 연결되는 통로를 통해 본관 갤러리로 이동한다. 이 공간 또한 바닥과 천장을 유리로 마감해 공간감을 극대화시켰다. 높낮이가 다른 세 테이블과 안과 밖을 연결하는 선반을 둬 좁은 면적이지만 답답함 없이 시원하게 느낄 수 있는 공간을 연출했다.

레드 컬러의 계단은 2층까지 이어진다. 2층 내부에 들어서면 공중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이는 테이블과 정길영 작가의 작품들은 또 다른 몽환적인 분위기를 선사한다. 한쪽 벽면을 갤러리의 다른 공간들과 유사하게 거울과 유리창으로 만들어 공간감을 극대화했다. 윤 대표는 “전체적으로 공간 구분을 모호하게 만듦으로써 다양하면서도 신비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주변이 어두워지면 레드 컬러의 계단은 마치 우주선 빛처럼 이색적 분위기를 연출한다. 사진 = 윤공간디자인

‘ART 23.5 정길영 갤러리’를 설계한 윤공간디자인의 윤석민 대표는 영남대 서양화과를 거쳐 홍익대 건축도시대학원에서 실내설계학과를 전공했다. 2007년 윤공간디자인을 설립했다. 경원대, 숙명대, 한양대 실내건축과 겸임교수를 거쳐 현재 한성대 출강 중이다.

2009년 Korea Interior Design Award 우수상, 2010년 Korea Design Awards-SPACE 부문 대상을 비롯해 2011년 The Best Design 100 Collection, 2012년 KOSID 골든 스케일 베스트 디자인상 등을 수상했다.

대표적인 프로젝트로 정길영 갤러리 외에 님과함께, B2y, 알방, 엘본 더 스타일, 베니건스 더 키친, 잇 미샤 등이 있다. 


ART 23.5 정길영 갤러리

기획설계 | 윤공간디자인 윤석민 
설계팀 | 윤공간 리타김, 송평R&D 박정수 
실시설계 | 송평R&D 박정수 
시공 | 송평R&D 박정수 
위치 | 경상북도 청도군 각북면 지슬리 247번지
건축면적 | 86.40㎡ 
연면적 | 113.40㎡ 
바닥 | 합판, 에폭시 
벽체 | 벽지, 거울, 유리 
천장 | 벽지, 거울 
사진 | 인디포스 송기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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