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맹녕 골프 칼럼]선진국에선 경로우대 골프 치는데, 우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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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저널 = 김맹녕 골프 칼럼니스트) 65세가 넘는 고령자를 골프장에서 만나기란 쉽지 않다. 고령자의 대부분은 노후 연금이나 얼마 안 되는 노후 자금으로 생활하기 때문에 쉽게 골프장을 올 수 없기 때문이다.
주중에 골프장에 한 번 가려면 경기도 골프장이라도 30만 원 이상은 족히 필요하다. 그린피 16만 원, 카트비 3만 원, 캐디피 2만 5000원, 자동차 기름 값 5만 원, 고속도로비 왕복 3만 원, 여기에 그늘집과 끝난 후 약간의 뒤풀이 비용 5만 원을 합치면 대략 35만 원 정도가 나온다. 지금은 은퇴해 대부분 아무 수입이 없는 고령자들에게는 아주 큰 부담이 된다.
지난 8월28일 한국골프문화포럼(회장 최문휴)이 주최한 ‘고령화 사회의 골프장 활성화 방안’ 세미나가 열렸다. 400개가 넘는 국내 골프장에서 경로 우대 제도를 실시하는 곳은 거의 전무한 상태라고 참가한 패널들은 지적했다.
필자 나이는 금년에 70세인데 주위에 골프를 즐기는 친구는 손에 꼽을 정도이다. 지금까지 참가했던 동창회 골프, 직장 OB클럽 골프, 부부동반 골프 동호회 등 친선 모임도 모두 해체됐다. 모두들 골프 클럽을 폐기처분하고 탁구나 배드민턴, 당구, 자전거 타기, 등산 등으로 취미를 바꿨다.
필자는 1년에 두 번 이상은 미국이나 영국, 뉴질랜드로 가족 방문차 가서 1개월 이상 머물고 온다. 시니어들에게 이곳은 골프 천국이어서 한국에서 그동안 하지 못했던 골프를 마음껏 즐기고 온다. 시니어 그린피를 한 달 치 지불하고 이용 티켓을 받으면 퍼블릭 골프장에서 한 라운드 당 미화 30달러 정도가 나온다.
▲저렴한 비용으로 골프를 마음껏 즐기는 외국의 시니어 골퍼. 사진 = 김의나
골프장 프로샵에 가서 등록하면 골프장에서 조를 편성해준다. 손수 카트를 끌고 라운드를 하면서 담소를 나누고 점심에는 5달러짜리 햄버거에 1달러짜리 시니어 커피를 즐긴다. 하루에 6만 원이면 골프를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외국에서 이렇게 시니어 골퍼를 우대하는 것은, 전체적으로 정부나 시의 사회적 부담을 크게 줄여주기 때문이다. 골프 등으로 여가를 선용하게 하면 우울증이나 치매, 자살이 예방된다. 노인 자신의 병원 방문 횟수가 줄고, 덩달아 가족들의 고통도 줄어드니 전체적으로 사회에 플러스가 된다는 것이다.
한국도 이제는 골프장에 대한 각종 세금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규제를 풀어 누구나 손쉽게 이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 퍼블릭 골프장도 이익을 극대화해야 하는 필요성은 인정한다. 그러나 일주일에 특별한 날과 시간대를 정해 65세 이상 시니어들에게 특별할인 요금을 제공하는 정도의 개선은 할 수 있지 않을까.
(정리 = 박현준 기자)
김맹녕 골프 칼럼니스트 babsigy@cn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