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송이의 골프과학]몸균형과 손목 각도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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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저널 = 최송이 프로(연세 골프·사이언스 실장)) 전체 스윙의 모양도 좋고 클럽 스피드(헤드 스피드)가 90마일 가까이 나타나는데 드라이버 거리는 200야드를 겨우 보내는 골퍼가 종종 있다. 90마일 헤드 스피드라면 평균 240~250야드 비거리가 나와야 에너지가 제대로 활용됐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잘 맞는 경우 240~250야드를 보내기도 하지만 평균이 200야드인 골퍼의 경우, 대부분 심한 슬라이스 구질을 가졌거나 공이 항상 빗맞는 듯한 터치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땐 스윙에 접근해 스윙의 패스 혹은 모양을 교정해 거리를 향상시키고 슬라이스 구질을 교정하려는 시도를 많이 한다. 스윙 모양을 교정하고, 골프채를 바꾸는 등의 방법으로 원하는 목표에 가까워질 수도 있지만, 이런 시도보다 더욱 간단하게 접근하는 첫 번째 방법은 바로 몸의 균형 교정이다.
골프에서 스윙의 모양은 효율성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한다. 하지만 그보다 더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 스윙 중의 몸 균형이다. 스윙 중 몸의 균형은 공을 맞추기 위해 항상 유동적이다. 어드레스 때 상체의 균형은 앞으로 쏠리는 대신 하체의 균형은 뒤로 움직여 서로의 균형을 맞춤으로써 공을 칠 수 있는 조건을 형성한다.
또 반대로 상체가 밋밋하게 서 있는 경우에도 공을 칠 수 있는 조건을 형성하기 위해 무릎을 굽히고 엉덩이의 각도를 최대한으로 밋밋하게 해 균형을 조절한다. 하지만 이런 조화는 결코 효율적인 움직임이라고 할 수 없다. 공을 맞추기 위해 원인에 대한 결과로 움직이는 것일 뿐, 효율적인 몸 움직임은 아니다.
▲올바른 균형을 갖춘 어드레스. 골프를 할 때 스윙 모양이 효율성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하는데, 그보다 영향을 많이 미치는 것이 몸의 균형이다.
스윙의 전반적인 모양을 교정하지 않아도 어드레스 때 몸의 균형만 조절해도 효율적인 임팩트를 가질 수 있고 스윙의 단점 일부분이 교정되기도 한다. 균형을 확인할 때 두 가지를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첫 번째로 어드레스 때 몸의 균형을 확인하고, 두 번째로 백스윙 중 스윙에 의해 몸의 균형이 변화하는지 확인한다.
다운스윙에서의 몸의 균형은 대부분 원인에 대한 결과로 나타나는 현상이기 때문에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가장 올바른 접근이다. 어드레스 시 균형에 영향을 미치는 원인은 무수히 많다. 예를 들면 스윙과 공의 구질에 의해 변화된 어드레스 균형이 있고, 공과 몸의 거리로 인해 균형이 변하기도 하며, 상·하체의 숙임 정도에 따라 변할 수도 있다.
▲밋밋한 자세의 어드레스. 상체가 밋밋하게 서 있는 경우, 몸은 공을 칠 수 있는 조건을 만들기 위해, 무릎을 굽히고 엉덩이의 각도를 최대한으로 밋밋하게 만들게 된다.
또한 근육의 불균형(약함과 강함)으로도 균형이 변하기 때문에 사실 몇 가지의 매뉴얼로 골퍼들의 균형을 단정 지어 말할 수는 없다. 다만 대체적으로 나타나는 몇 가지 현상이 존재한다. 이를 통해 자주 발생하는 원인을 설명하려 한다.
슬라이스 구질이 보편적으로 나타나거나 공을 치는 데 편차가 큰 골퍼는 대부분 상체의 균형은 공쪽 방향, 즉 앞쪽으로 쏠려 무게 중심이 앞으로 움직인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몸과 클럽의 사이가 멀어 팔을 지나치게 뻗는다.
▲균형이 앞으로 쏠려 팔을 많이 뻗고, 엉덩이의 위치가 뒤로 빠진 어드레스. 슬라이스 구질이 잘 나타나거나 공을 칠 때 편차가 큰 골퍼에게 주로 나타난다.
따라서 자신의 균형을 점검하는 방법으로 어드레스 시 어깨의 위치가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확인하면 된다. 어드레스를 측면에서 봤을 때, 어깨의 위치에서부터 수직으로 선을 그었을 때, 선이 자신의 발 앞꿈치 만큼 위치한 것이 적당한 균형이다. 수직선이 발 앞꿈치보다 상당히 앞으로 나와 있다면 균형에 변화가 발생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균형이 앞으로 쏠릴수록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은 다음과 같다. 백스윙 회전이 제한돼 다운스윙 패스가 아웃 투 인(out to in)으로 다니게 되고, 또 이로 인해 슬라이스 구질 혹은 방향성 혹은 스핀 양을 많이 발생시켜 거리와 방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일반 골퍼에게서 흔하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어떻게 인 투 아웃(in to out) 패스로 스윙 교정을 할 것인가?’ 혹은 ‘어떻게 하면 훅을 칠 것인가?’에 초점을 두고 답을 찾아가기 전에, 자신의 전반적인 몸의 균형에 관심을 가져보기 바란다.
▲올바른 양손 그립 상태. 자연스러운 손목의 각도가 특히 중요하다.
어드레스에서 또 유념해야 하는 것이 손목의 모양이다. 그립이 골프 스윙과 효율성에도 영향을 미치지만 어드레스 중의 손목 각도 또한 백스윙의 시작과 임팩트 자세에 영향을 미친다. 흔히 손목을 낮추거나 세우라고 지도하거나 그 중간 지점을 이야기한다. 물론 골퍼마다 신체적 요건은 다르지만 기준점을 확인한 뒤 자신만의 방법을 터득해보길 권한다.
균형 앞으로 쏠릴수록 슬라이스 많이 생겨
손목 너무 세우거나 낮춰도 구질 변해
손목 각도는 결국 백스윙과 임팩트 시 가장 효율적인 모습을 갖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이다. 여러 이유 때문에 어드레스 시 손목을 세우면 클럽 헤드가 열려 맞거나 라이각(골프 클럽의 샤프트 축의 연장선상과 지면이 만나 생기는 각)이 너무 세워진 상태에서 임팩트 돼 공에 에너지 전달이 떨어질 수 있다. 반대로 손목을 너무 낮추면 어드레스 시 상체 기울기가 낮아지고, 이 또한 에너지 전달의 효율을 떨어뜨려 공의 탄도가 낮거나, 훅성 구질이 나타나기 쉽다.
▲올바른 왼손 그립의 형태. 엄지손가락 방향의 손목과 손바닥 방향의 손목 각도가 지나치게 좁거나 크지 않다.
골프 스윙 중 손목은 매우 중요하다. 어드레스에서의 자연스러운 손목 각도, 백스윙에 필요한 내추럴 손목 각도(코킹, cocking)와 움직임, 다운스윙에 필요한 손목 각도와 움직임 그리고 임팩트와 임팩트 직후 릴리즈 동작에서의 손목의 움직임 등이 있기 때문에 어드레스에서의 손목 각도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연구되고 있다.
▲올바른 오른손 그립의 형태. 지나치게 들어 올리지 않은 상태로, 왼쪽 손목에 비해 올라가 있지만 그 정도가 절대 눈에 띄거나 지나치지 않다고 생각하면 된다.
왼손의 손목 각도는 엄지손가락 방향의 손목과 손바닥 방향의 손목 각도가 지나치게 좁거나 크지 않다. 또 오른손의 손목 각도는 지나치게 들어 올리지 않은 상태를 추천한다. 물론 이런 현상은 그립을 어떻게 잡는지에 따라 나타나겠지만, 오른손의 손목이 지나치게 세워져 있으면 백스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스윙에 변화가 나타난다. 따라서 오른 손목은 왼 손목에 비해 올라가 있겠지만 그 정도가 절대 눈에 띄거나 지나치지 않다고 생각하면 된다.
(정리 = 김금영 기자)
최송이 프로(연세 골프·사이언스 실장) babsigy@cnbnews.com